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은 크게 커널형과 오픈형으로 분류를 하지만 헤드폰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세밀하게 분류되는 편이다. 수 많은 헤드폰을 사용, 분석해 온 입장으로는 제품의 소리가 어떤가에 집중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이 어떤 식으로 헤드폰을 사용할지 깊게 생각해보길 권하겠다. 현재의 생활상을 머리 속에 그려보고 이동 경로와 주변 환경에 헤드폰을 맞춰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계획적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보는 순간 딱 끌리는 헤드폰이 있다. 아니면 용케도 직접 들어볼 기회가 있어서 소리에 끌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초보자들을 위해  아주 직관적인 분류를 해봤다. 가격대는 4만원에서 14만원까지 가는데, 5만원 미만으로도 번들 벗어나기가 가능한 이어폰과 달리 헤드폰은 비용 투자가 필수적이다. 소리를 조금이라도 따진다면 헤드폰 입문에서부터 10만원대 주변으로 시작하기 바란다.

다음의 헤드폰 제품들은 모두 아웃도어 환경에 적합하며 비교적 크기가 작아서 휴대가 용이하며 사용이 편리한 것으로 골라보았다. 당연히, 모두 본인이 직접 사용해본 제품들을 기준으로 선택했다.

※ 참고
온 이어 헤드폰 – 헤드폰 유닛을 귀 위에 올려 두는 타입. 작고 세련된 디자인이 많지만 장시간 청취시 귀가 아플 수 있다.
오버 이어 헤드폰 – 헤드폰 유닛이 귀를 완전히 덮는 타입. 유닛이 커서 좀 부담되지만 착용감은 좋다. 

 

1. 파나소닉(Panasonic) RP-HTX7 (4~5만원대)

Panasonic-RP-HTX7

이 물건이 출시된지 벌써 몇 년이나 됐지만 하도 많이 팔려서 계속 생산과 수입이 이어지는 중이다. 일단 외모를 보라. 레트로, 빈티지 디자인 코드를 갖고 있으며 파스텔톤의 다양한 컬러는 특히 여심을 휘어잡는 유혹이다. 마치 항공기용 헤드셋의 디자인을 닮은 생김새는 한마디로 젊다. 물론 머리가 지나치게 크지 않으며 얼굴선이 날렵해서 단무지도 썰 듯한 사람이 착용하면 더 멋지게 보인다. 가격이 무척 저렴하며 생활용으로 편하게 쓰기에 좋다. 단, 사운드는 그저 평범하다. 그래도 안심하시라. 음악을 못 들을 지경은 아니다.

 

2. 더 하우스오브 말리,  포지티브 바이브레이션(Positive Vibration) (8만원대)

Marley_Positive-Vibration

이어폰도 그랬지만 더 하우스 오브 말리 헤드폰도 추천 할 수 밖에 없다. 저가형에서는 그만큼 말리가 독보적이다. 3종의 말리 헤드폰 중에 첫 번째 추천하는 이 제품 역시 레트로 헤드폰 디자인이다. 그러나 다른 헤드폰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색채와 패턴이다. 화려한 외모지만 금속 소재의 스피커 하우징과 가죽 이어패드, 패브릭을 덧씌운 헤드밴드 덕분에 싸구려처럼 보이지 않는다. 소리는 고음이 완만하게 낮춰진 중저음형으로 특히 중음역이 두드러지는 편이라서 보컬 중심의 음악을 많이 듣는다면 선택해볼만 하겠다. 밀폐형이라서 소리가 밖으로 새지 않고 외부 소음의 차단도 꽤 되는 편이다.

 

3. 더 하우스오브 말리, 하램비(Harambe_OE) (8만원대)

Marley_Harambe

이 제품은 머리가 작은 여성 또는 청소년을 위해 만들어졌다. 작은 스피커와 얇은 헤드밴드로 휴대가 매우 편리하며 가벼운 무게 덕분에 자주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미니어처’ 같이 디자인된 하램비지만 소리는 제법 중저음이 강하게 나오는 편이다. 단, 소리가 밖으로 새며 외부 소음 차단도 잘 되지 않는 편이므로 주변 소리를 들으며 활동해야 할 때 쓰면 좋다.

 

4. 더 하우스오브 말리, 리버레이트(Liberate) (14만원대)

Marley_Liberate

이어패드가 귓바퀴 위로 올라오는 ‘온 이어(On-Ear)’ 타입의 헤드폰이다. 이 제품의 형님으로 ‘오버 이어(Over-Ear)’ 타입의 리버레이트 XL도 있는데 가격이 더 비싸서 일단 제외했다. 직접 보면 제품 디자인에서 깊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우드 소재의 하우징에 다양한 컬러의 패브릭 코팅을 했으며 알루미늄 헤드밴드에는 원형의 구멍을 크게 뚫어서 통풍과 디자인 특징을 모두 확보한다. 저음의 힘이 좋지만 말리 헤드폰치고는 제법 균형이 맞는 편이다. 위의 2개 제품보다는 고.중음역이 선명해서 사운드 퀄리티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하겠다. 밀폐형이라서 아웃도어 사용에 좋다. 앞서 소개한 3개의 말리 헤드폰들은 헤드밴드 길이가 짧은 편이므로 자신의 머리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제품을 고르시라.

