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6s를 출시해주셨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아이폰에 ‘s’가 붙으면 디자인은 거의 같지만 성능은 월등히 업그레이드됐었는데요. 애플은 이번 아이폰 6s에도 아름다운 카툭튀와 절연띠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고 더욱 혁신적인 기능과 함께 남자를 위한 영롱한 장미빛의 로즈골드 색상을 새로 만들어주셨습니다. 그 고귀한 옥체를 직접 받들어 모시고 용안을 뵙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 주의 : 이 기사는 애플 애호가(애플 광신도, 애플빠, 앱등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장점
– 남성미를 상징하는 로즈골드 컬러가 추가되어 새 폰을 샀다는 자랑을 하기 좋도록 배려하셨다.
– 웬만해서는 구부러지지 않도록 더 단단해지셨다.
– 3D 터치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경험을 하사하신다.
단점
– 생긴 건 똑같은데 미세하게 두꺼워지셔서 6에 쓰던 케이스를 끼우기 힘들다.
– 몸값이 더욱 비싸지셨다.
– 아직도 가장 저렴한 모델은 16GB이시다.
일본에서 모셔온 아이폰 6s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아이폰 6s의 1차 출시 국가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약 2주 뒤인 10월 23일 금요일부터 정식으로 아이폰 6s를 뵐 수 있죠. 새로운 아이폰과 함께 불금을 보내라고 보살펴 주시는 듯 합니다. 이 아이폰 6s는 일본으로 간 지인에게 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곧장 받고 싶었지만 배터리가 들어있는 물건은 택배로 못 받는다고 해서 결국 직접 전달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죠.

지인을 통해 애플스토어에서 구매한 이 아이폰 6s는 128GB 모델로, 가격은 정확히 119,664엔(약 114만원) 이었습니다. 잠시 우리나라와 가격 비교를 해볼까요?
한국 : 16GB 92만원 | 64GB 106만원 | 128GB 120만원 (세금 포함)
일본 : 16GB 86800엔 | 64GB 98800엔 | 128GB 110800엔 (세금 8% 포함시 각 90만원, 102만원, 115만원)
일본에서 사는 것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직접 사는 거라면 부가세는 안 낼 수 있으니 겸사겸사 주말에 간단히 일본 여행을 가서 사오는 거라면 괜찮겠네요. 혹은 미국에서 세금이 붙지 않는 주를 통해 주문하거나 세금이 없는 홍콩발 아이폰을 구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죠.
아이폰 6s 플러스는 조금 더 비쌉니다. 우리나라 정식 발매 가격이 각각 106만원, 120만원, 134만원입니다. 많이 비싸죠. 하지만 이렇게 비싼 전화기를 사용함으로 해서 ‘나는 이렇게 비싼 걸 쓴다’고 은연 중에 과시하기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쌀수록 좋은 거니까요.
한결같으신 모습

구성품은 언제나 같습니다. 그래도 패키지 디자인은 지난 6의 밋밋한 흰색 엠보싱 보다는 컬러가 들어가서 훨씬 예쁩니다. 그런데 왜 하필 물고기 그림이 있는 걸까요? 저의 짧은 식견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애플이 저렇게 넣어주셨으니 정말 예쁘기 그지없습니다.
왜 해외에서 샀냐고요? 뭐가 다르냐고요?

우리나라에 정식 출시되기 전에 해외에서 사오는 아이폰의 장점은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빨리 영접할 수 있다는 것, 때에 따라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것, 카메라 셔터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일본에서 사는 아이폰은 예외입니다. 우리나라와 함께 강제 셔터음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사진을 찍으면 우렁찬 찰칵 소리를 들을 수 있죠. 할 수만 있다면 역시 미국이나 홍콩발 아이폰을 모셔오는 게 더 좋습니다.

이 아이폰 6s의 모델명은 A1688로, 우리나라에서도 쓸 수 있는 모델입니다. SKT, KT, LG U+의 통신 3사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해외에서 샀던 아이폰도 우리나라에서 리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1년쯤 쓰고 중고로 되팔 때도 더 안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120만원짜리 뽑기, 과연 성공?!
저희 기사에서도 소개해드린 적이 있듯이 이번 아이폰 6s는 여러 곳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부품들이 수많은 경우의 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부품인 A9 프로세서에 대한 말들이 많습니다. 삼성 또는 대만의 TSMC가 만든 것들이 무작위로 들어가 있는데 극히 미미하지만 서로 성능의 차이가 있는 부품입니다. 물론 체감으로는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다만 어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성능 면에서 조금 더 좋다고 알려진 삼성의 프로세서는 안타깝게도 배터리가 더 빨리 닳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로서 같은 가격을 지불했는데 운명이 갈리게 되는, 스릴 넘치는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제가 받은 건 어떨까요? 기대되네요!

