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100만원주고 샀다고 하면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오디오를 100만원 주고 샀다면 대부분 정신 나간 사람으로 생각하는게 우리 나라의 현실이다.
하지만 좋은 음악에서 얻는 감동은 스마트폰의 전자파에서 얻는 짜릿함에 비할바가 아니다.
가장 아름답지만 가격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오디오 9개를 뽑았다.
야마하 LSX-700 – 70만원대
야마하 LSX-700은 진화하는 오디오의 현재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슬림한 몸매로 집안의 한 켠을 조용히, 그리고 존재감 없이 지키다가 전원이 들어오면 무드조명을 키며 존재감을 키운다.
등대를 닮은 이 제품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조명을 끄고 켤 수 있으며, 빛의 밝기는 6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 타이머로 음악을 들으며 잠이 들고, 음악을 들으며 잠에서 깰 수 있다. 소리는 칭찬하기 힘들지만 오피스텔이나 작은 사무실에 세워두면 센스 있다고 칭찬받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아이들은 얇고 긴 게 있으면 넘어 뜨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피하자.
B&W 제플린 에어 (Zeppelin Air) – 90만원대
B&W는 제플린 에어의 성공 후에 A7이나 A5같은 후속 모델을 내놨지만 제플린 에어는 압도적인 시각적 즐거움이 있다. 완벽한 타원형과 깔끔하고 정밀한 만듦새는 다른 아이폰 도크에게는 쉽게 찾을 수 없다.
작지만 카리스마 넘치고, 품위가 있어 탁자 위에 올려 놓는 것만으로도 집안의 분위기를 압도한다.
소리의 특성도 디자인을 닮았다. 작은 크기지만 넉넉한 음장감을 형성하며 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해상력이 돋보인다.
특히 보컬의 울림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비오는 날 제플린 에어와 함께 재즈 보컬 한 곡이면 하이엔드 오디오 부럽지 않다.
제네바사운드 Model L BT (200만원대)
심플한 모노 액티브 스피커에 아이폰을 꽂을 수 있고, 밑에는 스탠드를 단다. 누구나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그러나 단순한 제품을 멋지게 만드는 것은 그 만큼 내공이 있다는 뜻이다.
알루미늄 스탠드와 하이그로시 마감의 모던함, 프론트 그릴 뒤에서 시각을 집중시키는 붉은색 인디케이터, 불필요한 장식 요소는 없으며, 인터페이스도 단순함의 극치다.
화이트, 블랙, 레드, 월넛의 4가지 색상으로 집안 인테리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기존 모델 L은 아이폰을 꽂을 수 있는 도크가 있었으나 최근 출시한 L BT는 도크를 없애고 무선연결만 지원한다.
B&O 베오플레이(BeoPlay) A9 -300만원대.
베오플레이 A9은 미래 오디오에 가장 근접한 오디오다. 양궁 과녁판을 닮았다는 오해도 불러 일으키지만 실제로 보면 집안 한 곳에 동그란 캔버스를 세워둔 듯한 느낌이다.
아이들이 있다면 낙서를 하려는 욕망을 제지해야겠지만 그 점만 효과적으로 막는다면 현시점에서 가장 완벽한 와이어리스 시스템이다.
B&O는 오디오를 설계할 때, WAF(woman accept factor)라는 항목이 따로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고 손쉬운 인터페이스를 지향한다.
A9 역시 박스에서 꺼내고, 집안에 놓고 싶은 곳에 놓은 후에 전원케이블 연결로 설치 끝이다. 거의 아무런 설정이 없이 버튼 한번으로 스마트폰과 연결이 가능하다.
생긴걸로 봐서는 왠지 두 개를 사야할 것 같지만 두 개를 들고 오면 600만원을 내야 한다. 하나만 들고 오자. 하나만으로도 2.1채널 스테레오 스피커와 480W의 앰프 덕분에 50평짜리 거실도 충분히 울릴 수 있다.
루악오디오 R7 – 가격 470만원.
영국에는 탄노이스피커로 대표되는 가구형 오디오의 전통이 있다. 루악오디오는 이러한 가구형 디자인의 전통을 잇는 R7이라는 독특한 오디오를 내놓았다.
