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컨텐츠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영상 컨텐츠 제작에 관련된 액세서리 시장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셀디(Seldi) 역시 이 분류에 속하는 제품. 셀디는 몇 개의 부품을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촬영을 돕는 아이템이다.
KITAS 2016에 다녀오면서 누가 액션캠을 목에 걸고 다니기에, ‘특이한 액세서리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제품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와디즈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성공적으로 모금을 마칠 예정이라는 소식. 그리고 눈앞에 놓인 셀디를 보고 조금은 달리 보게 됐다. 1인 컨텐츠 제작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쓸 수 있는 셀디를 펀딩이 끝나기 전 직접 살펴봤다.
장점
– 다양한 형태로 바꿔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다.
–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
단점
– 형태를 바꾸는 데까지 배워야 할 내용이 많다.
– 아주 살짝 부끄럽다.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쓰는 거라고요?
셀디가 도착했다. 검은색 패키지 상자에 간단한 설명서를 동봉한 채였다. 셀디는 셀디 본체와 액션캠 등을 연결할 수 있는 마운트, 볼헤드 등이 별도 부품으로 들어있다.
셀디 본체를 살펴보는 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연결해보기도 하고, 저렇게 연결해보기도 했다. 간단한 설명서도 조립까지 끝낸 사진의 나열에 가까워 처음 조립하는 데 애를 먹었다. 반으로 접히는 셀디 본체의 한쪽은 육면체 모양의 공간이 있다. 여기에 각 부품을 나사로 연결해 쓸 수 있다.
현재 따로 살 수 있는 부품은 스태빌라이저와 스마트폰과 액션캠 마운트 부분이다. 부품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조립 방법은 복잡해진다. 부품이 어디에 쓰이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익히는 데도 시간이 제법 걸렸다. 좀 더 자세한 설명서의 부재가 아쉽다. 익숙해진 후엔 제품을 응용해 다른 이용 방법을 찾을 수 있겠으나 제품을 처음 접한 사람에겐 너무 어려운 주문이 아닌가 싶다.
셀디 제대로 활용하기 BEST 3
셀디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설명서를 바탕으로 직접 촬영에 도전해봤다. 응용하기에 따라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지만, 모든 추가 액세서리를 이용해 가장 쓸 만한 기능 세 가지만 추려봤다.
거치대
반으로 접히고, 또 유선형의 모양이라 잘 서지 않을 것 같으나 셀디는 뜻밖에 단단하게 선다. DSLR 카메라는 무리겠지만 컴팩트 카메라나 액션캠, 스마트폰을 놓기엔 충분하다. 다리 부분에도 조임을 조절하는 나사가 있어 이를 단단히 조이면 카메라 무게 때문에 무너지거나 하지 않는다. 모든 마운트는 표준 삼각대 마운트이므로 셀디에 다른 마운트를 연결하지 않고 개인이 갖고 있는 볼헤드나, 아니면 바로 카메라와 연결할 수도 있다.
각도를 조금 더 조절하면 무게 중심이 낮아서 안정적으로 세울 수 있다. 대신 마운트를 연결할 수 있는 부분도 같이 뒤로 젖혀지므로 각도 조절을 유연히 하기 위해선 셀디 볼헤드 마운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셀디가 목에 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인 만큼, 다른 물체에도 효과적으로 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문 모서리나 문고리, 혹은 어디에 잠시 걸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어디든지 걸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특한 앵글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어디에 연결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촬영할 수 있다. 셀디를 삼각대로 이용하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단점인데, 이때는 모노포드 등을 셀디와 연결해 높낮이를 줄일 수 있다. 단, 모노포드와 셀디를 연결하면 무게 중심이 그만큼 높아져 가벼운 카메라를 연결하지 않고선 쉽게 쓰러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스태빌라이저
스태빌라이저는 동영상을 찍을 때, 손떨림을 막아줘 한층 부드러운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해주는 액세서리다. 고가형 제품은 모터를 이용한 짐벌을 쓸 수 있고, 저가형 제품은 무게 중심을 맞춘 후, 이 균형을 이용해 손떨림을 막는다. 셀디는 이 중에서 후자에 속한다. 무게 중심을 맞춰 카메라의 흔들림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따로 살 수 있는 스태빌라이저용 손잡이와 볼헤드, 그리고 나사를 연결하면 셀디는 스태빌라이저로 재탄생한다. 스태빌라이저를 많이 활용해본 바가 없어 처음에 셀디를 조립할 때 가장 애먹었던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볼헤드를 손잡이 부분에 연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이리저리 조합해보면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설명서의 부재가 한층 아쉬운 부분. 더군다나 다른 사진과 달리 스태빌라이저는 두 부품이 섞여 있는 바람에 제품을 쓰기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셀디의 자체의 무게를 이용한 스태빌라이저로 액션캠 이상의 무게를 갖췄다면 무게 중심을 맞출 수가 없다. 따라서 셀디에 매달 수 있는 별도의 무게추를 달아줘야 한다. 셀디는 빨래집게에 물건을 달아 고정하는 방식 등을 추천하나 양쪽에 무게를 고르게 분산해야 하므로 쉬운 일은 아니다. 무게추를 위한 액세서리가 따로 나오거나 혹은 액션캠의 손 떨림을 방지하는 정도로만 쓰는 게 좋겠다.
