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벗어난 큰 화면에 대한 갈망. 좁은 방에 대형 TV까지는 못 놔도, 저렴한 프로젝터를 하나 놓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할 때. 손바닥만한 것부터 꽤 큼직한 녀석까지, 뭘 사야 할지 모른다면 일단 가격 대비 성능과 입소문을 따져 보고 하나를 추려야겠죠. 가격이 아주 저렴한 프로젝터인 UC46을 써봤습니다. 5~6만원 정도면 구할 수 있는 제품이죠.
장점
– 가격이 저렴하다.
– 가격을 생각하면 화질이 의외로 괜찮다.
– 가격을 생각하면 다양한 연결 방식과 무선 연결이 너무 감사히 느껴진다.
단점
– 소음이 시끄럽다.
– 주변이 후끈해진다.
– 색감이 조금 왜곡된다.
– 인터페이스에 한글이 나오지 않는다.
이 가격에 이 정도면 그럴싸한데?
UC46 프로젝터의 겉은 매트한 느낌의 무광 재질 플라스틱입니다. 비록 내실은 없어보이는 텅 빈 듯한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져 오지만, 뭐 어떻습니까. 프로젝터가 화면만 잘 나오기만 하면 되죠. 어쨌든 나름 디자인적으로 밋밋함을 피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연결은 아주 쉽습니다. 전원 케이블을 꽂고 버튼만 누르면 되죠. 기본 메뉴는 마치 90년대 게임잡지 부록 CD의 Autorun.exe 인터페이스를 떠올리게 만드는데요. 영화, 사진, 음악, 텍스트 4가지의 큰 메뉴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시스템 메뉴에서 한글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파일 이름 또한 한글이 있다면 싹 무시하고 빈칸으로 출력해주며, 텍스트 문서는 알 수 없는 한자어로 가득해지죠.
생각지도 않았던 리모컨도 있습니다. 애매하게도 본체 뒷면의 적외선 센서에 정확히 조준해야 조작이 잘 됩니다. 항상 프로젝터의 뒤쪽에 있어야 편하다는 이야기가 되죠.
영상을 보는 다양한 방법
영상을 담은 USB, SD카드 등을 UC46에 바로 꽂아서 바로 감상할 수 있는 점은 굉장히 편합니다. 영화도 코덱에 따라 다르지만 웬만한 확장자는 전부 재생시킵니다. 단 자막 파일은 인식하지 못하죠. 물론 VGA, HDMI, AV 입력 단자를 사용해서 기기와 직접적인 연결도 가능합니다. HDMI 케이블이 있다면 노트북의 화면을 크게도 볼 수 있고, TV도 연동되죠. AV로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도 기본적으로 들어있어서 콘솔 게임기나 기타 등등의 플레이어에서 화면 출력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미러링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편리합니다. DLNA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연결하면, 화면을 프로젝터로 크게 출력해서 볼 수 있죠. 스마트폰과 동일한 화면이 그대로 나오니 프로젝터 자체의 재생 코덱이나 자막이 안 나오는 걱정 따위도 할 필요가 없고요. QR코드로 AP 설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등, 프로젝터를 Wi-Fi에 연결하는 과정도 어렵지 않습니다.
화면은 쨍쨍 영상미는 반짝?
최대 130인치의 화면까지 크게 볼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제 방의 벽 하나 정도는 화면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크기죠. 그런데 색감이 좀 희한합니다. 전체적으로 화면에 붉은끼가 조금 강조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사람의 피부가 조금 더 붉게 보이고, 파란색은 조금 더 새파랗게 보입니다. 세밀한 조정 메뉴가 있어서 색감 변화를 설정할 수 있긴 하지만 그닥 쓸모 있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프로젝터가 다들 그렇지만 이 녀석도 밝은 곳에서 크게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이 가격에 1200루멘의 밝기를 가졌으니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써야할 것 같습니다. 낮이라서 밝다면, 창문에 커튼 하나만 달아주면 끝나는 일이니까요. 저녁에는 불만 켜지 않으면 충분히 쨍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고 말이죠.
다이얼로 쉽게 조절하는 포커스와 키스톤 기능 덕분에 프로젝터 각도에 따른 화면 왜곡을 줄일 수 있는 점도 편리했습니다. 기대치를 크게 갖지 않으면 충분히 볼만합니다.
본체에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는데 출력 자체는 괜찮은 수준이지만 음질 자체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소리와 사실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입니다. 별도로 스피커가 있다면 3.5mm 오디오 단자에 꼭 연결해서 듣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너는 왜 여름에 찾아와서…
꼭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UC46은 구동 시 소음이 꽤 심하고 발열이 상당합니다. 겨울에 리뷰를 했었다면 방 안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점 때문에 칭찬을 하고 싶었겠지만, 지금처럼 푹푹 찌는 날씨에 더운 바람이 너무도 세차게 나오는 탓에 방 안이 금방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은 조금 불쾌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가격 그 이상을 충분히 하는 프로젝터
가격은 5~6만원대입니다. 프로젝터 제품들 중에서는 거의 최저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생각보다 세심한 기능까지 담긴 점이 놀랍고 작은 방 안에서 충분히 쓸만한 느낌이었습니다. 화질 자체로 감동을 느끼기엔 조금 부족했지만 퀄리티를 따지지 않고 단순히 큰 화면으로 즐길 준비가 되었다면, 프로젝터를 처음 사려고 할 때 반드시 고려할 만한 녀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캠핑 등을 다니면서 실내 보다는 밖에서 자주 쓸 생각이라면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작은 크기의 다른 제품들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방에서 대충 틀어놓기에는 충분한, 가격이 모든 걸 용서해주는 제품입니다.
제품 스펙
– 해상도 : 800 x 480
– 밝기 : 1200루멘
– 명암비 : 800:1
– 램프 : LED
– 램프 수명 : 약 20000시간
– 렌즈 : f=125
– 프로젝션 적정 거리 : 1.07m ~ 3.8m
– 프로젝션 화면 사이즈 : 34 ~ 130인치
– 화면비율 : 4:3 / 16:9
– 키스톤 : ±15°
– 컬러 : 16.7M
– 파워 서플라이 : 100-240V 50/60Hz
– 전원 : 55W
– 무선 연결 : Wi-Fi 2.4G
– 입력 단자 : USB / SD / AV / HDMI / VGA / IR(리모컨)
– 출력 : 3.5mm 이어폰 단자
– 부피 : 201mm x 153mm x 67.5mm
– 무게 : 약 1.1kg
사세요
– 화질은 별로 상관 없고 큰 화면으로 영상을 보고 싶다면
– USB나 SD카드에 영상을 담아 편하게 보고 싶다면
사지 마세요
– 고화질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고르고 있다면
– 캠핑 등 휴대하면서 즐기고 싶다면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기어베스트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선명한 영상 |
애매하게 왜곡된 색감 |
가격의 위대함 |
밝은 환경과의 궁합 |
6.2 |
가격이 모든 걸 용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