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사랑한 나머지 그 안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얼리어답터들. 이런 수많은 얼리어답터들의 숨은 스토리를 들어보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시작한 인터뷰가 벌써 다섯 번째를 맞이했다.
당연히 인터뷰의 첫 시작은 초창기 얼리어답터 선배님들의 몫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왕성한 수집가로, 감독으로, 또는 벤처기업 대표로 활동 중인 그들을 만났는데, 이번 다섯 번째 주인공인 로그인디 조현경 대표는 좀더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단지 같은 여자여서 만은 아니다. 국내 여성 얼리어답터 1호라 불릴 만큼 아주 오래 전부터 이 길을 걸어왔고 20년이 되도록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에서 그녀의 진득한 성격과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커다란 지구지만, 세상은 좁다고 하지 않던가. 특히 SNS의 발전으로 그 세상은 훨씬 가까워졌는데, 얼리어답터 김용준 대표와 로그인디 조현경 대표만 봐도 그러하다.
서로의 지인을 통해 인사를 받고 어렴풋이 알고 지낸 그들이 알고 보니 가까운 이웃사촌이었다. 조현경 대표가 SNS에 올린 사진 속 풍경이 김용준 대표의 눈에 낯이 익었던 것. 이런 뜻밖의 인연은 급기야 조현경 대표의 집으로 초대받는 즐거운 경험으로 이어졌다.
금새 매료되는 그녀의 해피 바이러스
누구든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자리라면 서먹한 낯섦에 긴장하기 마련. 하지만 조현경 대표와의 첫 만남은 문 앞까지 뛰어나와 오랜 친구를 반기듯 환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서먹함을 느낄 새도 없이 집안 곳곳에 놓여있는 물건들에 서려있는 이야기와 재미난 물건들을 설명하는 그녀 덕분에 우리는 어느새 하나가 되어 웃고 떠드는 사이가 됐다. 인터뷰라기 보다는 오래 이어온 동호회 자리 같은 느낌? 기분 좋은 그녀와의 시간을 살짝 공개해본다.
Q.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도서 <아이디어 퍼주는 스푼>의 저자이자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의 ‘트렌드 리포트’에 출연 중이며, 온라인 마케팅 전문 회사인 로그인디 (Login:D)의 대표이기도 한 조현경이에요. 얼리어답터라는 단어를 좋아하며 캐릭터, 인형, 여행을 좋아합니다.
Q. 많은 곳에서 여성 얼리어답터 1호라 불리시던데요.
최초의 여성 얼리어답터, 여성 얼리어답터 1호라는 수식어가 있긴 했지만 저는 사실 그게 너무나 부담스러워서 그냥 칼럼니스트로 얘기해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얼리어답터가 많지 않았지만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저보다도 훨씬 잘아는 분들이 너무 많잖아요. 이제는 단지 얼리어답터 중 한 명이자 ‘오래된(!) 얼리어답터’일 뿐이죠.
Q. 최초의 여성 얼리어답터가 되신 계기가 궁금하네요.
1998년~99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야겠네요. 그 무렵 인터넷 방송이 절정인 시기가 있었어요. 인터넷 방송국이라고 등록되어있던 기업만 200개가 훨씬 넘을 정도로 춘추전국시대였죠. 우후죽순 생겨난 인터넷 방송국 때문에 그들이 생산해내는 컨텐츠들을 다루는 ‘웹캐스팅’이라는 잡지가 창간되기까지 했는데요. 바로 이 잡지에서 기자로 활동하게 되면서 처음 IT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어요.
그 일을 계기로 심마니라는 포털 사이트에서 만든 잡지에서 수석기자와 DC인사이드의 컨텐츠 총괄 등을 거치며 IT 분야 CEO들을 만나 인터뷰도 하고 그 당시 잘나가던 클리앙, SLR클럽 등 여러 커뮤니티의 속성에 대해서도 알게 됐어요.
지금은 이공계가 최고지만, 그때는 문과생이 최고의 대우를 받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산업자원부 (지금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이공계에 힘과 기를 불어넣어주자는 취지로 그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를 찾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대부분 개발자나 컴퓨터 전공자 등 기술 관련 직종에 계신 분들이 모인 세티즌, 클리앙, 얼리어답터, DC인사이드, 뽐뿌, 바이킹과 같은 커뮤니티가 대상이 됐죠.
