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10분밖에 되지 않는 출근길이지만, 가끔 너무 힘들 때가 있습니다. 전날 음주가 과했거나, 무리한 야근을 했을 때, 때로는 그냥 걷는 것 자체가 싫을 때도 있죠. 그런 저를 놀리기라도 하듯 매일 똑같은 시간에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바로 전동 휠 또는 전동 킥보드를 탄 사람들입니다. 요즘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것 같은데요. 세상을 다 가진 것마냥 평온한 표정으로 출근하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마침 사무실에 굉장한 물건이 도착했네요. 저도 출근길이 조금은 편해질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전기자전거, A 바이크 일렉트릭(A-Bike Electric)을 소개합니다.
장점
– 자전거라 하기엔 믿을 수 없는 크기로 접어 보관할 수 있다.
– 보통 자전거보다 적은 힘을 들여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 배터리가 방전되더라도 탈 수 있다.
– 배터리만 따로 빼서 충전할 수 있다.
단점
– 바퀴가 작아 균형 잡기 힘들다.
– 바퀴가 작아 조그만 턱에도 큰 충격을 받는다.
– 원하지 않을 때도 모터가 돌아간다.
– 원치 않게 시선을 집중 시킬 수 있다.
이게 자전거라고?
박스에서 꺼내자 자전거는 온데간데없고, 웬 이상한 물건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는데요. 도저히 자전거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바퀴가 2개 있다는 것과 안장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어 ‘자전거일 수도 있겠다’라는 느낌은 들었는데요. 변형시키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었죠.
아주 작고 가볍습니다. 폭 21cm, 길이 40cm, 높이 70cm, 무게 12kg밖에 하지 않죠.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전기자전거입니다. 시험 삼아 사무실에 있는 모든 책상 밑에 넣어 봤는데요. 아무 탈 없이 잘 들어갔습니다. 자전거를 마땅히 보관할 공간이 없는 곳에 거주하는 분들께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작은 크기로 접힐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자전거보다 현저히 작은 크기의 바퀴 때문인데요. 바퀴 지름은 20cm로 아주 작습니다. 하지만 승차감은 어떨지 걱정되네요.
변신은 언제나 남자의 로망
한시라도 빨리 타고 싶은 마음에 변형시켜 봤습니다. 이제야 익숙한 자전거 모양이 나오네요.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입혀 고급스러움이 묻어 나오는 듯하지만 작은 크기 때문에 조금 빈약해 보이기도 합니다.
크기는 작지만, 자전거가 가져야 할 모든 것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보행자를 위한 벨과 전면, 후면에 부착된 반사판이 눈에 띄네요.
그래도 명색이 전기자전거인데 반사판 대신 LED를 장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배터리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한 제조사의 배려가 아닐까 싶네요.
사랑의 배터리
배터리는 분리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분리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아주 큰 차이입니다. 배터리를 분리할 수 없게 설계되어 있다면 자전거를 통째로 집 안으로 들여와 충전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A 바이크 일렉트릭은 통째로 들고 들어와서 충전할 수도 있습니다.
배터리 잔량은 LED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용 어댑터를 사용하면 2시간 30분 만에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데요. 완전히 충전했을 경우 최대 25km까지 주행을 도와주죠.
2% 부족한 출력
전기자전거는 페달을 밟을 때 모터가 구동되는 페달렉(Pedelec)방식과 페달을 밟지 않아도 모터가 구동되는 스로틀(Throttle)방식으로 크게 나뉩니다. A 바이크 일렉트릭은 페달렉 방식인데요. 얼마나 주행에 도움을 주는지 직접 타봤습니다.
평지에서의 느낌은 아주 좋습니다. 누군가 앞에서 당겨주는 느낌이랄까요? 조금만 밟아도 스르릉~ 하면서 나가는 것이 아주 부드러웠는데죠. 문제는 오르막길에서 나타났습니다. 뭔가 모터가 돌아가면서 주행에 도움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은 드는데 생각했던 것만큼의 출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확실히 배터리 스위치를 끈 채 주행하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내리막길에서 입니다. 동력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멋대로 작동하는 모터 때문에 당황스러웠습니다. 평지와는 반대로 뒤에서 떠미는 느낌이죠. 온 신경을 브레이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큰 게 최고입니다.
바퀴가 작아 중심 잡기도 조금 어렵습니다. 특히 출발할 때 몇 차례 이리저리 비틀거리는 건 기본이죠. 바퀴가 컸다면 안정적으로 지나갔을 곳도 A 바이크 일렉트릭은 중심을 잡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아주 조그만 턱이라도 만나면 덜컹거림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죠. 아스팔트가 깔끔하게 깔린 곳이라도 움푹 팬 곳을 만나면 엉덩이가 무척 아픕니다. 핸들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작은 바퀴는 이리저리 요동칩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보행자를 만나면 혹시라도 부딪힐까 싶어 잠시 멈추는 일이 부지기수죠.
자전거 전체적인 크기도 작아 조금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아니면 제 덩치가 커서 그런 걸까요? 산만한 덩치에 조그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우스꽝스러웠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기분 탓은 아니겠죠?
오르막길이 적은 포장도로에서 빛날 자전거
사실 A 바이크 일렉트릭은 예전에 얼리어답터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당시만 해도 작게 접히는 전기자전거라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었던 제품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도 뜨거웠었죠. 하지만 일주일 넘는 기간을 타고 다녀 본 결과 그렇게까지 열광할 제품은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크기가 작은 만큼 문제점들이 조금씩 보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포장도로에서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쭉쭉 나가는 느낌은 아주 괜찮죠. 가끔 만나는 오르막길도 반가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오르막길이 지속되거나 경사가 너무 가파른 경우엔 힘듭니다. 그땐 살포시 내려서 끌고 가면 됩니다. 전용 가방에 넣어 들고 다녀도 괜찮죠.
사세요
– 자전거 도로가 잘 닦인 동네에 거주하는 분
– 집이 좁아 자전거를 놔둘 곳이 없는 분
– 회사 위치가 걸어가기도, 버스 타기도 애매한 분
사지 마세요.
– 산동네에 사는 분
– 균형 감각이 엉망인 분
– 간지나는 자전거가 갖고 싶은 분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벨로스타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어디든 보관할 수 있을 것 같은 크기 |
전립선 건강이 걱정되는 승차감 |
부족한 다리 근육을 대신해줄 추진력 |
어디서든 주목받을 수 있는 디자인 |
전기자전거라 하기엔 비교적 저렴한 가격 |
6.4 |
작아진 만큼 잃은 것도 많다. 역시 큰 게 최고일까? |
헐 12키로면 엄청 무겁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