 

5. 마샬(Marshall) 메이저(Major) (13만원대)

Marshall-Major

기타 앰프에 그려진 마샬 로고는 락의 상징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다만 이 헤드폰은 마샬에서 100% 개발한 것은 아니다. 타 회사 제품을 가져와서 소리와 디자인을 바꾼 제품이다. 그러나 머리에 쓰는 순간 락 스피릿이 주변으로 발산되는 듯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온 이어 타입이고, 밀폐형이라서 편리하게 쓸 수 있으며, 좌우 스피커를 헤드밴드 안쪽으로 접는 폴딩이 가능하다. 소리는 락에 최적화되어서 고음이 꽤 거칠고 중저음이 든든하게 나오는 편이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 크기가 좀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관심을 갖기 바란다.

 

6. 스컬캔디(Skullcandy) 내비게이터(Navigator) (1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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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밴 선글라스를 닮은 디자인의 온 이어 타입 헤드폰이다. 이 제품도 폴딩이 되는데, 접어놓고 살펴보면 진짜 선글라스 같은 모습이다. 블링블링한 액세서리를 좋아한다면 한 방에 꽂힐 듯한 어반 디자인의 헤드폰이라고 하겠다. 이 제품의 형님뻘인 에비에이터라는 제품이 있는데 그 소리가 상당히 샤프한 고음 + 중저음이었던 반면 내비게이터의 소리는 안정된 고음과 든든한 중저음으로 되어 있다. 즉 더 많은 음악 장르를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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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  생긴 것과는 상관없이 사운드와 실용성 위주의 헤드폰 3개

패션 액세서리로 쓸 수 있는 헤드폰을 소개한 것은 좋은데,  마음의 상처를 입은 남자들이 있을 것이다. 괜찮다. 머리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두뇌 용적이 훌륭하다는 뜻! 생긴 거 멋진 헤드폰 따위 필요 없다는 여러분을 위해 사운드와 실용성이 좋은 헤드폰도 3개 찾아보았다. 그리고 생긴 게 딱히 평범한 것도 아니다. 그저 덜 튄다는 것 뿐.

 

7. 젠하이저(Sennheiser) PX200-II (6만원대)

Sennheiser-PX200-II

작게 접히며 밀폐형이고 소리까지 아주 좋은 미니 헤드폰을 찾는다면 PX200만한 것도 없다. 너무도 인기가 좋아서 2탄까지 나온 게 PX200-II다. 초창기에는 10만원이 넘었지만 지금은 6만원대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온 이어 타입이기 때문에 겨울철 귀마개로 쓸 수는 없지만 밸런스가 뛰어나며 상상 이상의 고해상도 사운드를 들려준다. 은근히 외부 소음 차단도 해주고 소리가 밖으로 새지도 않아서 출퇴근용으로도 훌륭하다.

 

8. AKG K450 (8만원대)

AKG-K450

K450은 PX200-II와 정면대결하는 폴딩 디자인의 밀폐형 미니 헤드폰이다. 다른 것은 디자인과 소리인데,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밝은 남색이며 저음이 굉장히 강하다. 그러니까, 고음과 중음의 해상도가 높고 밸런스가 좋은데 저음만 유난히 크게 강조된 소리다. PX200-II의 소리는 조용한 실내에서 들을 때는 밸런스형이고 밖에서 들을 때는 저음이 조금 약하게 들리는데, K450의 소리는 밖에 들을 때 뛰어난 밸런스를 보여주며 조용한 실내에서는 저음 폭발을 체험하게 해준다.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하되, 힙합을 즐겨듣는다면 K450으로 딱 방향을 잡아도 된다.

 

9. 소니(Sony) MDR-10RC (13만원대)

Sony-MDR-10RC

MDR-10R과 유사한 소리를 들려주되 크기를 대폭 줄이고 폴딩까지 적용한 헤드폰이 MDR-10RC다. 물론 가격도 보다 저렴하다. 10R보다는 중저음이 강한 편이며 고음 자극이 적은 소리다. 또한 소니 헤드폰 답게 차분하고 단정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그러나 PX200-II, K450보다 소리의 인상이 더욱 깊다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중요한 체크 포인트는 이 헤드폰의 소리가 PX200-II와 K450의 중간 지점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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