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 차례 소개해드렸던 적이 있는 이어폰. 패기 있는 저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궁금하게 했던 그 물건. 무려 ‘우퍼 이어폰’입니다. 아무리 저음이 강조된 이어폰이라도 그렇지, 대체 어느 정도길래 이런 이름을 붙인 걸까요?
장점
– 경험해보지 못한 저음
– 유용한 액세서리
단점
– 답답한 소리
– 두통 유발
‘듀얼스(Duals) 3D 우퍼 이어폰’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커널형 이어폰인데요. 패브릭 재질처럼 생긴 케이블은 사실 난연성 소재로 코팅된 케블라 재질입니다. 탄력이 좋고 잘 꼬이지 않아서 편하지만 먼지가 잘 묻네요.
듀얼스 이어폰은 2가지입니다. 일반형인 ‘T3’와 조금 더 저음이 풍성한 고급형 ‘T3 Pro’가 있죠. 저렴한 가격이지만 구성품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T3 Pro’에 들어있던 이 키링 파우치는 카드지갑으로도 제격이었습니다. 여름을 대비한 필수 액세서리죠.
리모콘에는 비록 볼륨 조절 버튼이 없지만 노래를 재생하고 트랙을 넘길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 전화 통화 정도는 기본이죠.
가볍고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로 착용감도 편했습니다. 터치노이즈가 좀 있는 편이라 밖에서 돌아다니며 듣는다면 클립이 필수입니다. 이제 음악을 제대로 들어볼까요.
아이폰 6s 기본 음악 어플로 들었습니다.
고급형 ‘T3 Pro’로 들었습니다. 저음이 뭉툭해지면서 웅웅거리는 울림이 고음을 집어 먹기 시작합니다. 소리의 여백이란 여백은 이 중저음이 몽땅 꽉꽉 채워버리는 느낌이 드네요. 하지만 아직은 들을만합니다. 저는 부스트 된 저음을 좋아하니까요.
하지만 뇌까지 진동시키는 듯한 엄청난 저음 부스트에 귀가 화들짝 놀랐습니다. 소중한 귀를 위해 이퀄라이저를 적용해보기로 했습니다.
– Bass Booster : 베이스를 더 강조해버리는 음장입니다. 한 순간에 3천원짜리 이어폰으로 만들어버리는 뭉툭함, 답답함이 느껴지죠. 이건 하지 마세요. 토할 거 같아요.
– Bass Reducer : 저음이 많이 줄고(줄어도 양이 많습니다.) 목소리와 공간감이 조금 되살아납니다. 그나마 이어폰의 특징도 살리면서 들을만했던 음장입니다.
– Treble Booster : 목소리를 가렸던 저음 부분은 줄어들고 날카로움이 강조됩니다. 롹을 들을 때 다이내믹함을 살려주는 듯한 느낌입니다.
고음질 음원 플레이어로 들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듣고 다니는 DAP, 코원 플레뉴 D로 들어봤습니다. 일단 아무런 음장도 적용시키지 않고 들어도 저음의 울림이 엄청납니다. 방 안의 2.1 채널 스피커로 들을 때 우퍼 볼륨 최대치로 느껴지는 진동의 울림, 울림을 넘어선 떨림이 느껴지네요. 그렇다면 고음이 강조된 음장으로 들을 때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맞으면서 훨씬 듣기 좋지 않을까요?
– Classic : 머리 아프게 울려대는 부분을 잡아주고 목소리를 앞세워줍니다. 이제서야 좀 밸런스가 맞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저음은 저 밑에서 꿈틀 꿈틀대고 새파랗게 날카로워진 고음이 부담스럽지만 그나마 평범하게 듣고 싶다면 적절합니다.
– Wide : 고음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음장이라 묻혀있던 날카로움이 생기지만 상쾌해지지는 않습니다. 메탈을 들을 때 그나마 좀 숨이 쉬어집니다.
– Feel the Wind : 고음을 강조하는 와중에 전체적으로 양념을 더 칩니다. 노래 본연의 음질이고 뭐고 그냥 다이내믹하고 신나는 감상을 원할 때 제격입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래와 같이 저음을 강조하는 음장으로는 절대 들으면 안됩니다.
– BBE Mach3Bass : 야외 행사 무대 대형 스피커 바로 앞에 서있는 느낌. 걸그룹 오마이걸의 ‘Closer’같이 신비롭고 몽환적인 노래도 단숨에 대형 클럽 BGM으로 만들어버립니다. 피로를 유발하는 부담스러움과 신남이 공존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지만 한 곡을 완전히 듣기가 힘들어집니다.