그 때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다양한 커뮤니티들의 글도 많이 접하고 각 사이트들을 연합하여 컨슈머 페스티벌이나 전시회, 토론회 등의 모임도 주관했어요.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맥도 형성됐고요. 일과 성향과 네트워킹이 그때 합쳐져서 지금까지 온 것이라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정말 재미있었죠. 어찌 보면 격변하는 IT 한가운데에서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사이트들의 흥망성쇠를 다 봐온 셈이에요.
역사수업을 듣듯 줄줄이 펼쳐지는 IT의 흐름이 신기하기만 했다. 정신 없이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그녀의 앞에 놓여있는 몇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Q.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책을 쓰신 것 같아요.
제 인생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죠. 특히 <아이디어 퍼주는 스푼>이라는 책이에요. 1권은 초기 얼리어답터 사이트의 최문규 대표님과 시작하게 됐는데요. 그 당시 전 기자 신분으로 최문규 대표님을 인터뷰하기 위해 처음 만났었어요. 말이 인터뷰지 몇 시간 동안 서로 재미있는 아이템들에 대한 이야기만 나눴어요. 그것이 연이 되어 책까지 출간하게 됐고요.
몇 년 전에는 저 혼자 쓴 <아이디어 퍼주는 스푼2>가 출간됐고, 이 책은 대만 버전으로도 나왔어요. 그리고 절친인 가수 윤건과 함께 쓴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라는 에세이 집도 있는데 이 책도 일본어 편이 함께 나왔어요. 어쩌다 보니 해외에서 출간된 책이 두 권이나 됐네요.
Q. 커피를 좋아하시나 봐요.
좋아하긴 하지만 커피에 대한 조예가 깊지는 않아요. 꼭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카페를 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도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 그들을 만나는 그 자리와 분위기가 좋았고, 그렇게 커피와 친해지게 된 것뿐이거든요, 그래서 이 책도 커피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사람에 대한 에세이예요.
Q. 앞으로 또 책을 쓰실 계획이 있나요?
아시다시피 하루에도 수십 가지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이나 신선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잖아요.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아이템이 거의 400개 넘게 쌓였어요.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곧 정리해서 계속 출간해야죠.
Q.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시는데요. 가장 보람을 느끼셨을 때는 언제인가요?
보람을 느낄 때야 정말 많지만 무엇보다 책과 관련된 일이 생각나요. <아이디어 퍼주는 스푼>이라는 책을 주 독자층이 대학생이나 디자인 전공자, 제품 기획자, 개발관련 종사자일 것이라 생각하고 썼거든요. 그런데 정작 책이 출간되고 이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사람들이 의외로 초등학생이었어요. 물론, 여전히 초등학생들이 많이 보는 책으로 꼽히지만요. 2권은 거의 10년만에 출간됐는데 1권을 봤던 분들이 대부분 대학생이 됐더라고요. 어릴 때 이 책을 읽었다는 메일이 오면 정말 신기해요.
한번은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 선생님께 연락이 왔었어요. 학교 학생들과 정기적으로 독서토론을 하는데 이번에 이 책이 선정되었기에 아이들이 작가에게 쓴 편지에 답장을 해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어요.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바로 직접 가겠다 연락을 하고 아이들 간식을 준비해서 학교에 방문을 했는데 학교에 플래카드까지 걸어놓고 아이들이 환영해주더라고요. 그땐 정말 뿌듯했죠. 그 아이들과는 지금까지도 SNS 친구로 있으면서 자주 연락도 해요.
Q. 라디오 방송에서는 어떤 제품을 기준으로 선정하여 소개하시나요?
제가 제조사 컨설팅을 자주 하고 있는데, 요즘 소비자들은 ‘이거 완전 별로네’ 혹은 ‘이걸 누가 사’ 등등 제품을 너무 쉽게 평가하는 것 같아요. 저도 한때는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죠. 그런데 실제로 제조사를 한번이라도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들어본다면 그런 얘기를 못 하겠더라고요. 우리가 볼 때는 정말 쓸모 없는 제품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이 하나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돈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거잖아요. 세상에 실패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 이후로 나에게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누군가는 필요한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고 그 ‘누군가’를 찾아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품을 볼 때 단순히 필요 있다/없다를 떠나 이 제품은 누구를 타겟으로 했는지, 기능과 디자인 가격, 성능이 잘 융합되었는지를 보고 ‘이런 분들에겐 필요할 것 같다’고 얘기를 해요.
