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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어답터 직원이 뭘 샀는지 그냥 한 번 살펴보는 ‘취/향/저/격/의 비밀’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저의 경험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저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그 흔한 블루투스 스피커 하나 없네요. 그래서 사봤습니다.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 2015년 최신형(小米蓝牙音箱)입니다.

 


이걸 왜 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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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블루투스 스피커를 하나 가져야겠단 생각은 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사려니 자주 쓰진 않는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요즘 집에 나스(NAS)를 업그레이드하고 드라마를 자주 봅니다.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보는데 본체의 스피커는 맹맹하고 이어폰은 끼우기 싫을 때,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지르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비싼 건 필요 없고, 그냥 작고 짱짱한 녀석이면 되는데. 그런 와중에 샤오미가 생각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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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잘 알려진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는 대략 이 2종류입니다. 모두 2만원 초반대의 자비로운 가격에 음질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평가가 괜찮은 편이죠. 저도 왼쪽에 있는 큐브박스 스피커를 들어봤는데, 가격에 비해서는 적당한 저음과 나름 깨끗한 고음을 내주는 게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새로 나온 게 있더라고요.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 3로 통칭되고 있는 제품입니다. 앞면의 구멍이 뚫린 생김새가 다르고, 몸통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어서 훨씬 업그레이드 된 녀석이죠. 중국 내 출시 가격은 199위안(약 3만6천원), 저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49,900원에 샀습니다. 색깔은 골드. 은은한 샴페인 골드네요.

 

특징은 뭐가 있나?

xiaomi bluetooth speaker 3 (4)1. 디자인이 깔끔하다.
구멍이 뚫린 패턴을 그라데이션처럼 처리하고 싶었나 봅니다. 나쁘진 않지만, 예전처럼 깔끔하게 줄 맞춰서 뚫어줬다면 더 예쁘지 않았을까 생각도 됩니다. 그래도 이 알루미늄 몸체는 흔한 나사 하나도 없이 통짜로 되어 있습니다. 옆면으로 스피커와 버튼들을 우겨 넣었죠. 잘 만들었습니다.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만질 때마다 너무 차가워서 깜짝 놀라긴 하지만요.

그리고 이건 별 거 아니지만 MI 로고가 미세하게 오른쪽 정렬 되어 있는데 이게 너무 거슬립니다. 제대로 정렬을 다시 해주고 싶네요. 제가 약간의 직업병이 있어서… 홈페이지 사진에는 분명히 정 가운데에 있었는데… 제 물건이 잘못됐나보네요… 뭐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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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UX 단자가 있다.
이전 버전은 이 구멍이 없었습니다. 이 모델에 새로 생겼죠! 그래서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고음질 플레이어로도 음악을 틀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저번에 샀던 코원 플레뉴 D말이죠! 고음질 Flac 파일을 이런 자그마한 스피커에서 듣고 음질을 느끼며 헉헉 댄다기보단, 가끔은 이어폰에서 벗어나 스피커로 틀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아주 유용합니다. 하지만 다른 웬만한 스피커들처럼 AUX 케이블 따위는 안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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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이크로 SD카드 슬롯이 있다.
스피커에 왠 메모리 슬롯? 이라고 생각했지만 없는 거 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여기에 음악 파일이 담긴 마이크로 SD카드를 꽂으면 노래가 나오죠. 조작은 볼륨 버튼을 길게 눌러서요. 셔플 재생 그런 거 없고 그냥 폴더에 담긴 이름대로 차례차례 나옵니다.

혹시나 Flac이나 m4a같은 포맷도 알아차리는지 궁금해서 넣어봤지만, 역시나 오로지 MP3 파일만 틀어줍니다. 32GB까지만 인식하니 집 안에 남는 메모리 카드 하나에 노래 좀 넣어서 갖고 다니면 종종 틀 일이 있겠죠. 아, 그런데 꽂을 때는 조심하세요. 손톱으로 누르다 메모리가 푱 튕겨나갔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한 두번이!

 

써보니 좋은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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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음질, 2가지입니다. 구멍 뚫린 모양은 뭐 그렇다 쳐도 깔끔한 몸매가 참 보기 좋네요. 무엇보다 소리가 정말 대단합니다. 더 대단한 스피커들도 많지만, 이 녀석은 가격보다 20% 정도는 더 만족스러운 음질이었습니다. 샤오미 스피커 1세대보다 훨씬 소리가 깊었습니다. 음이 뭉치지 않고 꽤 맑게 나오기도 하고요. 고음 부분은 청량하진 않지만 준수한 깔끔함을 들려주고, 저음은 사정없이 두들깁니다. 바닥에 뉘어놓거나 몸을 손으로 만지면 부르르르 진동이 느껴지는데 이게 제법 느낌이 좋습니다. 제가 뭐 그런 걸 느끼고 좋아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요…

