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꿈을 품고 살아간다. 비록 현실과 마주하면서 꿈을 잠시 접어야 하거나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많지만 분명 꿈은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며, 희망을 주는 매력적인 존재다.

 

남찬우 대표님02

얼리어답터 네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인 남찬우 대표는 이런 자신의 꿈을 위해 얼마 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사실 그의 이력은 많은 이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매우 화려하다. 9년간 네이버에서 근무하며 네이버 UX, 디자인센터의 센터장을 지냈고 현대카드 인하우스 디자인센터에서 UX디자인 총괄 디렉터로 있었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독특한 알림 메시지로 여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현대카드 웨더’ 앱 역시 그의 작품이다. 그런 그가 대기업의 문을 당당히 박차고 나와 자신의 꿈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남찬우 대표님22

브런트(BRUNT)라는 이름의 회사를 통해 ‘더 좋은 경험을 만드는 일’에 앞장 서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그를 얼리어답터가 만났다.

 

 

남찬우 대표님01

Q. 먼저, 브런트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브런트는 예술적 디자인 감성과 창조성을 나타내는 브러시(Brush)와 페인트(Paint), 현대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세가지 단어들을 조합하여 만든 이름입니다. 말 그대로 기술과 디자인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막론하는 End to End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예요. 알고 보면 우리 생활 속에도 익숙함에 당연시 되고 있는 불편함이 많은데요. 기술과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들로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자 하는 마음에 설립하게 됐습니다.

 

남찬우 대표님07

가장 기본적인 키워드는 IoT(사물인터넷)이지만 브런트의 본질은 ‘더 좋은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단순히 기술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생활에 편리함을 도모하는 테크리빙(Technology + Living)제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할 예정입니다.

사실 IoT로만 놓고 본다면 이미 국내에서도 여러 통신사에서 스마트홈이나 IoT 서비스를 하고 있잖아요. 하지만 앞으로 이보다 더 실생활에 가까운 IoT 제품들이 만들어진다면 기술만 가진 회사보다 고객들의 니즈를 더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이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있는 리빙 분야의 업체들이 더 우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직접적인 체험에서 비롯된 경험’을 매우 우선시 하는 편이기에 이케아나 무인양품, 카사미아 같은 리빙회사들이 IoT를 받아들인다면 어떤 회사로 변할지, 이를 그려보고 그런 회사를 만들려 하죠.

 

 

남찬우 대표님08

Q. 언제부터 새로운 사업에 대한 구상을 하신 건가요?

제가 계속 해오던 것이 인터넷, IT, 디자인, UX 같은 분야인데요. 오래 일을 하다 보니 점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이 느껴졌어요. 단순히 디자인이나 기술만으로는 부족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다 문득, 이 모두를 아우르는 제품들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구상은 한 1년전쯤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회사를 만들어 시작한 건 이제 6개월 정도 되었네요.

 

 

남찬우 대표님05

Q. 브런트 창업에 영향을 미친 아이템들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평소 제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에서 영감을 얻곤 하는데요. 특히 오랜 시간이 흘러도 디자인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 Timeless Classic한 것들을 선호합니다.

 

1. PIXAR - ToyStory
1. PIXAR – ToyStory

그 중 첫 번째가 픽사(Pixar)라는 회사입니다. 설립된 지 벌써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아요. 매번 작품이 나올 때마다 실패하지 않고 스스로의 기록을 갱신해나가는, 정말 ‘믿고 본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회사죠.

저는 픽사의 본질은 3D 기술이 아닌 스토리 그 자체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술과 기술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저도 어떤 제품을 기획하거나 디자인할 때 픽사가 내세우는 가치와 작품에서 큰 영감을 받습니다. 특히 토이스토리는 지금까지도 많은 교훈을 받고 있는 작품이에요. 팬으로서 관련 피규어도 매우 좋아합니다.

 

2. Fisher 800C 진공관 인티앰프
2. Fisher 800C 진공관 인티앰프

반세기 전의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피셔(Fisher) 800C 진공관 인티앰프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디지털 기기인 블루투스 리시버를 붙여서 사용하는데요. 순수 아날로그 기기인 진공관과 교접시키는 것이 디지털 기기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날로그 디자인을 품은 브런트의 제품들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3. 파네라이 시계
3. 파네라이 시계

매일 몸에 지니고 있는 파네라이 시계도 같은 맥락이에요. 현대 시대에는 대량생산에 맞춰 무난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이 미덕처럼 되어버렸는데요. 파네라이는 화려한 유행을 따르지 않으면서 언제나 브랜드만의 스타일과 개성을 지키는 제품입니다. 진정한 명품의 첫 번째 조건은 ‘불변성’이라 생각하기에 좋아하는 브랜드예요.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이 진짜 좋은 제품 아닌가요?

 

4. 1962 Ferrari Lusso GT @Flickr.com
4. 1962 Ferrari Lusso GT @Flickr.com
5. Jielde 조명
5. Jielde 조명
6. Brompton Bike @Brompton.com
6. Brompton Bike @Brompton.com

계속 비슷한 것 같기는 한데, 제 드림카이기도 한 1962년 페라리 루소 GT 클래식카나 지엘드(Jielde) 조명, 브롬톤 자전거 역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같은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좋아하는 아이템들이에요. 현재의 흐름에 맞게 재해석 되기도 하지만 그 디자인의 본질은 변하지 않으며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이런 Timeless한 클래식 디자인 제품들은 저에게 잔잔한 감동과 무한한 영감을 주죠.

