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캠핑.
캠핑 장비를 준비한지는 몇 달의 시간이 지났지만 영상에서처럼 ‘캠핑 장소까지 각자의 바이크로 라이딩을 가자.’라는 또 다른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습니다. 지난번 2편에서 준비한 장비들은 텐트와 코펠 정도를 제외하면 1인분의 장비들이었기 때문에, 3명이 함께 간 캠핑 이었기 때문에 부족한 것도 있었고, 차량이 아닌 바이크로 이동하려다 보니 수납에 문제가 되는 장비들도 있었습니다.
텐트 : MSR Elixir 3
느낌 지수 : 굿굿굿굿~
부피가 작고 가벼운 무게 덕분에 바이크로 이동하는데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인용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실내 공간이 입구 쪽에서 보면 가로로 긴 사각형 형태입니다. 3명이 누우려면 입구 쪽부터 나란히 눕는 모양이 되죠. 양쪽으로 입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할 수 있는 장소라면 상관없겠지만, 입구를 한쪽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새벽에 자다가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다른 텐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3인용 텐트’는 ‘3명이 누워서 잘 수 있다.’지 ‘3명이 편하게 누워서 잘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3인용인 MSR 엘릭서 3(Elixir 3)도 마찬가지인데요. 2명이서 편하게 눕고 짐을 텐트 안에 보관하기 좋은 크기입니다. 비가 오는 날씨나 새벽에 이슬이 내리는 추운 계절 등 짐을 외부 환경에서 보호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텐트 선택 시 캠핑 인원+1 사이즈를 추천드립니다.
MSR 엘릭서 3를 구매할 때 ‘혹한기를 제외한 3계절에 두루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있었습니다. ‘어차피 얇은 천으로 된 텐트인데 겨울에 얼마나 단열이 되겠어?’라고만 생각했었는데요. 설치해보니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은색의 방수천을 씌우기 전에 안쪽에 붉은색으로 방 모양이 갖춰진 모양을 보면 천정이 메쉬 소재로 되어 있어 원활한 통풍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여름에는 바람이 잘 통해 좋겠다는 생각과 겨울에는 찬바람이 숭숭~ 들어오겠네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는데요. 다행히 아직은 가을이니까 문제 될게 없었습니다.
3인용이라지만 2인용으로 쓰기 적당하고 가볍고 작은 무게가 만족감을 주는 엘릭서 3였습니다. 특히나 텐트를 설치할 때 딱 딱 맞아 들어가는데요. 뭔가를 만드는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손맛(?)’또한 만족스러우리라 예상됩니다.
매트 : Thermarest Neo Air Trekker regular + 휴대용 에어 펌프
느낌지수 : 굿굿~
구매할 때 저렴한 자충매트 대비 비싼 가격 때문에 고민했던 써머레스트 네오 에어 트렉커(Thermarest Neo Air Trekker regular). 하지만 출발하면서 물품을 챙기다 보니 수납할 때 작은 크기가 바이크로 캠핑 가는 걸 생각하면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바로 드네요. 자동차만큼 수납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작고 가벼운 장비들이 빛을 발했습니다.
네오 에어 트렉커의 레귤러 사이즈는 실제로 펼쳐 보니 가로 폭이 생각보다 좁아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잘 때 뒤척임이 심한 편이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사용할 때는 침낭 안에 들어가서 매트 위에 올라가다 보니 침낭 덕(?)에 뒤척이는 폭이 적어 메트가 좁아서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키 167cm에 어지간한 옷은 M사이즈가 맞는 체형). 메트의 길이는 넉넉했지만 몸집이 좀 있는 분에게는 좀 더 큰 사이즈를 추천드립니다.
텐트를 설치하고 나서 에어매트를 텐트 안에 던져두고 추가로 구매한 에어펌프를 이용해서 바람을 넣으면서 다른 짐들을 풀다 보니 얼추 에어매트가 모양을 잡아갔습니다. 하지만 AAA사이즈 배터리 2개로 구동되는 작은 모터라 완전히 빵빵해질 정도로 공기를 넣어주지는 못합니다. 어느 정도 매트가 모양이 잡히고 나면 입으로 공기를 넣어줘야 하죠.
침낭 : TICLA Besito
느낌지수 : 굿굿굿~
엘릭서 3 텐트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선택한 침낭 티클라 베지토(TICLA Besito)의 경우도 혹한기에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패딩이 본격적인 혹한기 사용이 가능한 침낭들에 비해 얇기도 하고 머리 부분을 오므릴 수 있는 구조도 아니어서 찬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하기는 부족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그 외의 상황이라면 지퍼를 전부 열어서 담요처럼 펼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봄가을의 따뜻한 날씨라면 메트 위에 넓게 펼쳐서 사용하면서 알록달록한 패턴의 안감도 좀 더 자랑(?)할 수 있겠네요. 초가을 즈음 다녀온 이번 캠핑에서는 나무가 많이 우거진 곳이라 새벽에 춥지 않을까 걱정됐는데요. 오히려 더워서 새벽에 지퍼를 열고 팔다리를 밖으로 빼내고 잤습니다만… 슬슬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 지금은 침낭 안에 넣을 담요를 챙겨야 하나, 새벽에 껴입고 잘 패딩을 챙겨야 하나 고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의자 : 콜맨 킥백 브리즈
느낌지수 : 아악!
