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조그만 택배 하나가 얼리어답터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지난해 3월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던 성냥 모양의 MBI MatchBook LED 라이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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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는 언제 받아도 기분이 좋지만, 크라우드 펀딩 제품은 그 기쁨이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입금하고 한동안 잊고 살았더니 어느새 깜짝 선물이 되어 나타나네요.
펀딩에 참여할 당시 가격은 28달러, 현재 38달러의 가격으로 사전 주문 접수 중입니다.
이 또한 크라우드 펀딩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현실 가능성 없는 허무맹랑한 제품만 아니라면 잘 투자했을 때의 감동은 확실합니다.
게다가 얼리어답터가 투자한 17개 제품 중 8번째입니다.
펀딩에 참여할 때만 해도 언제 다 도착하나 싶었는데 벌써 절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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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째 제품 : 넥스트 드라이브 플러그
2번째 제품 : 엑스키 에어 25 뮤직 키보드
3번째 제품 : 하이드라 스마트 물통
4번째 제품 : 홀가 디지털 카메라
5번째 제품 : 솔라 페이퍼
6번째 제품 : IDO 스마트폰 슬라이더
7번째 제품 : PUGZ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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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출한 구성품과 함께 날아온 괴문서

네 맞습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이게 전부입니다.
MBI MatchBook LED 라이트와 사용 설명서 그리고 자필로 쓴 것 같은 편지입니다.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일 년에 한 바퀴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어쩌고 저쩌고 하는 행운의 편지 같은 내용은 아니고,
제품화할 수 있게 투자해줘서 고맙고, 잘 갖고 놀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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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해지긴 했는데 따뜻하진 않아

MBI MatchBook LED 라이트는 이름 그대로 성냥 모양의 LED 라이트입니다.
주변을 밝힐 순 있지만, 성냥처럼 불을 붙인다거나 하는 기능은 없죠.
당연히 마찰시킨다고 해서 불이 붙지는 않습니다.
대신 끝부분의 LED를 꾹 누르면 환한 빛이 나오죠.
반대로 LED를 뽑으면 불이 꺼집니다.
LED 부분이 불을 밝혀주는 동시에 스위치 역할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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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함부로 켜고 끌 수는 없습니다.
MBI MatchBook LED 라이트의 배터리는 재충전하거나 교환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어 아껴 써야 합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일회용이라는 점까지 성냥과 같습니다.
책상 위나 침대 머리맡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는 그런 LED 라이트는 아닌 거죠.

지속 시간은 색상마다 다른데 리뷰에 쓰인 빨간색과 초록색은 각각 8시간과 20시간입니다.
리뷰에 사용되지 않은 파란색과 흰색은 30시간으로 넉넉한 편이죠.
하지만 두고두고 오래 쓰려면 정말 필요할 때만 써야 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스위치가 많이 뻑뻑하다 보니 필요 이상으로 힘을 주게 되는데요.
켜고 끌 때마다 부러지진 않을까 많이 걱정됩니다.
어쨌든 성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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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의 힘으로 어디든 착착

크기는 조그맣지만, 나름의 기능은 쏠쏠합니다.
MBI MatchBook LED 라이트의 구성품에는 별도의 거치대나 마운트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요.
그 이유는 아랫면에 자석이 장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랫면의 자석을 활용해 금속 면 어디든 붙여서 사용할 수 있게 배려했죠.
작고 가벼운 데다 강력한 자력까지 합쳐져 어디든 착착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합니다.
잃어버리더라도 자석을 이용해 손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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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도 살아 숨 쉬는 빛

놀랍게도 방수 기능이 있습니다.
성냥인데도 물에 강하다니, 참으로 든든합니다.
켜고 끌 때마다 부러질 것 같던 연약한 모습과는 정반대인데요.
정확한 방수 등급은 표기되어 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물에 담가도 문제없습니다.
혹시라도 물에 떨어뜨리거나 물이 튀더라도 안심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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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쓰면 좋을까요

유년 시절, 정전을 반년에 한 번은 겪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가족 다 같이 모여 TV 보며 웃고 떠들다가도 갑자기 불이 꺼지는 일이 종종 있었죠.
우선 불은 밝혀야 하니 그럴 때마다 성냥, 라이터, 양초부터 찾았습니다.
빛 한 점 없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언제든지 찾을 수 있도록 늘 가까운 곳에 두곤 했었죠.
그때부터일까요? 제게 있어 성냥은 비상시에 사용하는 물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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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I MatchBook LED 라이트도 성냥과 다르지 않습니다.
뛰어난 휴대성, 방수 설계, 자석을 활용한 거치 등 비상시 유용한 조건들을 갖췄죠.
빨간색 기준 8시간 남짓한 사용 시간은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하룻밤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수준입니다.
어디든 항상 함께할 스마트폰마저 꺼질 경우를 대비해 지갑 속에 하나쯤 넣어 다녀도 좋겠죠.
단, 성냥답게 어디까지나 비상용입니다.
절대 보통의 LED 라이트와는 불빛의 세기부터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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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상황뿐만 아니라 이벤트 할 때도 나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풍선이나 예쁜 유리잔에 넣어 두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죠.
양초나 케익 주변에 두면 그 나름의 분위기가 좋습니다.
이미 지나간 크리스마스지만, 트리와 함께 둬도 괜찮을 것 같네요.
만약 성냥팔이 소녀가 MBI MatchBook LED 라이트를 팔았다면,
10분 만에 완판하고 집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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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어떻게 안 될까요?

어떤 제품이나 그렇듯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나름의 장단점이 항상 존재하죠.
MBI MatchBook LED 라이트의 장점은 자석과 방수 설계입니다.
단점은 뭐니뭐니해도 배터리겠죠.
애매한 쓰임새와 밝기도 문제지만, 재충전과 교환 불가능한 배터리만큼 큰 문제는 아닙니다.
물론 성냥인만큼 충전해서 다시 사용하는 게 어색한 측면도 있지만,
완전 무선 이어폰처럼 전용 케이스를 활용한 방식의 충전이 가능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요약
– 디자인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성냥이다.
– 색깔에 따라 적게는 8시간 많게는 3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 한 번 소모한 배터리는 다시 충전하거나 교환할 수 없다.
– 방수 기능이 있어 물에 담그거나 물이 튀어도 문제없다.
– 아랫면에 자석이 내장되어 있어 금속 면이라면 어디든 붙일 수 있다.
– 크기가 작은 만큼 불빛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 쓸데없어 보이지만, 찾아보면 은근히 쓸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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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을 활용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LED 라이트.
충전 문제만 해결된다면 참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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