샤오미 헤드폰과 피스톤 이어폰 그리고 하이브리드 인이어를 들을 때마다 느꼈지만, 상쾌한 고음쪽보다는 괜히 시비를 거는 건달들처럼 공격적이고 무자비한 저음이 샤오미의 음질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 녀석은 특히 그렇죠. 제 몸을 혹사시키는 듯 덜덜 떨면서까지 저음을 내기 위해 용쓰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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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다니기도 부담 없는 적당한 크기와 270g의 무게도 만족스럽습니다. 가방에 넣으면 감쪽같죠. 날카로운 모서리가 다른 물건을 괴롭힐까봐 걱정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럴 염려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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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드라운 파우치도 함께 들어있으니까요! 보조배터리 실리콘 케이스를 살 때처럼 다른 물건이 다칠까 조마조마하게 가방에 모실 필요가 없죠. 그리고 이 파우치, 나름 스키니 사이즈입니다.

 

그렇다면 아쉬운 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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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블루투스 페어링, 그리고 배터리 잔량을 중국어 목소리로 읽어주는 게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여자 목소리가 나오는데 예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게 문제… 고등학교 때 중국어 공부 열심히 할 걸 그랬어요.

어쨌든 블루투스 연결을 시도하면 ‘줌바파이뚸이(?)’, 연결이 다 되면 ‘이퐈이뚸이(?)’라고 말해줍니다. 연결이야 버튼 테두리의 불빛을 보고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배터리 잔량은… 결국 사진처럼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알아내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것도 한 두번이지… 어차피 배터리도 6~8시간 정도로 오래 가니까 크게 신경 안 쓰고 듣고 있습니다.

 

보너스, 이 스피커에 캡 잘 어울리는 노래 5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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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ele – Hello
    우선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 3는 사이다처럼 한없이 청량한 느낌의 노래보다는 걸쭉한 목소리를 가진 여가수의 블루지한 음악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아델이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묵직하게 외치는 ‘Hello’를 들어보니 온탕에 들어간 할아버지처럼 탄성이 절로 나왔죠.
  2. 빅마마 – 날아오르다
    소울 가득한 탄탄한 느낌의 목소리로 결연한 듯 노래하는 ‘날아오르다’를 들었습니다. 풍부하게 표현되는 현악기의 소리와 함께 구슬픈 목소리가 심금을 울리네요.
  3. Sam Brown – Stop
    궁극의 섹시 송이죠.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 3로 틀면 촉촉, 축축, 끈적한 목소리로 농염한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합니다. 갖고 다니다가 연인과 함께 있을 때 틀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진짜 좋을지는 잘 몰라요.
  4. The Screentones – Alone in the dark
    바로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OST 메인 테마입니다. 연주곡이죠. 쓸쓸한 듯, 한 편으론 개구진 듯 한 음 한 음 짚어가는 기타 위로 깊은 색소폰 소리가 참 차지게 들립니다. 왠지… 배가 고파지네요. 컴퓨터로 영상만 볼 때는 몰랐는데, 이 음악 상당히 맛있습니다. 우마이!
  5. 2Cellos – Shape of my heart
    Shape of my heart, 듀엣 첼로리스트 투첼로스가 커버한 버전. 이 스피커는 첼로처럼 묵직한 소리도 잘 냅니다. 첼로가 우는 듯 흐느끼는 느낌이 이렇게 작은 스피커에서 잘 나는 게 신기합니다.

 

제품 스펙

– 크기 : 168 X 58 X 24.5 mm
– 무게 : 270g
– 색상 : 골드, 블루, 핑크
– 최대 출력 : 3W × 2 (4Ω, THD <1 %)
– 주파수 응답(-10dB) : 85Hz – 20KHz
– 스피커 : Φ36mm, 드라이버 X 2
– 채널 : 2
– 블루투스 : V4.0
– 통화 기능 : 지원(마이크 내장)
– 메모리 슬롯 : Micro SD 최대 32GB 장착 가능
– 배터리 : 3.8V 1500mAh 일체형
– 사용 시간 : 약 8시간 (65dBA / 1m, 일상적인 대화 수준의 볼륨 유지 시)
– 충전 시간 : 약 2.5시간
– 전원 : USB 5V 2A
– 중국 내 출시가 : 199위안(약 3만6천원)
– 각종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 : 약 5만2천원(공급업체 차액 1만6천원 꼴)

 

결론 :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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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밋밋한 블루투스 스피커는 끌리지 않는다면.
–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 1을 살까, 2를 살까, 3를 살까 고민중이라면.
– 저음을 너무나 좋아한다면.
– 재즈풍이나 블루지한 여성 보컬의 곡을 즐겨 듣는다면.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