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꿀 아이디어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얼리어답터! 그 결실이 이제 서서히 눈에 보여지고 있습니다. 지난 번 처음으로 받았던 제품 ‘넥스트드라이브 플러그’를 시작으로 이번에 두 번째 제품이 도착했죠.

 

xkey air 25 bluetooth keyboard from cme team (1)

이번에 도착한 DHL 택배의 모습! 해외에서 오는 택배는 역시 두 배로 설렙니다.

 

xkey air 25 bluetooth keyboard from cme team (2)

PC나 모바일에 붙여 연주를 할 수 있는 키보드, ‘엑스키 에어 25(Xkey Air 25)’입니다. 애플 무선 키보드를 떠올리게 하는 유사한 패키지네요. 옵션으로 붙였던 캐링 케이스도 같이 왔습니다.

 

완성되어 가는 콜렉션

xkey air 25 bluetooth keyboard from cme team (3)

이렇게 두 번째 제품이 도착하면서 콜렉션이 서서히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번 엑스키 에어 25는 세 번째로 펀딩했던 물건이네요. 상당히 오래됐죠?

 

이 녀석은 무엇인가?

xkey air 25 bluetooth keyboard from cme team (4)

이름처럼 25개의 건반이 있어서 2옥타브를 한 번에 커버할 수 있는 포터블 키보드입니다. 실제 피아노와 같은 건반 너비와 크기가 강점이죠. 아이패드 개러지밴드에서 화면을 두드리고 있기가 영 어색했다면, 대체품으로 훌륭합니다. 구성품은 본체와 설명서, 마이크로 USB 케이블입니다. 본체 배터리를 충전할 때도 쓰고, 컴퓨터나 태블릿에 연결하면 엑스키 에어 25의 펌웨어도 업데이트 할 수 있죠.

 

xkey air 25 bluetooth keyboard from cme team (5)

왼쪽에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버튼이 있습니다. 옥타브와 피치를 조절하거나 서스테인 효과도 줄 수 있습니다. PC나 모바일 기기와의 USB 연결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로 무선 연결이 가능해 케이블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이죠. 무게도 약 650g으로 키보드라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가볍고 2cm도 안되는 두께라 가방에 넣고 다니기 괜찮습니다. 배터리도 10시간 정도는 버티고요. 에어라는 이름값을 합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몸

xkey air 25 bluetooth keyboard from cme team (6)

사실 엑스키 에어 25를 펀딩한 이후 한 달에 한 번 꼴로 업체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투자해줘서 감사하다며 아이패드용 유료 어플 프로모션 코드를 주기도 하고, 예정보다 배송이 늦어지자 핑계를 대기도 했는데요. 핑계라 해서 소비자를 열받게 만드는 건 아니었고, 기술적으로 더 좋은 키보드를 만들기 위한 자신들의 노력 사항을 충분히 적어 설득력 있게 전달해줬습니다. 한 번은 중국 공장에서 일어난 산사태 때문에 생산에 차질을 빚어 일정이 딜레이 되기도 했다네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랬으면 정말 화가 났겠지만, 저희는 제품을 샀다기 보다 미래에 투자해서 좋은 물건의 탄생을 지켜보는 입장이니까 충분히 기다림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걸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메일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수취 주소를 잘못 입력했었다는 걸 깨달았죠(이는 DHL측에서 친절하고 빠른 안내로 쉽게 해결이 됐습니다). 마지막 관문은 관세였습니다. 무선 통신 장비라 그랬을까요? 159달러(약 19만5천원)의 제품 가격 외에도 관세 1만9천원 정도를 추가로 인천 세관에 납부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최종 7개월만에 받은 소중한 물건입니다.

 

들을 땐 좋았는데…

xkey air 25 bluetooth keyboard from cme team (7)

음악을 좋아하고 더 뛰어난 음질을 찾아 헤매는 데는 익숙했지만 막상 키보드를 받으니 처음엔 블루투스 연결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 내에서 관련 소프트웨어 또는 어플을 설치하고 그 안에서 연결을 해야 되는데, 그저 블루투스 설정에서 기기 검색만 하고 있었으니…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요…

xkey air 25 bluetooth keyboard from cme team (8)

그렇게 아이패드에서 개러지밴드를 켜고 열심히 건반을 눌렀습니다. 실제 피아노의 키감은 전혀 아니지만 나름대로 클릭의 느낌이 확실하고 부드러웠습니다. 누를 때 강약을 조절할 수도 있어서 왠지 제대로 연주자가 된 듯한 착각도 들었죠. 코드는 커녕 악보의 콩나물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저였지만 초딩 시절 멜로디언으로 음악 선생님께 칭찬 받았던 전력을 떠올려 러블리즈의 ‘Ah-Choo’ 피아노 인트로라도 열심히 따라해봤습니다.

 

달랑 2개의 옥타브로는 어림도 없는 음역 때문인지, 노래 자체가 어려워서 그런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한 손으로 서스테인 유지하랴, 옥타브 바꾸랴 그러다 보면 웬만한 연습량으로는 어림도 없죠. 이거 아무나 갖고 놀만 한 기기가 아닙니다. 옆 통로에 계신 피아노 경력 10년 이상의 P씨는 여유롭게 자유 연주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확실히 음악에 대한 초급자 이상의 지식과 애정이 필요해야 200%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채점

– 제품은 얼마나 창의적인가 : 40점
엑스키 에어 자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품이라기보다, 포터블 키보드로서의 높은 완성도와 휴대성을 갖춘 물건입니다. 무선 블루투스 연결도 사용의 편리함에 일조했습니다.
– 기다림은 아깝지 않았는가? : 20점
불가항력적인 상황들로 인해 예상보다 많이 미뤄졌죠. 업체의 지속적인 이메일 관리를 받으며 기다리긴 했지만, 막상 받고 보니 제대로 된 연주 목적의 키보드라는 건 역시 부담스럽습니다.
– 투자 금액은 적절했는가? : 70점
음악 작업을 위한 장비가 대체로 비싼 걸 생각하면, 총 투자 금액 22만원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태블릿이 없어도 PC와 연결해 쓸 수 있고요.
– 제품은 미래에 도움이 될 것 같은가? : 50점
굳이 이 ‘에어’ 제품이 아니더라도 엑스키라는 뮤직 키보드 자체는 훌륭한 키보드입니다!

 

xkey air 25 bluetooth keyboard from cme team (9)

피아노 연주 경력 10년 이상의 내부 직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반응은 정작 시큰둥.
액츄얼 사이즈 건반임에도 휴대하기 좋다는 메리트는
어디서나 음악적 창작욕을 불태울 사람을 위한 것.
아이패드 액정으로 연주하는 게 힘들었다면 적절한 제품!

 

엑스키 에어를 더 잘 쓸 것 같은 분들
– 평소에 개러지 밴드로 뚝딱뚝딱 음악을 자주 만드는 분
– 언제든지 악상이 떠오르면 건반으로 재빨리 구현하고픈 분
– 밴드 내의 키보디스트

 

찾아보니 인터넷 몰에서도 엑스키를 판매하긴 합니다. 블루투스가 되는 ‘에어’ 모델이 아니라 케이블을 직접 연결하는 모델인데, 가격은 좀 더 저렴합니다. 굳이 무선이 필요 없고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뭔가 만들며 연주하고 싶다면 그런 것들로 시작해봐도 좋겠습니다. 그러다 더욱 화려한 기교로 창작욕을 불태우겠다면 건반이 37개나 들어있는 엑스키 37을 목표로 하는 거죠. 저는 일단 창작보다는 감상과 비평에 더 집중하면서 다음 펀딩 제품을 기다려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