Q. 방송을 떠나 개인적으로 제품 리뷰나 칼럼 등의 일도 의뢰가 많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정말 엄청나게 들어왔었죠. 같이 사업을 하자는 의뢰도 있었어요. 하지만 칼럼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욕심이나 상업적인 것에 물들다 보면 그 본질이 퇴색되고 결국 나를 옭아맬 것 같은 생각에 전부 거절했어요. 돈을 받고 리뷰를 하거나 칼럼을 쓰는 것은 일체 하지 말자는 것이 저 나름대로의 신조거든요. 양심의 가책도 될 것 같고요.

Q. 여행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너무 좋아하죠. 시간 날 때마다 자주 나가는 편이에요. 저는 여행을 가면 가장 먼저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가는데요. 우리나라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을 편의점에 가져다 놓잖아요. 그처럼 각 나라의 편의점에 가보면 그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쉽게 알 수 있어요.
외국엔 슈퍼마켓의 요리하는 코너만 가도 엄청나게 다양한 아이템이 있어요. 그 중 하나가 (책에도 소개했었지만) 라자냐 레시피가 담긴 책인데요. 책 자체가 밀가루로 되어있어서 한 장 한 장 넘기며 지시한 대로 한 뒤 그 책을 통째로 오븐에 넣어 구워내면 라자냐가 되어 나와요! 그 책은 어디서 팔 것 같으세요? 서점 안에 냉장고를 비치해 놓고 그 안에 넣어둬요.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자연스러운 것들이 너무나 많거든요. 이런 것들을 소개할 필요가 있죠. 개인적으로도 생활 속에 숨어있는 아이디어 제품에 관심이 많고요. 대단한 기술이 들어가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디자인이 달라졌다거나 재미있는 위트가 들어가있고 아이디어가 섞여 새롭게 변모한 제품에 감동을 받고 많이 찾는 편이에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주방용품 중에도 기막힌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며 무언가를 잔뜩 내온 조현경 대표. 화난 엄마 디자인의 오븐 스팀 소독기, 딸기 꼭지 제거기, 레몬즙 스프레이, 씹던 껌 모양의 와인 마커, 와인 마개 등등. 평소 그냥 스쳐 지났을 다양한 아이템들의 쓰임새와 그에 담긴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자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금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런 그녀의 마음을 홀린 브랜드는 무엇일까?
Q. 평소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시나요?
자기만의 색깔이나 문화를 잘 나타내는 브랜드를 좋아해요. 코카콜라, 애플, 레고 같은 브랜드요. 특히 코카콜라는 따지고 보면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나쁜 것이지만 그들은 Happy Factory라 해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기업이라고 홍보를 해요. 알면서도 속게 되지만 그들이 제공하는 즐거움을 싫어할 수 없죠. 그리고 평소에 일본의 핫한 브랜드 중 하나인 ‘사카이’ 스타일을 좋아하기에 항상 일본에 가면 도큐핸즈와 100엔샵, 그리고 사카이는 꼭 들러요.
Q. 그러고 보니 지금 손목에 차고 계신 것도…
맞아요. 이번에 애플과 콜라보를 해서 애플워치 스트랩을 만들었어요. 평소 제가 좋아하던 두 브랜드가 콜라보를 한다고 하니 얼마나 좋았겠어요. 몇 날 며칠을 벼르고 있다가 청담동 분더샵에 들어왔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달려가서 샀어요. 너무 기쁜 마음에 개인 SNS에 올렸는데 전혀 알지도 못하는 홍콩 분에게 대신 구매해달라는 부탁이 왔어요. 고민이 되긴 했지만 얼마나 가지고 싶었으면 누군지도 모르는 저에게까지 부탁을 했을까 싶어서 구매해준 적도 있네요.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잠도 못 잘 정도로 불안한 그 마음을 잘 알기에 도와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뱅앤올룹슨도 좋아해요. 모르는 사람들은 이걸 보면 조명인줄 아는 분들도 계신데요.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쓰다듬으면서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특히 제일 좋더라고요. 이웃 분들에게 폐가 될까 거의 조용히 틀어두는 것이 아쉽죠.
