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을 돌아다닐 때 혼자만의 휴식과 기분 전환을 위해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한다면, 스피커는 조금 더 인류애가 깃든 물건이라 말하고 싶다. 내 귓구멍 안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게 아닌, 공간 전체를 음악의 힘으로 가득 채우는 스피커. 나 혼자 듣는 음악임에도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듣는 것과 실내에 흐르는 음악을 듣는다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스피커는 음악으로 무드를 바꿔준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든.
홀로 있는 방에서는 적적함을 지워주고,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는 휴게실에서는 어색함을 지워준다. 하나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함께 음악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와 함께 있는 누군가가 같은 음악을 들으며 동일한 기분을 느낀다는 것. 음악이 담긴 스피커는 감정 공감의 매개체다. 그야말로 인류애를 느끼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녀석이다.
UE Boom 2
네모난 침대, 네모난 창문, 네모난 오디오, 네모난 것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둥근 것은 시선을 끌어 모은다. UE(Ultimate Ears)의 Boom 2는 화려한 컬러와 미끈하게 잘 빠진 원통형의 디자인을 갖춘 블루투스 스피커다.
vifa HELSINKI가 나긋하고 모던한 이미지라면, UE Boom 2는 경쾌하고 발랄하다. 강렬한 원색의 조합은 캐주얼하고, 튼튼하게 코팅된 패브릭과 고무 재질로 이뤄진 몸은 아웃도어에서 아무리 험하게 굴러도 끄떡없는 체력을 자랑한다. IPX7 등급의 방수도 지원하기 때문에 여름 물놀이 시즌에 이리저리 들고 다니며 신나는 음악을 뿌리고 다니기에 좋다.
그런 활기찬 느낌과 일맥상통하듯 음질도 시원시원하다. 원통형의 구조 덕분에 어떤 방향으로 놓아도 왜곡되지 않은 거의 동일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고, 출력도 높아서 넓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힘을 발휘한다.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를 들어보면 곡 그 자체의 신나는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다. 당장이라도 UE Boom 2를 들고 해변으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블루투스 스피커의 덕목을 크게 분류하면 디자인과 음질, 그리고 휴대성의 3가지로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인이 좋으면 휴대성이 떨어지거나, 음질이 좋으면 디자인이 못생겼거나, 휴대하기 편하면 음질이 실망스러운 녀석들이 대다수다. 간혹 3가지를 전부 충족시키는 제품도 있지만, 그렇다면 십중팔구 가격이 저 하늘 높이 닿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E Boom 2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깨끗한 음질, 갖고 다니기 좋은 휴대성 3박자를 고루 갖췄다. 출시 당시와는 다르게 가격도 꽤 저렴해져서 부담 없이 구매하기도 적절하니 블루투스 스피커계의 성인군자다. 캐주얼한 이미지는 비록 성인군자와 거리감이 있지만 그만큼 기본이 탄탄하면서도 장점이 많은 스피커라 생각한다.
Name : UE Boom 2
Type : 블루투스 스피커
Sound Specs : 출력 20W, 2 x 45mm 드라이버, 2 x 80mm 패시브 라디에이터, 주파수 90Hz – 20kHz
Physical Specs : 블루투스 4.0, 3.5mm AUX, IPX7 방수, 통화용 내장 마이크, 무게 548g, 15시간 음악 재생 배터리
Strength : 상쾌한 음질과 캐주얼한 디자인, 편리한 휴대성
Release : 2015
Price : ₩160,000
Well-matched song : 노브레인 – 「넌 내게 반했어」
Xiaomi Mi Bluetooth Speaker Gold
샤오미의 첫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조금 더 발전된 이 제품은 디자인과 음질 등 많은 부부분이 업그레이드됐다. 가격도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그에 따른 아쉬움보다는 훨씬 완성도 높은 제품이 탄생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알루미늄이 통으로 둘러져 다소 무거워졌으나 그만큼 더 묵직한 저음을 부우우 내뿜는다. 이 작은 크기에서 나오는 공기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심지어 제 몸을 부르르 떨 정도로 저음은 강력하다. 원래 오디오 본체가 진동에 취약하면 안되지만, 이마저도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상쇄될 만하다.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도 아니며 오히려 작은 녀석이 일을 참 열심히 잘한다며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서 음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중후함’이다. 금빛으로 빛나는 작은 몸에서 울리는 묵직한 소리는 웬만한 PC용 2채널 스피커보다도 더 낫다. Adele의 「Hello」를 들으면 그녀의 중후한 보이스 컬러와 후렴구의 쿠우웅하는 박자의 진동이 매우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애절함이 담겨 흡입력이 좋은 특유의 그 목소리를 맛깔 나게 표현한다. 이 스피커로 「Hello」를 듣고 나서는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재생하게 되는 습관도 생겼을 정도다.
스마트폰과 연결할 때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때 중국어 음성이 나와 당황시키는 것만 제외하면 딱히 치명적인 단점이랄 것도 없다. 블루투스 무선 연결 외에 AUX 케이블을 연결해 들을 수도 있고, 음악 파일이 담긴 메모리를 꽂아서 재생시킬 수도 있어 다재다능하다. 나중에라도 샤오미가 제대로 마음을 먹고 조금 더 커다란 스피커를 만들어낸다면 끌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Name : Xiaomi Mi Bluetooth Speaker Gold
Type : 블루투스 스피커
Sound Specs : 2 x 3W, 2 x 36mm 드라이버, 패시브 베이스 라디에이터
Physical Specs : 블루투스 4.0, 마이크로 SD 슬롯, 3.5mm AUX, 통화용 내장 마이크, 무게 270g, 8시간 음악 재생 배터리
Strength : 작은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의 묵직한 저음 진동
Release : 2015
Price : $35
Well-matched song : Adele – 「H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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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같이 들을래?」 시리즈
① 응답하라 8090
② 커널형 이어폰
③ 오픈형 이어폰
④ 블루투스 이어폰
⑤ 헤드폰
⑥ 블루투스 스피커
⑦ 기억에 남은 음악꾸러기
⑧ 마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