 

7. iMac 1세대
7. iMac 1세대

대부분의 브랜드는 큰 마켓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가능한 Mass 마켓을 대상으로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데요. 애플은 PC 시장의 95%를 IBM이 장악하고 있던 시절, 아이맥을 선보여 사람들이 열광하는 아이템으로 브랜딩에 성공했습니다. 애플을 다시 PC 시장의 대세로 돌려세운 상징적인 아이템이죠. 결론적으로는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브랜드로 Mass화 되었고요.

 

8. Gibson Les Paul
8. Gibson Les Paul
9. Leica
9. Leica

깁슨 레스폴(Gibson Les Paul)과 라이카(Leica)도 비슷합니다. 모든 타겟을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특정 타겟에게 꼭 가지고 싶은 Must Have 아이템으로서 확실한 포지셔닝을 한 대표적인 브랜드죠. 브런트의 초기 서비스 전략이나 디자인에 대해서 고민할 때 떠올리게 되는 아이템이기도 해요.

 

10. 현대카드 날씨앱
10. 현대카드 날씨 앱

제가 참여했던 현대카드 날씨 앱은 이미 포화된 날씨 서비스 시장에서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해준 아이템이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평범한 아이템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려 할 때 대부분 무엇(What)을 할 지에만 집중하곤 하는데요. 무엇(What) 보다는 어떻게(How)가 더 중요합니다. 현대카드 앱은 이 어떻게(How)의 관점에서 여러 실험을 통해 완성된 대표적인 예고요.

 

11. 츠타야 T사이트 (다이칸야마) @Flickr.com
11. 츠타야 T사이트(다이칸야마) @Flickr.com

츠타야 T사이트(다이칸야마)도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곳입니다. 서점이지만 단순히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닌, 음식을 먹고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까지도 의미 있게 설계를 해둔 공간이죠. 개인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예인 것 같습니다.

 

12. Citix60 여행책 시리즈 @victionary.com
12. Citix60 여행책 시리즈 @victionary.com

마지막으로 Citix60이라는 여행 책자도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이미 엄청나게 쏟아져 나와있는 여행가이드 중에서 정보의 관점보다는 영감의 관점에서 풀어낸 방식(How)이 좋아 보여 모든 시리즈를 구입한 아이템입니다.

 

남찬우 대표님11

사실 흔하고 평범하다는 것은 이미 그 수요가 검증되었다는 뜻이 되기도 하잖아요. 개인적으로 ‘그렇게 수요가 검증된 시장에서 꼭 무엇 (What) 자체를 다르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항상 하고 있기에 이런 제품들을 더 눈여겨보게 되는 것 같네요.

 

 

남찬우 대표님27

40대의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평소 60년대 제품을 좋아한다는 그답게 사무실 곳곳에서도 클래식한 아이템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남찬우 대표님13

특히 카메라는 다양한 필름카메라들을 수집하고 있다고 하는데, 역시 좋아하는 아이템 얘기를 할 때에는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그였다. 자신의 꿈을 쫓아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 순간을 진심으로 즐기고 늘 회사만을 생각하며 고민하는 남찬우 대표. 대기업을 버리고 대표라는 막중한 자리에 서 있는 것을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남찬우 대표님06

Q. 지금의 길을 택하신 것을 후회하지는 않나요?

벌써 후회한다면 시작하지도 않았겠죠. (웃음) 사실 네이버나 현대카드 모두 정말 좋은 회사였고 저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된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일이라는 것은 타이밍이 있고 그 일만의 반경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 일은 대기업이라는 곳에 몸담고 있는 반경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고, 더 나이가 들면 할 수 없겠다 생각이 들었고요. 물론 하루 아침에 쉽게 결정한 것은 아니니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죠!

 

 

꿈을 향한 경주를 시작한 브런트 (BRUNT)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찾아내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제품을 만들려는 브런트는 가장 먼저 전기 사용에 대한 불편함을 찾았다. ‘전기가 있는 곳으로 사람과 제품이 이동하여 사용하고, 공간에 제약이 있으면 멀티탭 등으로 연장해 사용한다’는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규칙 속에도 존재하는 불편함. 이를 해결하고자 브런트는 ‘보다 나은 전기 사용 경험’이라는 주제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남찬우 대표님03

전기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했고 별도의 이용료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스마트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으로 모든 사물을 컨트롤하고 이용패턴을 분석하며, 사물이 스스로 학습하고 행동하게 도와주는 지능형 IoT 운영서버 플랫폼을 구축했고, 직관적으로 제품들을 제어할 수 있는 브런트 모바일 앱을 만들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브런트는 이미 새로운 도전의 경주에서 출발선을 박차고 힘차게 뛰어올랐다. 첫 아이템인 ‘브런트 플러그’가 출시된 것.

 

남찬우 대표님28

IoT 기술이 들어간 브런트 플러그는 브런트 앱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전자 제품의 전원을 켜거나 끌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다. 반듯한 직육면체의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이는데 단순히 제품의 전원을 제어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기 사용량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사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에는 전원코드를 뽑아둔 것처럼 대기 전력을 차단해주기에 에너지 낭비까지 막을 수 있는 착한 아이템.

현재 출시기념 특가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집안 곳곳을 스마트하게 바꿔보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Tech Living Company, 브런트

브런트는 ‘더 나은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불편함을 개선한 일반 리빙 제품과 IoT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제품 등을 꾸준히 만들어나갈 예정이기에 스스로를 Tech Living Company로 정의하고 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점차 생활의 질을 바꿔놓을 회사를 만들겠다는 그의 말에 자신이 넘쳤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인 만큼 우리 일상 곳곳에서 브런트의 이름이 들리기를 기대해본다.

 

남찬우 대표님30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할 제품들을 쏙쏙 골라 소개하는 친절한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