그녀는 잠시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는 듯싶더니 무엇이 생각난 듯 방으로 들어가 또 무언가를 양손 가득 들고 나오며 말을 이었다.
저는 딱 봤을 때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제품을 좋아해요. 그래서 표정이 있는 것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스마일리나 플레이노모어, 안야 힌드마치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전 무엇 한가지에 꽂히면 거기서 파생되는 브랜드까지도 전부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고 사게 되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캐릭터도 상당히 좋아하는데요. 브라이스, 베어브릭, 테디베어 등등 각종 인형들을 사모으죠. 꺼내지도 못하고 박스에 쌓여있는 인형의 양도 엄청나요.

마지막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적절하게 융합된 제품들을 좋아해요. 로그인디 회사 이름의 뜻도 아날로그 인 디지털이에요. 즉, 디지털 속에 아날로그 감성을 담자는 게 모토죠.
어찌 보면 디지털이 추구하는 것은 아날로그처럼 보이는 것인 것 같아요. 카메라도 고도화될수록 필름처럼 찍은 느낌을 내려 노력하잖아요. 무미건조하고 삭막한 디지털과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이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커피도 늘 드립으로 마셔요. 직접 손으로 갈아서 마시는 그 느낌이 참 좋죠. 같은 맥락에서 사진이나 그림 등의 작품도 좋아하고요.

Q. 얼리어답터 사이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얼리어답터 사이트가 변해가는 과정을 다 봐왔어요. 그렇기에 더 애착도 있고 얼리어답터가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그 명맥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에요. 무엇보다, 거만하면서 삐딱한 시선의 글들이 많은 요즘임에도 얼리어답터는 기업을 응원하고 긍정적인 글들이 많아서 참 좋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얼리어답터라는 분야가 정해져 있는 공식이 없이 각자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고민하기에 창의력에 대해 열려있는 분야란 생각을 해요. 다른 분야는 틀에 갇혀 최신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 부분을 한번씩 깨뜨려주는 것을 얼리어답터 사이트와 수많은 얼리어답터가 해야 할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려면 다양한 방면의 제품들을 일관성이 없다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막 던져주어야 해요. 생활용품은 물론 주방용품, 유아용품까지도요. 사람들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얼리어답터 대표님께도 의중을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바로 ‘어린이 얼리어답터 아카데미’예요. 아이들의 말랑말랑한 창의력을 분수처럼 터뜨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강의를 위해 초등학교에도 자주 방문하는데 가보면 어른들과 아이들의 반응이 하늘과 땅 차이예요. 그리고 아이들의 생각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고 좋아요. 아이들을 모아놓고 어떤 특정 아이템을 보여주었을 때 그 물건의 원래 목적을 이야기 하지 않고 단순히 무엇에 쓰는 물건일지 질문을 던지면 아이들의 입에서는 정말 기발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와요. 정답을 알려준 후 왜 만들었을 지를 물으면 또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죠. 이런 게 창의력 교육 아니겠어요?
거기서 더 나아가 아이들은 어떤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은지 물어보면서 기획도 배울 수 있고, 누구에게 팔 것인지를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마케팅까지 접목시켜 배울 수 있고요. 물론, 강의를 마치고 난 후엔 몸이 힘들지만 정말 뿌듯하고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어린이 얼리어답터 아카데미를 만들어볼 계획입니다.
한 회사의 대표로, 라디오 방송인으로, 작가이자 작사가로, 또 강사로 엄청나게 바쁜 스케쥴을 원더우먼처럼 척척 소화해낼 수 있는 것은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던 그녀의 밝은 에너지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절로 흥이 나는 사람. 바로 조현경 대표가 아닐까?
인터뷰를 마치며 일어서는 에디터 일행에게 마지막으로 그녀가 웃으며 건넨 말은 하루 종일 긴 여운을 남기기 충분했다.
전 가끔 지인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요. ‘지금’ 가장 중요한 사람은 그 순간에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이라고. 슈퍼에서 물건을 살 때라면 계산하는 사람이, 직장이라면 나와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겠죠. 함께 있는 상대방이 즐거워야 나도 즐겁잖아요. 그래서 제 메일 서명에도 늘 들어있고 누군가를 만나면 상대방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숨 쉴 때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