접이식 의자로 선택했던 콜맨 킥백 브리즈. 이건 잘못 샀습니다. 쇼핑몰에서 이미지만 보고 ‘어? 작아 보이는데?’라고 생각하며 아무 생각 없이 주문했었습니다. 하지만 바이크에 매달았던 장비 중에 가장 큰 사이즈여서 짐을 꾸리는 내내 ‘이건잘못샀어이건잘못샀어더작은걸샀어야됐어이거너무커그냥가져가지말까땅바닥에앉아도될거같은데(무한반복)’가 머릿 속에 맴돌았습니다.
물론 팔걸이에 컵홀더 같은 편의 기능은 없지만 나름 등받이에 포켓이 있어 휴대폰이나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정도는 되고 뒤통수 높이까지 받쳐주는 릴랙스 체어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앉아보면 나름 편한 자세로 허리와 등을 받쳐줍니다. 예전 캠핑장에 놀러 갔다가 앉아본 이름 모를 접이식 의자는 엉덩이와 등의 각도가 거의 수직으로 세워져 있어 앉자마자 ‘이건 오래 못 앉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콜맨 킥백 브리즈는 편안하게 뒤로 기대앉을 정도는 됩니다.
의자 자체로만 놓고 판단한다면 저렴하고 좋은 제품이지만 수납할 때의 크기 때문에 바이크로 이동해야 하는 저에게는 짐으로만 느껴집니다.
랜턴 : Secur 미니 접이형 자가발전 랜턴
느낌지수 : 으응?
‘자가발전’이라는 매력적 단어에 홀려 덜컥 구입했던 랜턴입니다. 어렸을 적 ‘톰 소여의 모험’이나 ‘로빈슨 표류기’같은 책을 읽으면서 ‘모험’이란 말에 대한 이미지가 잡혔었는데요. 모험의 현장이라면 배터리라는 소모품이 필요 없는 이런 반영구적인 제품들이 제격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게 있었습니다. 자가발전이라… 멋지지 않나요? 조금 수고스럽게 손잡이만 돌려주면 전기를 만들어내서 환하게 밝혀주다니!
더군다나 주름을 접으면 작은 사이즈로 수납도 가능하고 빛을 집중시켜 앞을 밝히는 랜턴으로 사용할 수 있고 주름을 좌르륵~ 펼치면 은은하게 빛을 확산시켜 눈부심 없는 실내용 램프로 사용할 수 있다니요.
BUT 그러나. 배터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니죠. 배터리를 사용하는 랜턴이 괜히 팔리고 있는 게 아니고요. 처음 제품을 개봉해서 발전기를 돌려보니 돌리자마자 램프가 환하게 밝아집니다. 내 손으로 전기를 만들어낸다니 왠지 아이언맨이 된듯한 기분도 몇 초들다가 이걸 언제까지 돌리고 있어야 하는 의문도 들기 시작하고… 약 1분 정도 열심히 돌려놓으니 약 15분 정도 밝기를 유지하다가 점차 어두워집니다. 단순 계산으로 ‘그럼 5분만 돌리면 1시간은 켜져 있겠네!’라는 기대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사용해 보니 그렇지는 않습니다. 2~3분 돌려놓으니 30분 정도 유지가 되었는데요. 발전기를 돌리고 있을 때의 최고 밝기로 유지되지는 못 합니다. 30분 동안 점~점~ 밝기가 약해집니다.
새벽에 혼자 화장실을 갈 일이라도 생긴다면 발전기를 돌리는데 집중하느라 어두운 길이 무섭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체류 시간(?)이 길어진다면 발전기를 집중하느라 목적 달성이 어려워질 수도 있겠네요.
타프 : 미니타프
느낌지수 : 호오~
처음 캠핑 장비를 맞출 때 필요할 거라는 생각을 안 했었던 타프입니다. 부랴부랴 공동구매 커뮤니티에서 저렴한 제품으로 장만했는데요. ‘가격 대비’라고 한다면 훌륭합니다. 필요한 목적에는 부합하니까요. 캠핑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늦은 시간이라 햇빛을 가려줄 필요가 없어 설치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었지만 설치하고 안쪽에 작은 램프를 하나 걸어두니 모닥불을 피워두고 저녁식사를 하는 내내 작은 지붕이지만 뭔가 포근하게 감싸주는 듯한 아늑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렴한 제품이어서인지 팩의 강성이 약해서 팩 망치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바닥에 꽂다가 조금 단단한 부분에서는 발로 꾸~욱 눌러줬는데 팩이 쉽게 휘어버리네요. 몇 번 사용하다 보면 추가로 교체용 팩을 구매해야 할듯합니다.
이번 편에는 잠자고 쉬는데 필요한 장비들의 사용 소감을 정리해 봤습니다. 다음 편에는 캠핑의 ‘꽃’, 먹는데 필요한 장비들의 후기가 이어집니다.
전부 예쁜 제품들로 알차게 구입하셨네요.
아 의자는 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