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카메라와 면도기가 아니었습니다. 라이카 M과 질레트 마하 3는 더더욱 아니었고요. 단순한 그림 몇 장으로 모두를 낚았습니다. 샤오미가 이렇게 철저한 회사였나요?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보다 더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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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카메라와 면도기 그림만이 아니라 티저 이미지는 더 있었습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고 있는 섹시한 여성, 들판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남성,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 등이었죠. 앞서 카메라나 면도기도 그렇지만 너무나 은유적으로 표현해서인지 대체 어떤 제품일까 감을 잡기 어려웠는데요. 다름아닌 TV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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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샤오미 신제품 발표회의 주인공은 새로운 스마트 TV였습니다. 발표한 제품을 보니 왜 렌즈와 바디가 분리되는 카메라였는지, 왜 면도날이 분리되는 면도기였는지 조금 이해가 가네요. 이번 TV는 화면과 사운드 바가 분리되어 있거든요. 실제로 카메라와 면도기를 출시하는 게 아니라 어떤 분리되는 기기를 출시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었는데 어느 정도 맞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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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화면 쪽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샤오미 TV 중 가장 큰 사이즈인 60인치입니다. 다이아몬드 반지에 ‘THE BIGGER THE BETTER’라고 적혀 있었죠. LG 디스플레이를 사용했고 해상도는 4K, 시야각은 178도이며, 응답속도는 8m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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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기존 샤오미 TV와 동일합니다. 앙상한 나뭇가지가 화면을 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이죠. 테두리는 금색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고, 다이아몬드 패턴이 적용되어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가장 얇은 부분의 두께는 11.6mm에 불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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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사운드 바입니다. 사실 단순한 사운드 바는 아닙니다. Mi TV 메인보드라는 대단해 보이는 이름을 지니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TV에서 사운드 부분만 빼낸 게 아니라 화면만 빼고 모두 Mi TV 메인보드에 집어 넣었습니다. TV에는 스피커도 없고 입력 단자 조차 없습니다. 샤오미 TV를 사용하기 위해서 Mi TV 메인보드가 꼭 있어야 하죠. 바디와 렌즈가 만나야 온전한 카메라가 되고, 면도날을 끼워야 면도기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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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TV 메인보드는 1.4GHz 프로세서와 2GB 램, 8GB의 저장공간을 탑재했습니다. 굳이 이렇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추후 Mi TV 메인보드만 교체하면 TV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죠. 어쩌면 TV의 미래일 수도 있습니다. 6개의 스피커를 탑재하고 있어 사운드 바 성능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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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새로운 분리형 TV는 오는 11월 3일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가격은 TV는 4999위안(약 88만원), Mi TV 메인보드는 999위안(약 17만6천원)입니다. 함께 출시한 서브 우퍼(599위안)와 전용 리모컨(99위안)을 더해도 120만원이네요. 샤오미 TV는 반갑지만 막상 카메라가 나오지 않으니 조금 아쉽긴 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카메라도 만들어주면 안될까요? 면도기도 함께 말이죠.

참고 링크 : 샤오미

 

고르다 사다 쓰다 사이에 존재하는 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