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SK텔레콤은 알카텔 모바일과 함께 협업한 스마트폰, 쏠(Sol)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 모델인 설현이 나와 성공한 루나 폰을 잇는 프리미엄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설현을 다시 한번 모델로 삼아 등장했으나 아쉽게도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쏠과 쏠 프라임 사이에는 시장의 변화가 있었다. 이른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규모가 대폭 커졌다.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 평준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악재, 소비자 인식의 변화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겠으나 중저가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는 1년 새 약 두 배로 늘었다.

 

그래서일까? SK텔레콤과 알카텔이 다시 한번 쏠(Sol)을 꺼내 들었다. 프리미엄 중저가 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말이다. 두 번째 쏠, 쏠 프라임(Sol Prime)을 직접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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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매력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만듦새
– 멀티미디어 콘텐츠 재생 능력
– 커스텀 키, 붐 키(Boom key)
단점
– 하드웨어 제원과 현실과의 괴리
– 다듬어야 할 편의기능
– 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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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디자인 은근한 성능

쏠 프라임은 전작인 쏠과 마찬가지로 5.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디자인은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전작이 둥글둥글한 느낌을 줬다면 쏠 프라임은 좀 더 각진 형태로 바뀌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sol_prime_03sol_prime_04색상도 메탈 느낌의 세 가지 색상에서 딥 블랙(Deep Black)과 프리즘 실버(Prism Silver)의 두 가지로 줄어들었다. 두 색상이 각자 다른 느낌을 준다. 이는 뒷면에 패턴과 함께 2.5D 고릴라 글래스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sol_prime_05크기는 75.6x156x6.9mm고 무게는 155g이다. 이는 국내에 출시된 5.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중에선 가장 얇고 가벼운 편이다.

 

성능도 떨어지지 않는다. 퀄컴 스냅드래곤 652를 탑재했고, 4GB 램과 32GB 저장 공간을 갖췄다. 마이크로 SD 카드를 이용해 용량을 확장할 수도 있다. 일체형 배터리의 용량은 3,000mAh, 퀄컴 퀵차지 2.0을 지원해 급속 충전을 할 수도 있다.

 

 

sol_prime_06sol_prime_07디자인에서 특이한 점이 있다면 기기 오른쪽에 다른 버튼이 있다는 점, 그리고 하단 마이크로 5핀 단자가 한쪽으로 치우쳐있다는 점이다. 다른 버튼의 이름은 붐 키(Boom key)로, 상황에 맞게 상호작용해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하단에 있는 마이크로 5핀 단자가 치우친 점은 특이하나 쏠도 같은 위치에 있어 알카텔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의 특징이라고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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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를 위한 엔터테이닝 디바이스

쏠 프라임은 자신을 엔터테이닝 디바이스로 부르길 기대한다. 그만큼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 자신감은 다양한 부분에 서 드러난다.

 

가장 먼저 짚어볼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쏠 프라임에는 5.5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한동안 끊임없이 큰 화면의 스마트폰이 등장했지만, 이제는 휴대성과 활용도를 타협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있다. 쏠 프라임도 마찬가지다.

 

 

sol_prime_09쏠 프라임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삼성에서 공급한다. 5.5인치 삼성 슈퍼 아몰레드 QHD 디스플레이는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120% 이상 선명한 색감은 재현해 영화나 게임 등의 영상을 초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선명도도 높고 밝기도 뛰어나 대낮에도 디스플레이 확인이 어렵지 않다.

 

 

sol_prime_10음악을 듣는 데도 쏠 프라임은 매력적이다. 우선 전면에 3.6W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했다. JBL의 기술을 이용한 인텔리전트 오디오 최적화 솔루션, 웨이브 맥스오디오(Waves maxxaudio technology)가 적용돼 풍부한 소리를 입체감 있게 즐길 수 있다.

 

함께 제공하는 번들 이어폰 역시 JBL 이어폰으로 훌륭한 음질을 갖췄다. 블루투스 코덱 또한 aptX HD를 채택해, LG V20 이후 오랜만에 aptX HD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볼 수 있게 됐다.

 

 

sol_prime_11음악과 관련해 쏠 시리즈 전통적으로 있는 재미난 기능도 있다. 여러 음원을 불러와 간단히 믹싱할 수 있는 것. 처음에 생소한 UI로 어색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손에 익으면 꽤 그럴싸한 DJ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이렇게 멀티미디어를 재생하거나 게임을 즐길 때, 발열이 좀 심한 점은 문제다. 특히 프로세서의 성능이 필요한 게임을 즐길 때 발열 현상은 좀 더 심해지므로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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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카메라

쏠 프라임은 한국 소비자의 이용 패턴을 조사해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멀티미디어 감상 다음으로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많이 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진 촬영이다.

