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군대 시절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그때만해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수단은 내무실마다 하나씩 있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전부였습니다. (사스가 나이가…)
카세트 테이프라는 매체의 한계도 있겠지만 들을 수 있는 음악도 말년 손끝에 달렸습니다.
덕분에 저는 s#arp을 싫어하게 됐죠. (지금은 해체한 s#arp 분들께 개인적인 감정은 없습니다.)

MAX-FI M4 (2)

지금은 IPTV의 음악 채널을 이용한다고 하지만 MP3 플레이어를 몰래 짱박아 놓은 장병도 충분히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어폰으로 혼자서만 감상하나요? 좋은 건 나눠야죠.
만약 블루투스 스피커가 필요하다면 맥스파이 M4(MAX-PI M4)가 어떨까 싶네요.

장점
– 함부로 다뤄도 될 것만 같다.
– 아무데서나 사용해도 될 것만 같다.
단점
– 출력과 저음이 약하다.
– 물 속에 넣어보고 싶어진다.

 

은폐엄폐가 용이

MAX-FI M4 (4)

일단 컬러부터 합격입니다. 오렌지와 그린 컬러도 있기는 하지만 리뷰에 사용된 모델은 밀리터리 모델이거든요.
은폐엄폐를 위해 카모플라쥬 패턴이 적용된 전투복과 동일합니다.

MAX-FI M4 (3)

왠지 쓸데 없이 묵직할 것 같지만 156g이라는 의외의 가벼운 무게를 지니고 있습니다. 건빵 주머니나 야상 주머니에 넣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죠.
크기 역시 81x81x45mm로 군복무 중인 대한민국의 건강한 20대 남성이라면 충분히 한 손으로 움켜쥘 수 있는 정도입니다.

 

FM과 뺀질이

MAX-FI M4 (1)

맥스파이 M4의 다른 이름은 오마커 M4(Omaker M4)입니다. 아마존에서 아웃도어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제품이라고 하는데요.
아웃도어라니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군대에서는 하루하루가 아웃도어 서바이벌이죠.

MAX-FI M4 (10)

잘 나가는 아웃도어 블루투스 스피커이기도 하고, 보기에도 꽤나 견고해 보여
혹시 미국 국방부 내구성 테스트 규격인 MIL-STD-810를 통과하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모의 수류탄처럼 투척하거나 연병장에 마구 굴리는 수준이 아닌 충격 정도는 버텨줄 것 같네요.

MAX-FI M4 (9)

방진/방수 성능은 IP54 등급입니다. 생활방수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본격적인 밀리터리라면 수중 침투도 가능해야 할 텐데 살짝 어중간합니다.
그래도 주 1회 미싱하우스나 간만의 온수샤워 중이라면 충분히 사용 가능합니다.
뼛속까지 FM일 것 같지만 뺀질거리는 구석도 있는 녀석이라 할 수 있죠.

 

전우애로 굳게 단결한다

MAX-FI M4 (11)

넉넉한 사용 시간은 빼놓을 수 없는 만족스러운 부분인데요.
크기에 비해 대용량인 1500mAh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어 12시간 재생이 가능합니다. 수시로 충전할 수 없는 국군 장병을 배려하는 모습이죠.
훈련 중 쉽지는 않겠지만 A형 또는 D형 텐트 속에서 음악과 함께 할 수도 있습니다.
4박 5일의 고된 훈련이라도 그 순간만큼은 캠핑 분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없던 전우애도 쌓을 수 있겠죠.

MAX-FI M4 (5)

뭉툭하지만 직관적인 버튼도 편리합니다. 혹한기 훈련 중 두툼한 장갑을 끼고 있어도 전원 온/오프가 가능하죠.
주의할 점은 기도비닉을 지키는 겁니다. 전원을 끌 때는 그리 거슬리지 않지만 켤 때는 꽤 높은 음이 발생하거든요.
군기교육대 입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멸공의 횃불 아래 목숨을 건다

MAX-FI M4 (8)

이제 들어봐야겠습니다. 군인에게도 취향은 있으니까요.
‘최후의 5분’, ‘멸공의 횃불’과 같은 군가 위주로 들어보려 했지만 그만두겠습니다. 군인이 사랑해 마지 않는 음악 위주로 선곡해 봤는데요.
사실 어떤 음악이냐를 떠나 소형 블루투스 스피커는 대체적으로 한계가 존재합니다.
현저하게 부족한 저음과 일정 이상의 볼륨일 때의 특유의 답답함 등이죠.

MAX-FI M4 (6)

맥스파이 M4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돌 음악의 경우 침상에 가만히 앉아서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비트가 강한 편인데요. 맥스파이는 저음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
트와이스의 ‘OOH-AHH하게’가 정말 우아하게 들리죠. 여자친구의 칼군무만큼이나 곡을 꽉 채우고 있는 ‘시간을 달려서’의 베이스 라인도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MAX-FI M4 (7)

반면 저음이 약해서인지 모든 곡들이 좀 더 상큼하게 느껴지는 반전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돌 음악이 더 아이돌다워진다고 할까요? 가사도 오히려 확실하게 들립니다.
프로듀스 101의 소녀들이 때창하는 ‘픽미픽미픽미업픽미픽미픽미업픽미픽미픽미픽미픽미픽미픽미업’ 가사도 혀가 꼬이지 않고 따라 할 수 있을 수준이죠.

최대 출력이 3W에 불과해 볼륨을 최대로 키워도 그리 크게 들리지 않습니다.
내무실 하나는 커버할 수 있지만 소란스러운 점호 전 청소 시간에 BGM을 깔아주기는 부족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침낭에 누워 잠들기 전 소근거리는 아이돌의 상큼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에는 적절하죠.

 

MAX-FI M4 (12)

맥스파이 M4는 온라인 최저가 42,500원에 판매 중입니다. 요즘 병장 월급이 대략 20만원이니, 한 달에 만원 정도만 모아도 충분합니다.
이왕이면 전역 기념으로 후임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멋진 예비역이 되면 어떨까요? 전역하면 당분간 카모 패턴 따위는 꼴도 보기 싫어질 테니까.

 

제품 스펙

– 크기 : 81 x 81 x 45mm
– 무게 : 156g
– 최대 출력 : 3W
– 주파수 : 100Hz – 20KHz
– 감도 : 50Db
– 무선 통신 거리 : 10m
– AUX : 3.5mm
– 통화 기능 : 지원(마이크 내장)
– 배터리 : 1500mAh 리튬 배터리
– 사용 시간 : 최대 12시간
– 블루투스 : 블루투스 4.0 EDR/+EDR/LE

 

사세요
– 군인이라면 (짱박을 자신이 있다면)
– 카모 패턴 마니아
– 튼튼하고 생활 방수까지 되는 저렴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찾는 분
사지 마세요
– 군인이라면 (군기교육대 입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어쨌든 좋은 음질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찾는 분
풀숲에 던져놓으면 못 찾을 수 있는 디자인
군장 결속도 가능해 보이는 휴대성
2년을 버티는 야상 수준의 내구성
준비태세부터 복귀행군까지 버티는 배터리
모든 음악이 상큼해지는 반전의 저음
고르다 사다 쓰다 사이에 존재하는 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