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블루투스 #이어폰 은 모노 채널의 통화용이 기본이었다. 음성 통화에 주로 사용되던 블루투스 연결을 음악 감상에 쓴다는 생각은 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연령과 상관없이 누구나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이며, 음성 통화와 음악 감상을 모두 해결하는 스테레오 블루투스 이어폰이 완전한 잇템(It-item)으로 정착됐다. 본인의 경우 많은 유선 이어폰을 분석해왔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의 사운드에 대해 감상문을 쓰게 되는 상황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 정도로 블루투스 이어폰의 품질이 향상됐다는 뜻이다. (덤으로 가격도 조금 올라갔지만.)
이번에는 도심에서의 생활과 더불어 스포츠 활동에서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고품질의 블루투스 이어폰 5종을 살펴본다. 무선의 편리함과 음악 감상의 즐거움을 모두 줄 수 있는 제품을 기준으로 했으며 직접 사용해본 경험을 토대로 평가했다.
1. #플랜트로닉스(Plantronics) 백비트 핏(BackBeat Fit) (14만원대)
시작부터 김새게 해서 미안하지만 사실 국내에서 ‘잘 팔리는’ 블루투스 이어폰의 종류는 많지 않다. 프리미엄 등급의 유선 이어폰이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은 다양성이 결여된 듯 하다. 하지만 좋은 블루투스 이어폰은 분명히 존재한다. 플랜트로닉스 제품이 딱 그런 경우인데 하나도 아니고 두 개나 된다. 그 중 첫째는 백비트 핏이라는 제품으로, 매우 유연한 소재의 넥밴드 타입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스포츠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컬러가 무척 화려하며 주변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도록 절반 정도 개방된 스피커 디자인을 갖고 있다. (비를 맞는 정도의 생활 방수 가능) 이 제품을 직접 착용하고 윗몸 일으키기나 팔굽혀 펴기를 비롯해 복싱 동작까지 연습해봤는데 너무도 가볍고 목에 거슬리지 않아서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사운드는 고.중음역이 무척 선명하며 상대적으로 저음은 기본량만 갖춘 정도다. 즉, 운동을 하면서 균형 잡힌 소리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다.
2. #플랜트로닉스(Plantronics) 백비트 고2(BackBeat GO 2) (9만원대)
백비트 핏이 스포츠에 집중한다면 백비트 고2는 생활에 더욱 집중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물론 가볍고 편하기 때문에 운동할 때 써도 좋지만, 백비트 고2는 밀폐 구조의 커널형 이어폰이므로 조깅을 할 때 주변을 잘 살펴봐야 한다. (발걸음 내딛을 때 진동도 느껴진다.) 주변 소음을 강하게 차단하는 디자인이며 저음이 약간 보강된 밸런스형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제품의 강점은 훌륭한 착용감과 편의성, 그리고 ‘정확도 높은 소리’라고 본다. 음악 재생에서 블루투스 연결은 SBC 코덱을 주로 사용하는데, 백비트 고2는 고음 열화가 일어나게 되는 SBC 코덱의 단점을 사운드 튜닝으로 극복한다. 명확하게 마무리되는 저음 타격과 또렷한 중음, 시원하게 강조되는 고음 모두가 정확도 높은 소리 분석으로 이어진다.
3. 지티텔레콤(GT telecom) 모비프렌 GBH-S700, S710 (11~14만원대)
이 제품은 두 가지 모델이 있는데 S700은 전용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는 만보계 기능이 있으며 S710은 만보계 기능이 없는 대신 가격이 보다 저렴하다. S700, S710 모두 넥밴드 디자인과 커널형 이어폰을 탑재한 블루투스 이어폰인데 특이한 면이 하나 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음질을 최우선으로 뒀다는 점이다. DSP 쪽에서 소리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기술로 5가지의 음색을 낼 수 있으며, Apt-X 코덱 환경에서는 ‘소리의 밀도’까지 향상되는 제품이다. (*참고: SBC, Apt-X 코덱은 별도로 켜주어야 작동하는 옵션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지원하면 음악 재생할 때 바로 적용된다.) 또한 마이크로 SD 메모리에 MP3 파일을 담아서 넣어주면 자체적으로 음악 재생을 할 수 있으므로 운동할 때 휴대폰을 챙기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 (MP3 파일만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저음이 꽤 강조된 따뜻한 음색을 내며, 적어도 음악 감상에서는 본인이 써본 블루투스 이어폰 중 가장 뛰어났다.
4. #소니(Sony) MW600 (6만원대)
소니 에릭슨이 있던 시절, 그러니까 2010년도 경에 출시됐는데 아직까지도 잘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제품은 블루투스 이어폰이 아니고 블루투스 트랜스미터와 일반 이어폰의 세트 상품이다. 그 중 트랜스미터의 기능과 음질이 준수하다. 보기 드물게 자체적인 FM 라디오 재생이 가능하며 블루투스 연결 상태에서의 사운드도 선명하다. (이어폰 케이블을 안테나로 쓰는데 FM 라디오 수신이 잘 된다.) 게다가 몇 년이 지난 지금은 가격도 많이 떨어져서 소비자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마치 옛날 워크맨의 작은 리모컨처럼 생겨서 클립을 셔츠 주머니나 가방에 끼우는 방식으로 쓸 수 있고, 3.5mm 잭을 쓰는 다른 일반 이어폰을 연결할 수도 있다. MW600의 유일한 단점은 터치 방식의 볼륨 컨트롤이다.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맞추기가 무척 어렵다. 볼륨 조절을 자주 하는 편이라면 스마트폰 쪽에서 조절하는 게 나을 것이다.
5. #LG 톤플러스 HBS-900 (12만원대)
이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지는 않았으나 현재 국내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LG 톤플러스 제품군이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가장 최근 출시된 HBS-900과 더불어 이전 모델들도 인기가 좋다. 기본적으로 넥밴드 디자인의 블루투스 이어폰이며 자석 방식으로 이어폰 유닛을 수납하게 되어 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이 제품은 매력도가 높은 편이다. 곡선형 디자인과 산뜻한 컬러 덕분에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리며 Apt-X 코덱 지원과 하만 카돈 협업이 눈에 띈다. 정말 추천해볼만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소개한다면서 이 제품을 그냥 넘어가버리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직접 들어보지 않았으므로 사운드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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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김정철 / 본 컬럼은 얼리어답터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