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처음 세상에 등장하던 시절 극장의 몰락을 예견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집에서 편안하게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는데 누가 극장에 가겠느냐는 그들의 논리는 그럴듯해 보였다. 그렇게 TV 는 대중에게 가장 강력한 미디어가 되었다. 그런데 지난 50여 년간 대중매체의 상징이었던 TV가 최근 들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대중 미디어를 넘어 바야흐로 개인 미디어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방송국과 시청자, 미디어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사라진 개인 미디어는 과연 누가, 또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세상에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당신이라면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개인 미디어에 대해서 알아본다.

 

 

팟캐스트 ‘나는 1인 기업가다’ – 홍소장, 너굴양

서울 시내 한 코워킹 스페이스 Co-working Space 에서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인 홍소장(홍순성)과 너굴양(정희정)을 만났다. ‘나는 1인기업가다’는 새로운 형태의 직업군인 ‘1인 기업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넓히고, 다양한 분야의 1인 기업가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아가고 있다. 진행자들 역시 1인 기업가들인 이 방송은 최근 팟캐스트와 오프라인 모임인 ‘1인기업가 포럼’을 넘어 1인 기업가들을 위한 협동조합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방송을 듣다 보면 일반적인 직장인에게는 직업에 대한 ‘뽐뿌’가 될지도 모르는 다소 위험한 방송이다.

 

 

먼저 성공비결을 물었다. 매주 1시간짜리 에피소드를 2회씩 발행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했고, 전문방송인이 아닌 경우 본업과 함께 팟캐스트 방송을 운영해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홍소장은 우선 1인 기업에 대한 콘텐츠를 꾸준히 쌓아가면서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와 의견을 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콘텐츠 자체의 중요성은 여러 번 반복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와 더불어 팟캐스트 제작에 효율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운용함으로써 지속적인 방송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 것을 추천한다. 효율적 제작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다. 개인방송을 위한 팟캐스트 장비로 직접 녹음과 제작을 하는 ‘나는 1인 기업가다’ 의 제작 현장을 살펴본다.

 

 

적합한 장비를 갖춰야

‘나는 1인 기업가다’ 의 방송 녹음을 위해 설치한 장비는 마이크와 녹음기가 전부다. 마이크는 구매 전 더 나은 음질을 위해 주변 지인들의 조언과 시장 조사를 거쳤다. 기본적으로 2명의 진행자와 게스트까지 총 4대의 마이크 세트를 구매해 운영 중이다. 소리로만 전달되는 콘텐츠인만큼 오디오 팟캐스트에 있어 음질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오디오 테크니카 AT2020

콘덴서 마이크는 다이나믹 마이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감하므로 운용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음질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1인 기업가다’ 제작에 사용 중인 오디오 테크니카 AT2020 모델은 좋은 ‘가성비’로 여러 상황에서 선택받는 제품이다. 적당한 마이크 스탠드와 치찰음 감소를 위해 사용하는 팝 필터 정도를 갖추면 오디오 입력 준비는 마친 셈이다.

 

 

‘나는 1인 기업가다’ 의 녹음기는 줌 Zoom R16 제품. 8개의 트랙을 갖춘 멀티트랙 레코더 MTR로 프리엠프–믹서–레코딩을 한꺼번에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녹음된 파일을 직접 SD 메모리 카드에 담아낼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한 점이다. 별도의 과정 없이 컴퓨터로 쉽게 옮겨 편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노트북 크기의 작은 장비라서 휴대하기 간편하다는 점도 Zoom R16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Zoom R16 Recorder

 

 

‘나는 1인 미디어다’ – 30만원으로 준비해보는 팟캐스트 장비

복잡해 보이는 장비가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마이크 하나만 가지고 오디오 팟캐스트를 만들 수는 없을까? RODE NT-USB 마이크를 선택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사용할 컴퓨터 USB에 마이크를 꼽기만 한다면 준비 끝! 20만원대 USB형 마이크로는 가장 추천할만한 제품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Infrasonic UFO Pro도 팟캐스트와 유튜브 제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다.

 

 

RODE NT-USB 마이크

오디오 음질에 조금 더 욕심이 생긴다면 전문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Audio Interface)란, 마이크에서 전달된 소리 신호를 컴퓨터의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컴퓨터의 외장형 사운드카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전문 오디오 인터페이스 장비는 일반적인 컴퓨터 사운드카드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소리의 입력에서부터 컴퓨터에 녹음된 신호가 다시 출력될 때까지의 전송시간차인 레이턴시(Latency)를 최소화하거나 콘덴서 마이크의 외부전력(팬텀파워)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이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주된 사용 이유다. 물론 마이크의 XLR 단자를 직접 컴퓨터에 연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직접적인 이유일 테지만!

 

개인 미디어를 위해 Presonus Audiobox 22VSL 제품이 많이 알려져 있다. 2개의 입출력이 가능한 Focusrite Scarlett 2i2 의 경우 성능뿐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으로 더 많이 어필되는 모델이다. 인터넷에서 20만원 미만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 가성비를 조금 더 고려해야 하는 경우라면, Behringer UM2도 고려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10만원 초반 대에 살 수 있는 엔트리급 모델이다. 물론 마이크도 Behringer C1 이나 MXL990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다. 당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Focusrite Scarlett 2i2

상황에 따라 ‘1인 기업가다’처럼 별도의 레코더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미 몇 년 전 모델이긴 하지만, Zoom H4n 과 Tascam DR-40 의 레코딩 능력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핸디형 레코더라서 휴대가 간편하다는 점도 역시 사용자에게는 큰 장점이 된다.

 

정리하자면…

1) 초급 : 마이크 하나만 있어도 팟캐스트를 운영할 수 있다.
– 추천하는 마이크 장비는 RODE NT-USB(인터넷 최저가 기준 약 25만5천원)

 

2) 중급 : 별도의 레코더를 이용해 더 좋은 품질의 목소리를 녹음할 수도 있다.
– 추천하는 레코더는 Tascam DR-40(인터넷 최저가 기준 약 30만5천원)

 

3) 고급 : 오디오 음질을 향상하려면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고려할 수 있다.
– 추천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Presonus Audiobox 22VSL(인터넷 최저가 기준 약 20만5천원)

 

4) 중요한 점은 장비가 아니라 콘텐츠를 꾸준히 쌓아가면서 유익한 정보와 의견을 담아야 한다는 점이다.

 

5) 제작에 효율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장래희망'에 답을 찾아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1%의 발견을 위해 99%의 기웃거림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요즘엔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