스태빌라이저 기능을 활용할 때는 볼헤드를 살짝 느슨하게 두는 게 포인트. 세게 조여버리면 손떨림이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그리고 손떨림을 완벽하게 줄여주는 만능 기기가 아니므로 여전히 조심히 동영상을 촬영해야 한다. 그래도 한결 손떨림이 줄어들었다.
1인칭 시점 영상 촬영
셀디를 처음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이 1인칭 시점에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여태까지 1인칭 시점 동영상은 헬멧 위에 부착하거나 체스트 마운트를 이용해 가슴팍에, 혹은 안경 옆에 카메라를 부착하기도 했다. 그러나 헬맷 위에 부착하면 시점이 너무 위로 떠버리고, 안경에 부착하면 착용자에게 부담이 크고 위치상 큰 카메라를 활용할 수 없어 영상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나마 체스트 마운트를 이용해 가슴팍에 붙이는 게 좋은데, 시점이 살짝 아래로 처지는 문제와 촬영되는 화면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셀디는 목에 거는 방식으로 촬영 기기의 뒷면을 볼 수 있으면서 가슴보다 조금 위 시점에서 촬영할 수 있어 한결 1인칭 시점으로 촬영할 때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착용해본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화면을 충분히 볼 수 있는 거리라 동영상을 촬영할 때 촬영하는 화면을 직접 볼 수 있다. 살짝 내려다보는 시점에선 알맞은 정도라 책상위에서 하는 활동을 촬영하기에 적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무게 중심. 무게 중심이 자연스럽게 셀디를 반으로 접을 수 있는 부분에 집중된다. 그래서 촬영하다 보면 이 부분이 눌리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가슴에 무게가 실리므로 호흡에 따라 화면이 흔들릴 수도 있다. 어떠한 상황이 펼쳐져도 숨을 몰아쉬지 않고 고른 호흡이 필요하다. 그리고 위아래와 달리 양옆으로 시점을 움직일 때 흔들림에 취약한 점도 아쉽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셀디에 포함된 어깨띠를 이용해 단단히 부착하면 된다. 셀디에 있는 띠 연결 부분에 띠를 넣고 흔히 찍찍이라고 부르는 벨크로 테이프로 붙이면 고정할 수 있다.

하나의 기기로 여러 액세서리를 대체한다는 셀디의 아이디어는 뛰어나다. 그러나 훌륭히 기존 액세서리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금 고민해볼 듯하다. 여러 액세서리를 대체할 용도 쓰기엔 뭔가 석연치 못한 기분이 남는다. 돈을 들여 성능이 좋은 액세서리를 이고 지고 다닐 것인가, 돈을 절약하면서 성능이 애매한 액세서리 하나만 들고 다닐 것인가. 선택의 문제라고 하기엔 먼저 이야기해야 할 많은 문제가 남았다.
하지만 액세서리가 부족한 일부 액션캠 이용자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액세서리가 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점이 셀디가 크라우드 펀딩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 셀디는 아직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에서 모금 중이다. 사고 싶다면 여기를 확인하자.
사세요
– 부족한 액세서리가 아쉬웠던 액션캠 이용자
– 다양한 화각에서 영상 콘텐츠를 촬영하고 싶으신 분
사지 마세요
– 하나를 찍어도 훌륭한 촬영 결과물을 기대하시는 분
– 액세서리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완성도 높은 명품을 추구하시는 분
아이디어의 참신함 |
활용성 |
기능의 완성도 |
다소 애매한 가격 |
7.0 |
갖고 싶은 애매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