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현지시각)은 미국 최대의 쇼핑날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다. 미국 유통업계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인다. 이미 지난 월요일부터 일부 품목을 최대 70%까지 할인해주는 업체들도 있을 정도다. 안 그래도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가전이나 의류 등이 저렴한 나라인데, ‘폭풍 할인’까지 한다니. 해외 직구족(인터넷을 통해 해외 물건을 직접 구입하는 사람들)의 눈이 안 돌아갈 수 없다. 먼저 직구팁부터 살펴보자.
다시 한번 정리하는 직구팁
1.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28일로, 한국 시간은 11월 29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주말까지다. 괜히 내일 컴퓨터앞에 죽치지 말자.
2. 한국 제품을 한국에서 사는 것은 바보다.
3. 외국 제품을 한국에서 사는 것도 바보다.
4. 반드시 달러로 결제하라. 한화로 결제하면 수수료가 이중으로 부담된다.
5. 되도록 월드워런티가 가능한 제품을 고르면 문제 발생시 수리가 쉽다.
6. 상품 가격이 200달러가 넘으면 관세를 내야 한다.(목록통관) , 관세는 다음 링크를 참조하자. http://post.malltail.com/buy_guides/item_retail_price
7.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언락폰을 구입해야 한다.
8. 델라웨어주는 참 좋은 곳이다.
9. 12월 1일은 ‘사이버먼데이’로 이 날도 블랙프라이데이 만큼 할인율이 높다. 한국 시각으로는 12월 2일 화요일 오후 2시부터다.
10.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를 모두 놓치면, 영국에서 12월 26일부터 시작하는 박싱데이를 노리자.
얼리어답터는 왕초보자들을 위해 TV를 구매하면서 그 과정을 같이 공유하기로 했다. 품목은 TV. 해외 직구 인기 품목이다. 외국과 가격 차이 크기 때문이다. 새삼 쓰자면 손가락 아픈 얘기지만 해외 직구는 의외로 쉽다. 국내 구매보다 오히려 간단한 것들도 많다. 게다가 해외 사이트들은 번거롭지 않다. 보안을 빌미로 한 액티브X를 깔지 않아도 되고, 공인 인증서도 필요 없으며, 휴대폰 인증 따위를 안 해도 된다. 물론 ‘배송대행 신청’이라는 절차를 한 번 더 거처야 하기 때문에 국내 구매보다 손은 더 많이 간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비하면 조금 수고할 만했다. 구매의 모든 과정은 슬로우뉴스(소비자의 돌직구 1: 왕초보 해외 직구 십계명)를 참고했다.


주문에 앞서 가격부터 비교했다. 얼리어답터가 구입할 TV는 2가지. LG가 만든 65인치 풀 HD TV ‘65UL7100’과 4K UHD TV ‘65UB9500’이다. 네이버 최저가는 각각 270만 원, 425만 원 정도다. 하지만 미국 대형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월등히 저렴하다. 우리나라에서 270만 원짜리는 아마존에서 1,499달러(약 166만 원), 425만 원짜리는 2,499달러(약 280만 원)에 살 수 있었다. 각각 40%, 35% 정도 낮다. 게다가 자국 내 배송은 무료다. 물론 여기엔 국제배송비와 통관 세금이 더 붙을 예정이다.

TV를 고른 후, 정보 입력 차례다. 가장 큰 어려움은 배송 정보 입력이었다. 아마존은 TV를 한국으로 직접 보내주지 않는다. 때문에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국내 유명 배송대행 업체 중 하나인 몰테일에 가입했다. 완충 포장을 잘 해준다고 해서 골랐다. 소중한 TV 두 개가 박살나면 안 되니까.
몰테일에 가입했으면 배송대행지(배대지)를 정해야 한다. 몰테일은 미국에 총 3곳, 뉴저지와 캘리포니아, 델라웨어에 물류센터를 갖고 있다. 얼리어답터는 델라웨어 물류센터로 정했다. 슬로우뉴스에 따르면 델라웨어주는 모든 상품에 소비세를 붙이지 않는다. 배송지에 따라 꽤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마존 주문 배송지에 몰테일 델라웨어 물류센터로 주소를 입력했다. 쉽다. 요즘 배송대행업체들은 Ctrl+C, Ctrl+V 몇 번 반복으로 입력할 수 있도록 잘 꾸려놨다. 그리고 결제. 국내 결제보다 훨씬 쉽다. 카드번호와 만기일, 소유자 이름만 적어 넣으면 된다. 주문이 끝났다.

물론 여기까지가 끝은 아니다. 배송대행업체 홈페이지에서 ‘배송대행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현지 물류센터에 도착한 물건을 한국으로 안전하게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서류다. 작성은 간단하다. 한국 배송지와 상품명, 가격, 수량 등을 복사해다 붙여넣으면 끝. 통관 절차에 필요한 정보들이기도 하니 꼭 입력해야 한다. 물론 조금 번거롭긴 하다. 하지만 이 정도 노력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 충분히 감내할 만 하다.
이제 기다림만 남았다. 언제 사무실에 도착할 지 모른다. 부디 산타가 가져오는 불상사만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