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에 충실하고 다방면에 두루두루 준수한 제품들이 많지만, 때로는 다소 발칙하더라도 개성이 분명한 것들이 뇌리에 더 깊이 남는다. 한 우물만 매우 깊게 팠다거나,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로 당당하게 허를 찔렀다거나, 이상하게 자꾸만 손이 가는 묘한 매력을 가진 그런 음향기기들. 음악꾸러기라고 부르고 싶은 제품들을 모아봤다.

 

 

 

Cork

일반적으로, 값이 비싼 고급 스피커일수록 비어있는 공간이 많게 설계되어 있다. 그 공간의 정체는 바로 소리를 울려주는 울림통이다. 이 울림통이 클수록 사운드의 깊이도 한층 깊어진다. 당장 스마트폰의 스피커에 손을 계란 쥐듯 둥글게 말아서 갖다 대어보자. 손이 울림통 역할을 하고 소리가 증폭되면서 훨씬 음악이 잘 들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품마다 다르긴 하지만 블루투스 스피커의 경우 울림통을 설계하는데 한계가 있다. 휴대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주먹보다 작은 크기의 블루투스 스피커인 Cork는 놀라운 아이디어로 탄생된 제품이다. 음료수를 먹고 남은 빈 병에 살포시 꽂아만 주면, 그 즉시 웬만한 스피커들을 전부 위축시킬 만큼 풍성한 저음이 주위에 퍼진다. 코르크 자체가 트위터가 되어 고음역을 재생하고, 빈 병이 우퍼 울림통인 셈이다. 전혀 들리지 않던 저음이 들리는 것이 신기하다. 작은 콜라병에서부터 커다란 페트병까지, 빈 병만 있다면 원하는 대로 다양한 울림통을 만들 수 있다.

 

음악을 틀어놓고 병의 입구에 꽂을 때, 돌돌 말려 있는 넓은 카페트를 거실 바닥에 휙 펼칠 때처럼 베이스 음이 주위에 풍성하게 퍼지는 쾌감은 이 스피커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이자 재미 요소다. Norah Jones의 「Don’t Know Why」와 같은 곡에서 사운드의 풍성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노라 존스의 따뜻하게 속삭이는 음색에 푸근하게 울리는 베이스가 잘 어우러진다.

 

음질도 인상적이지만,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장점까지 갖췄다. 그냥 놔둬도 작고 예쁘며, 병에 꽂아두면 꽂아두는 대로 독특하고 깔끔하다. 앱솔루트 보드카처럼 심플하고 커다란 병을 추천하고 싶다. 가볍게 한 잔 하며 술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기 좋다. 버려지는 빈 병을 줄여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고 음악도 편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이 작은 스피커 Cork는 국내 스타트업이 만들어 더욱 눈길이 가는 제품이다. 이미 국내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로 진행되어 목표치의 무려 2배가 넘는 투자금을 모으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해외에도 진출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기특한 녀석이기도 하다.

 

 

Name : Cork
Type : 블루투스 스피커
Physical Specs : 블루투스 4.1, 무게 76g, 10시간 음악 재생 배터리
Strength : 빈 병을 활용하는 친환경 아이디어, 생각보다 풍성한 울림
Release : 2016
Price : ₩39,000
Well-matched song : Norah Jones – 「Don’t Know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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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ONE+ Active (HBS-A100)

운동을 할 때 빠뜨려서는 안 될 몇 가지가 있다. 땀을 잘 흡수하는 가벼운 옷차림과 편안한 신발은 기본이고, 실천하는 굳은 마음 가짐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의지도 필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이 아닐까? 반복되는 동작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쇄신하고, 힘겨울 때는 기운을 북돋워 주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음악이다.

 

LG의 빼놓을 수 없는 효자 상품인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 TONE+ Active (HBS-A100)은 간단한 운동을 비롯한 야외 활동에 매우 적절한 제품이다. 세련된 디자인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목에 걸면 안정적으로 밀착된다. 쓱쓱 잡아당기며 꺼냈다 집어넣을 수 있는 케이블도 편리하다. 가장 큰 특징은 자그마한 스피커가 넥밴드 양쪽 끝에 들어있다는 점이다. 자전거를 타거나 주위에 차량 등의 위험 요소가 많을 때와 같이 귀에 이어폰을 꽂기 위험한 상태라면 스피커 모드로 바꾸면 된다. 목에 걸린 넥밴드에서 음악 소리가 봄 아지랑이 피어 오르듯 귀로 전달된다. 이어폰을 꽂고 운전하기 위험한 자전거 라이딩에 특히 유용하다.

 

영화 ‘Rocky’ OST 중 Survivor의 「Eye Of The Tiger」의 유명한 인트로 부분이 운동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을 아는가? 오래 전에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실험을 통해 밝혀낸 일인데, 숨이 턱까지 차올라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은 상황에도, 이 음악을 들으면 숨겨진 힘이 솟아나 아령을 몇 번 더 들 수 있게 만들어준다.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다. 뭉글뭉글하지만 힘이 실린 베이스와 드럼부터 상당한 고음을 소화하는 보컬에 이르기까지 차지게 표현해낸다. 일단 풍성한 저음은 기본이고, 저음과 고음이 적당히 강조되었지만 과하지 않은 음색이라 듣기에 좋다. 스피커 모드는 이어폰보다 음질 측면에서 풍성함이 다소 뒤떨어지긴 해도, 명쾌한 목소리를 기반으로 귀에 쏙쏙 잘 들리는 블루투스 스피커다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LG의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은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현재까지도 새로운 라인업들이 계속 출시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운동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찾고 있다면 이 제품을 권하고 싶다. 「Eye Of The Tiger」를 들으며 힘차게 운동해보자.

 

 

Name : LG TONE+ Active (HBS-A100)
Type :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Physical Specs : 블루투스 4.2, 스피커 탑재, 생활방수, 무게 60g, 12시간 음악 재생 배터리
Strength : 이어폰과 스피커를 넘나드는 자유로움, apt-X HD 고음질 코덱
Release : 2016
Price : ₩150,000
Well-matched song : Survivor – 「Eye Of The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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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같이 들을래?」 시리즈
① 응답하라 8090
② 커널형 이어폰
③ 오픈형 이어폰
④ 블루투스 이어폰
⑤ 헤드폰
⑥ 블루투스 스피커
⑦ 기억에 남은 음악꾸러기
⑧ 마치며
음악에 즐거움을 더해줬던 재밌는 녀석들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