콘솔을 닮은 디자인으로 네 개의 다리와 고색창연한 나무결은 집안의 한 곳을 클래식한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다. R7의 위에 액자와 꽃 병 하나만 놓아 두면 바로크 시대로 돌아가 버린다.
디자인은 60년대지만 기능은 2014년이다. 와이파이 무선 네트워크와 뮤직 스트리밍, 그리고 DAB까지 지원하는 첨단 성능이 강점이다.
다만 와이프가 화장품을 올려 놓고 콘솔로 쓰지 못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점이 좀 귀찮지만 그 외에는 완벽하다.
매킨토시 맥 에어 (Mcintosh McAire) – 480만원
매킨토시는 모든 오디오 파일들에게 꿈의 오디오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과 놀라운 앰프 설계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블루 아이즈’.
푸른색 조명이 켜진 커다란 아날로그 창에서 소리의 강약에 따라 바늘이 움직이는 독특한 디자인은 오디오 파일들에게 ‘블루 아이즈’라는 별명으로 불리웠고, 시기와 질투를 불러 일으켰다.
다행히 IT 시대로 접어들며 매킨토시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매킨토시 맥 에어는 애플의 에어플레이와 연결하여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일체형 오디오로 매킨토시 특유의 고음질을 잘 구현한 제품이다. 무엇보다 블루아이즈가 그대로 살아 있어 감성적인 만족도는 최상이다.
B&O 베오랩(Beolab) 18 – 900만원대
B&O의 가장 인기 있는 스피커는 베오랩8000 이다. 발매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시대를 앞서가는 디자인으로 칭송을 받는다.
그러나 B&O는 언제나 앞서가야 한다. 잘 나가던 베오랩 8000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베오랩 18을 출시했다.
수석디자이너였던 ‘데이비드 루이스’ 사후에 살짝 후퇴했던 디자인 감각은 베오랩 18을 맞이해 다시 한번 오라를 뿜어낸다. 알루미늄을 가장 잘 다루는 B&O답게 여전히 알루미늄 소재로 베이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차가움 속에 따뜻함을 나타내기 위해 나무 그릴이라는 독특한 결합을 시도했다. 그 결과 모던함과 클래식을 모두 아우르는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 냈다.
음질 특성도 기존 B&O의 차가운 이성 속에 나무에서 느껴지는 감성까지 추가되어 좀 더 완성도가 높아졌다. 앞으로 20년을 지배할 새로운 아이콘의 탄생이다.
레복스(Revox) M100 & L120- 2천만원대.
스위스의 레복스는 하이엔드 오디오가 아닌 ‘프로패셔널 오디오’라는 별칭이 붙는다. 일반인의 음악 감상용이 아니라 녹음실이나 프로들이 쓰는 오디오라는 뜻이다.
그들이 가정용 오디오에 진입하면서 신경을 쓴 부분은 오히려 디자인이다. 소리 튜닝에는 정평이 났기 때문에 오히려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레복스의 M100 & L120은 대용량 트랜스와 프로패셔널한 확장 기능을 갖췄으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갖춘 최초의 하이엔드 오디오다.
사실 뛰어난 음질의 하이엔드 시스템은 많다. 그러나 본격적인 하이엔드 시스템 중에서 이처럼 생활속에 녹아드는 하이엔드 시스템은 레복스가 유일할 것이다.
골드문트 프로로고스 액티브(GOLDMUND Prologos Active) 5200만원
초하이엔드 메이커인 골드문트의 2014년 신작은 마치 애플처럼 불필요한 것을 모두 제거했다. 아폴로그의 압도적인 크기와 설치 미술을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함을 지웠다.
대신 심플한 디자인에 기하학적인 받침대와 적당한 크기가 모던함을 자아낸다. 앰프는 모두 내장했고 무선으로 연결해 불필요한 요소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압권은 웅장한 소리. 내장 앰프의 출력은 800W에 달하고, 골드문트 최고급 모델인 아폴로그의 모든 기술이 내장되어 놀라운 스피드와 음장감을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