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를 위한 크리스마스 광삭, 미드 솔루션 1편 보러가기

 

12월 26일 (토) 박싱데이, 선물은 셀프!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을 애인도 친구도 없다면 스스로에게 선물을 줍시다. 크리스마스에 주말 2연타라고 슬퍼할 여유도 우리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사랑을 하고 싶다고요? 외로움이 지겹다고요? 걱정마시라! 여러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달달한 미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니터가 흐릿한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ㅠㅠ)

울지마, 울면 지는 거야.
울지마, 울면 지는 거야.

 

마이크 앤 몰리
날씬한 것들만 사랑하란 법 있나

‘멜리사 맥카시’의 러브 스토리
‘멜리사 맥카시’의 러브 스토리

선남선녀들만 사랑을 한답니까?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여배우 중 하나인 ‘멜리사 맥카시’의 출세작인 시트콤, ‘마이크 앤 몰리(Mike & Molly)’를 소개합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몰리’와 경관인 ‘마이크’가 비만 모임에서 우연히 만나 커플짓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시트콤 팬이라면 익히 알고 계실 ‘다르마와 그렉’, ‘두 남자와 1/2’, ‘빅뱅이론’ 등을 창조한 ‘척 로리’가 총괄 제작했으니 ‘품질은 일단 보증!’ 아니겠습니까? 매회마다 재치있는 대사와 멜리사 맥카시의 공인된 코미디 연기 덕에 폭소가 끊이지 않습니다.

몰리 양의 섹시 댄스 감상하고 가실게요.
몰리 양의 섹시 댄스 감상하고 가실게요.

마이크와 몰리의 연애담도 재밌지만 두 연인의 가족들이 만들어내는 코미디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몰리쪽에는 쿨한 엄마 ‘조이스’와 약간 맹하지만 착한 파티걸 여동생 ‘빅토리아’가, 마이크 쪽엔 아들에게 집착하는 퉁명스러운 엄마 ‘페기’가 있습니다. 척 로리의 시트콤에는 어쩐지 아버지는 잘 안보이더라고요.

서로 다른 개성의 몰리네 세 모녀
서로 다른 개성의 몰리네 세 모녀

마이크의 파트너 ‘칼’도 살짝 약한 마이크 쪽의 코미디를 보충해줍니다. 할머니 집에 얹혀사는 감수성 예민한 변태로, 마이크와 게이 커플이라는 오해를 자주 받죠.

몰리를 위해 침대를 쇼핑 중인 마이크와 칼
몰리를 위해 침대를 쇼핑 중인 마이크와 칼

100편도 넘는 마이크 앤 몰리를 틀어놓고 귤이나 까먹으며 별 생각 없이 키득거리다 보면 현실의 ‘연애 없음’ 따위 거뜬히 잊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요.

 

벌써 봤다고? 그렇다면!
맨해튼 러브 스토리, 귀여운 뉴욕 남녀의 속사정

쇼는 끝났지만 연애는 계속된다.
쇼는 끝났지만 연애는 계속된다.

그래도 명색이 미드 속 연애인데 잘생기고 예쁜 뉴요커 커플 정도는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맨해튼 러브 스토리(Manhattan Love Story)’의 담백한 11개의 에피소드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뭐 구질구질하게 남의 연애담을 5~6시즌씩이나 보겠어요. 이걸로 충분합니다. ‘데이나’와 ‘피터’의 독백으로 진행이 되는 이 시트콤은 구성도 이야기도 캐릭터도 모두 모두 힙하고 팬시합니다. 아주 귀여운 시트콤이에요. 두 캐릭터를 연기한 ‘애널리 팁튼’과 ‘제이크 맥더맨’은 실제 커플로 발전하기도 했죠. 언제나 이해할 수 없는 이성의 속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분들께 맨해튼 러브 스토리를 추천합니다.

 

12월 27일 (일) 최후의 날, 수고했다 제군들!

드디어 연휴는 끝났습니다. 크리스마스는 넘겼지만 아직 우리에겐 12월 31일의 조기 취침 작전과 설날의 오지라퍼 친척들 뮤트 작전이 남아있습니다. 뭐, 미래의 일은 미래에 걱정합시다. 오늘은 3일간 버티느라 고생한 나 자신을 치료하는 날!

힐링의 시간
힐링의 시간

 

윌프레드
프로도와 변태 개자식

한 견공과 그 애완 인간의 이야기
한 견공과 그 애완 인간의 이야기

우울증에 빠진 변호사가 자살을 기도하다 실패한 뒤로 이웃집 개가 사람으로 보인다는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호주 원작을 리메이크한 4시즌짜리 괴상한 코미디죠. 어쩌면 윌프레드(Wilfred)는 장르를 정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무리일지도 몰라요. 토끼굴에 빠진 앨리스 같은 기분이 들었다가 마지막에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특이한 미드입니다. ‘반지의 제왕’의 ‘일라이저 우드’가 그 불안하고 커다란 눈빛으로 우울한 ‘라이언’을 연기합니다. 호주 액센트의 요물같은 개 역할은 제작자이기도 한 ‘제이슨 간이’ 호주판에 이어 미국판에도 출연을 했고요.

마리화나 애호가이며 호주 액센트를 가진 윌프레드는 실제일까요, 환상일까요?
마리화나 애호가이며 호주 액센트를 가진 윌프레드는 실제일까요, 환상일까요?

에피소드마다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인용구와 함께 극이 시작합니다. 전혀 생뚱맞은 이야기들이 묘하게 돌고 돌아 마지막에는 그 인용구로 회귀하는 스턴트를 보고 나면 컬트와 악취미의 향기가 진한 코미디인데도 불구하고 기묘하게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그냥 포근하기만 하냐고요? 현실을 묘하게 비껴나가는 듯하면서도 어쩐지 설명 가능한 코미디가 꽤 좋습니다. 라이언에겐 개 같은 놈인데 남들에겐 귀여운 강아지인 ‘윌프레드’를 만나보시죠.

 

벌써 봤다고? 그렇다면!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 내 인생이 막장이라고 생각될 때 가장 좋은 친구들

이딴 것들과 커플 할 바엔 솔로로 늙어 죽는 게 나음.
이딴 것들과 커플 할 바엔 솔로로 늙어 죽는 게 나음.

되는 일 하나도 없고 어쩐지 내가 세상에서 제일 못난 것 같은 때에는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It’s Always Sunny in Philadelphia)’ 속의 ‘패디’s 펍’에 찾아가는 게 최고의 영약입니다. 찰리, 스윗 디, 프랭크, 데니스, 맥으로 이루어진 이 5인조 패거리들의 한심한 일과를 들여다 보고 나면, 나는 꽤 괜찮은 인간이라는 자부심이 무럭무럭 샘솟게 되죠. 얼핏 싸구려 같아 보이는 코미디 속에 풍자와 위트가 숨어있습니다. 뭐 엄청나게 웃기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미드로 광속 삭제했지만 내년 크리스마스는 혹시 모르죠. 예쁘고 잘생긴 연인과 함께 보내게 될지도… 뭐 아니면 어떻답니까? 세상에 재밌는 미드가 얼마나 많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