– X-Bass : 그 스피커 앞에서 귓구멍 집중 공략 타이 마사지를 받는 느낌입니다. 웅-웅-거리며 들렸던 저음이 진동으로 바뀌면서 귓속을 실제로 때리기 시작합니다. 이쯤 되면 귀가 위험해질 것 같습니다.
귀를 진짜 때립니다.
듀얼스 이어폰의 BT(Bone Technology)라는 기술은 피부와 연골 등의 진동을 통해 우퍼의 저음을 느끼게 해주는 건데요. 제가 들어보니 여태껏 들었던 저음 강조형 제품과는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볼륨을 조금만 키워도 이어폰이 몸을 부르르 떠는 것을 피부로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강도가 너무 세서 저음을 좋아하는 저조차도 이퀄라이저로 저음부를 줄이지 않고는 오래 듣기가 힘들었습니다.
2.1채널 스피커의 우퍼를 귀에 가까이 댈 때 그 느낌

일단 T3 Pro는 엄청난 저음을 느낄 수 있는 이어폰입니다. 단단한 느낌의 저음이 아니라 뱃고동 소리처럼 울리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춘 느낌입니다. 저음계의 MSG라고도 생각되는데, 비록 전체적인 소리가 청아하진 않아도 진짜 우퍼의 울림을 느낄 수 있어서 이상하게 자꾸 흥미가 가는 이어폰이었습니다(예시1 : 이 노래를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 헉 / 예시2 : 그렇다면 이런 노래는 어떨까 → 헉).
일반형인 T3 역시 이런 우퍼의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T3 Pro에 비해서는 그나마 평범했습니다. 둘 중에 고른다면 차라리 T3 Pro로 거대한 울림을 느끼는 쪽이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 덧붙이자면 음악 감상보다는 영화를 볼 때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007 시리즈가 있겠네요.
듀얼스 우퍼 이어폰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에서 많은 관심을 받으며 펀딩 목표 금액 달성에도 성공했습니다. T3는 현재 3만원대, T3 Pro는 5만원대로 펀딩이 가능하네요. 음악의 청명함과는 상관 없이 풍성하고 거대한 베이스가 좋다면 재미로라도 들어볼 만한 이어폰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평소에 ‘베이스 음은 도대체 뭐지? 어떻게 듣는 거지?’ 라고 생각했던 분이라면 충격 요법을 동원해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겠습니다.
제품 스펙
[T3 Pro]
– 임피던스 : 10ohms±15% at 1.0KHz
– 주파수 대역
SPK : 20Hz ~ 20KHz
VIB : 50Hz ~ 16KHz
– 감도
SPK : 108dB±3dB at 1.0KHz / 0.14V
VIB : 79dB±4dB at 80Hz / 0.14V
– Vibration Woofer Level : 80Hz±6Hz
– Rated Voltage : 2mW(0.141Vrms) at 1.0KHz
– Max. Voltage : 15mW(0.387Vrms) at 1.0KHz
– 마이크 : 내장
– 코드 길이 : 1.2m
– 구성품 : T3 Pro 본체, 키 링 파우치, 태그, 튜닝 스티커, 이어팁
[T3]
– 임피던스 : 10ohms±15% at 1.0KHz
– 주파수 대역
SPK : 20Hz ~ 20KHz
VIB : 50Hz ~ 16KHz
– 감도
SPK : 108dB±3dB at 1.0KHz / 0.14V
VIB : 79dB±4dB at 120Hz / 0.14V
– Vibration Woofer Level : 120Hz±6Hz
– Rated Voltage : 2mW(0.141Vrms) at 1.0KHz
– Max. Voltage : 15mW(0.387Vrms) at 1.0KHz
– 마이크 : 내장
– 코드 길이 : 1.2m
– 구성품 : T3 본체, 파우치, 태그, 튜닝 스티커, 이어팁
사세요
– 이어폰 진동으로 귀 마사지를 하는 신기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 액션 영화를 볼 때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 노래에서 베이스 음을 잘 구분하지 못해 궁금했었다면
사지 마세요
– 맑고 깨끗한 음질을 좋아한다면
– 평소에 볼륨을 크게 하고 듣는 편이라면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디메이커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디자인 |
베이스의 미칠듯한 울림과 박력 |
영화 감상 시 몰입감 증대 |
상쾌함 |
6.2 |
플레이하는 순간 클럽 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