새로운 아이폰 출시 소식이 임박해져 오는 가운데, 이제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새로운 아이폰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쓰고 있는 아이폰을 애지중지할 것인가.

 

마음은 전자지만, 대개는 현실적인 이유로 후자를 선택한다. 신제품을 보고 나면 왠지 내 아이폰이 못생겨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신제품 발표회는 예비 소비자의 마음을 흔드는 행사기도 하니까.

 

이럴 땐 가볍게 케이스를 바꿔주는 등 외관을 가꿔주는 것으로 기분 전환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케이스를 쓰지 않았다면, 지금쯤 여기저기 생채기가 생겼을 터. 이를 케이스로 슬쩍 가려주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다.

 

 

그래서 내심 눈여겨보던 케이스를 골랐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케이스부터 스마트폰 보호를 목적으로 한 투박한 케이스까지. 범위가 넓은 만큼 다양한 제품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선택한 제품은 스웨덴 브랜드 툴레(THULE)의 제품이었다.

 

툴레에 관한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해야 할까? 스웨덴에서 시작했다는 점. 처음에는 스웨덴에 있는 농부가 짐을 옮기기 위한 자동차 캐리어를 만들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세계 자동차 캐리어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 정도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그래서 툴레는 아는 사람이 적다. 자동차, 캠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동차 캐리어를 알아봤다면 자연스레 툴레를 알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툴레는 낯선 브랜드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툴레가 아웃도어 용품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알음알음 아는 사람이 늘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툴레는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제품으로 증명한다.

 

 

툴레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는 제품을 보면서 좀 더 이야기를 해보자. 툴레는 이번 아이폰7/7+ 용으로 툴레 아트모스(Atmos) X3과 X4를 출시했다. 아이폰6s/6s+용에서는 X5까지 있던 일을 생각해보면 제품군이 간소화됐다.

 

이들의 차이는 강화 단계의 차이다. X3는 제품의 옆면과 뒷면을 보호한다면 X4는 여기에 전면 프로텍터를 더해 육면을 모두 보호한다. X5는 여기에 밀폐 기능을 더해 방수까지 지원한다. 아이폰7부터는 기기 자체로 IP67 등급의 방수를 지원하기에 X5 시리즈는 출시하지 않았다.

 

 

툴레 아트모스는 겉에서 보는 것만큼이나 단단한 재질이다. 바이컴포넌트 아머라 불리는 외형은 충격을 효율적으로 분산한다. 생각보다 속까지 단단한 느낌이며, 유연성은 스마트폰을 끼울 때 필요한 최소한의 유연성만 있는 느낌이다. 그만큼 내부 강도는 우수하다는 이야기도 되겠다. 그리고 이 재질은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

 

아이폰 보호 케이스로 유명한 타사 제품의 단점은 ‘쓰다 보면 재질이 늘어나 헐거워진다’라는 점이다. 헐거워지면 아이폰 보호 능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 애초에 보호 케이스를 끼운 이상 자주 케이스에서 폰을 빼지 않는 게 좋겠지만, 그렇다 한들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은 재질의 신뢰도가 빛나는 부분이다.

 

 

흔히 말하듯 ‘터프’하게 생긴 케이스다. 하지만 그냥 터프하다고만 부르기엔 뭔가가 좀 아쉽다. 이는 제품 곳곳에서 세심한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부분이 뒷면에서 옆면으로 이어지는 덧댄 부분이다.

 

이 부분은 케이스가 옆면으로 떨어졌을 때 충격을 분산하는 효과도 있지만, 촘촘하게 넣은 빗살 무늬가 손에서 쉽게 미끄러지지 않도록 마찰력을 키우는 역할도 한다. 습관적으로 손에서 굴려보면 다른 케이스와 달리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 모습이 안정감을 준다. 아, 물론 투박한 제품의 디테일을 살리는 역할도 한다.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을 따라 옆면을 보면, 음량 조절 버튼과 전원 버튼은 금속으로 덧댄 게 눈에 들어온다. 옆면을 완전히 덮으면서도 조작감을 잃지 않도록 했다. 무음 모드 레버는 적당한 깊이로 열어놔 손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제품마다 음량 조절 버튼과 전원 버튼의 누르는 깊이감이 약간 차이가 있는 점은 조금 아쉬우나, 이만하면 꽤 괜찮은 느낌이다. 아이폰을 오래 써본 사람이 설계했으리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툴레 아트모스 X3과 X4의 결정적인 차이는 케이스를 끼운 상태에서 앞에 붙이는 전면 스트라토실드(StratoShield)의 유무다. 스트라토실드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생기는 고질적인 문제인 전면 액정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단다.

 

 

 

툴레 내구성이 호평받는 이유는 공식 인증 기관보다 더 깐깐한 자체 인증 프로그램 덕분이다. 스트라토실드를 장착한 디스플레이는 그렇지 않은 디스플레이보다 약 5배의 내구성을 갖춘다 하니, 습관적으로 액정을 깨먹는다면 스트라토실드가 포함된 툴레 아트모스 X4를 선택하는 게 좋겠다.

 

 

스트라토실드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Touch ID를 활용할 수 있으며, 터치스크린 또한 붙이기 전과 다름없이 쓸 수 있다.

 

다만, 최대한 아이폰 디자인에 맞추려 노력했으나 아이폰의 원래 디자인을 쫓아갈 순 없었다는 점. 그리고 케이스를 끼운 상태로 스트라토실드를 붙이지 않으면 자칫 전면이 들뜰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하자.

 

 

툴레가 제품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백하다. 툴레의 슬로건이 ‘Bring Your Life’인 것처럼, 툴레는 무엇인가를 옮기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그 도움에는 ‘더 많은 짐을 효율적으로’와 ‘짐을 안전하게’라는 모든 가치를 담았다.

 

툴레 아트모스 X3, X4 케이스는 아이폰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어디를 들고 다니든 제 상태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이를 깐깐한 검증과 튼튼한 제품으로 증명한다.

 

 

스마트폰 케이스는 필연적으로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소비자는 케이스가 제품을 보호해야 하지만, 마치 케이스를 씌우지 않은 것처럼 스타일리시 하길 바란다. 이 어려운 기준 앞에 수많은 케이스가 눈물을 삼켰고, 몇몇 케이스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딜레마에서 내린 툴레의 답이 아트모스 X3과 X4가 되겠다. 그리고 이 답은 기능성과 디자인 사이에서 꽤 적절한 지점을 짚었다. 물론,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툴레에 담긴 이동의 가치에 공감한다면 아트모스 X3과 X4는 후회하지 않을 만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균형잡힌 디자인
아이폰과의 조화
신뢰가는 내구성
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