 

쏠 프라임에는 소니 IMX298 센서가 들어갔다. 전면 800만, 후면 1,600만 화소를 갖췄다. 일반적인 자동카메라 외에도 수동, 파노라마, 슬로우모션, 마이크로 비디오와 같은 기능이 포함됐다. 마이크로 비디오는 짧은 동영상을 합쳐 하나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사진 품질은 어떨까? 제품을 받자마자 가볍게 사진을 담으러 다녀왔다. 아래는 별도의 보정을 거치지 않고 크기만 줄인 사진이다.

 

 

sol_prime_13sol_prime_14사진을 찍고 나선 몰랐는데, PC로 옮긴 후 미세한 흔들림을 볼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셔터 스피드가 느려 손의 잔 떨림이나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움직이는 과정에서의 흔들림이 기록된 탓이다.

 

 

sol_prime_15초점을 잡아내는 과정도 만족스럽진 않다. 속도가 빠르지도 않고, 원하는 지점의 초점을 잘 찾아내지 못할 때가 있다. 디스플레이에서 봤을 때 적정노출인 사진을 PC로 옮기니 노출이 잘못 맞춰진 사진도 있고, 어두운 곳에서는 노이즈도 심한 편이다. 센서 크기에 높은 화소수가 오히려 독이 된 형세다.

 

마침 가지고 있던 아이폰7과 사진을 살짝 비교해보았다. 위에 있는 사진이 쏠 프라임, 아래 있는 사진이 아이폰7이다.

 

sol_prime_16sol_prime_17쏠 프라임 쪽의 색감이 훨씬 차가운 느낌이다. 실제 환경과 흡사한 분위기는 아이폰7으로 찍은 사진이다. 위 사진에서도 미세한 흔들림이 보이며, 초점도 제대로 맞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원본을 기준으로 위 사진은 4.1MB, 아래 사진은 2.1MB다.

 

비슷한 사진을 한 장 더 보자, 마찬가지로 위 사진이 쏠 프라임, 아래 사진이 아이폰7이다.

 

sol_prime_18sol_prime_19가격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비교가 적절하지 않을 순 있겠으나, 사진을 즐겨 찍는 사람에게 만족스러운 카메라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쏠 프라임의 핵심적인 특징이 카메라라고 하는데, 이 설명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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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 프라임만의 포인트, 붐

앞서 디자인 부분에서도 살펴본 붐 키(Boom key). 쏠 프라임에 있는 이 특별한 커스텀 키는 어떤 환경에서 누르느냐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다.

 

가령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하는 도중에 붐 키를 누르면 저장된 음장을 불러와 현장감을 살린 음향을 들을 수 있다. 이 기능을 강화해 통화 주에 붐 키를 누르면 주변의 소음을 억제하고 목소리를 깨끗하게 전달해 통화 질을 향상할 수도 있다.

 

sol_prime_21sol_prime_22사소하게는 런처 상태에서 오늘의 날씨를 화려하게 보여주는 역할도 한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붐 키를 눌러 특정 앱을 실행하거나 곧바로 사진을 찍는 역할을 지정할 수도 있다. 다양한 키 조합은 안드로이드 설정에 있는 붐 키 메뉴에서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원하는 기능이 생각보다 제한적인 점은 아쉽다. 한 번 누르거나, 연속 두 번 누르거나, 길게 누르거나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고 화면이 켬/끔 상태에 따라 다양한 조건을 붙일 수 있는데, 이게 특정한 환경으로 제한된 점은 아쉽다.

 

또한, 바로 촬영 기능을 설정했을 때의 촬영 결과물이 대부분 초점이 전혀 맞지 않는 사진이라는 점은 빠른 개선이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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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가성비

미려한 디자인에 괜찮은 성능과 독특한 기능을 담아낸 쏠 프라임. 아쉬운 점이 전혀 없진 않으나, 40만원 초반대의 가격과 이 가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생각해본다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진 않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전망이라고 한다. 이 커진 시장으로 들어갈 때, 쏠 프라임은 괜찮은 출입구이다.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성능, 예쁜 디자인’이라는 복잡한 욕구를 달래줄 만한 기기로 선택해봄 직하다.

 

6일 정식으로 출시하는 쏠 프라임은 SK텔레콤 전용 단말로 출시한다. 출고가는 433,4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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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