그럼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볼까요. 여기서 간단한 어플 설치를 통해 프로세서가 어디서 만든 건지 확인해 볼 수 있는데요. 제가 받은 아이폰 6s의 프로세서는 삼성의 것이었습니다. 괜찮습니다. 배터리 조금 더 빨리 닳는다고 아이폰 덜 만질 거 아니니까요. 보조배터리 매일 들고 다니니까 괜찮습니다. 애플에서도 이 2가지 프로세서는 실생활에서의 배터리 차이가 미미하다고 해명했으니 괜찮습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남자를 위한 핑크핑크 로즈골드

새로운 아이폰을 샀다고 뽐내기 가장 좋게 ‘로즈골드’ 색상을 새로 만들어주셨습니다. 이로써 선택지는 실버, 그레이, 골드, 로즈골드의 총 4개로 늘어났죠. 핑크와 골드가 섞인 듯한 오묘한 색감입니다. 분홍색으로 반짝이는 듯 하다가도 순간 순간마다 황금색이 살짝 보입니다. 진한 핫핑크를 원하신다면 조금 부족하지만, 때로는 은은하게 때로는 진하게 보이는 럭셔리한 이 컬러를 선택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남자와 여자 상관없습니다. 어쨌든 새로 샀다고 자랑해야 하잖아요.
조금 더 단단해진(살찐) 몸

아이폰 6s는 살을 약간 찌우셨습니다. 지난 아이폰 6에서의 6.9mm였던 두께는 7.1mm로, 129g이었던 무게는 143g으로 약간 두꺼워지고 무거워지셨습니다. 아주 미미한 차이지만, 지난 아이폰 6이 면적 대비 굉장히 가벼워 불안한 느낌이었다면 6s는 안정된 느낌마저 듭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한 손으로 프렌즈팝이라도 몇 판 하면 손목이 피곤해집니다. 또 아이폰 6에 사용했던 케이스를 끼우면 아주 꽉 낍니다. 케이스는 새로 사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폰 6s 플러스의 무게는 무려 192g에 달하는데, 한 손으로 오래 들고 화면을 본다면 손목이 더 저리겠네요. 꾸준히 손목 운동을 하도록 배려한 건 아닐까요? 혹은 공손하게 항상 두 손으로 모셔야겠죠.
꾸욱 힘 줘 누르는 3D 터치

3D 터치는 손가락에 힘을 줘 꾸욱 누르는 인터페이스입니다. 어플 아이콘을 꾹 누르면 마우스 오른쪽 클릭처럼 여러 가지 메뉴가 나와서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죠. 사진이나 이메일 목록에서도 꾹 눌러서 내용을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좋습니다. 얇은 액정에 힘을 줘 누른다는 것이 불안했지만 감도가 훌륭하십니다. 익숙해진다면 훨씬 편하겠지만, 굳이 익숙해지지 않아도 별 문제는 없는 인터페이스입니다. 만일 카카오톡에 적용된다면 채팅창의 1을 없애지 않고도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혁명입니다.
본격 아이폰 움짤? 라이브 포토

카메라에 ‘LIVE’라는 아이콘이 새로 생겼습니다. 라이브 포토인데요, 사진을 찍으면 그 전후 3초간을 영상으로 따로 담아주십니다. 영상이라고 해서 아이무비 등의 영상 편집 어플로 불러올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저 아이폰에서 꾹 눌러, 사진을 찍었을 때의 순간을 잠시 영상으로 감상하기 좋은 기능이죠. 저는 사진을 찍으면 따로 백업을 해둔 뒤 아이폰에서는 지우고, 영상은 따로 찍는 습관이 있어서 별로 필요하진 않은 기능입니다. 영상이 차지하는 용량도 무시할 수 없고요. 하지만 그래도 켜두면 좋은 이유는 사진을 찍을 때 우렁찬 ‘찰칵’ 소리 대신에 ‘또링’하는 귀여운 촬영음을 내주시기 때문입니다.
아이폰 6s님, 축지법 쓰신다

성능은 말할 것도 없이 역대 가장 빠르고 빠릿하십니다. 터치아이디 지문 인식은 얼마나 빨라지셨는지 잠금화면을 제대로 감상할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또한 최고의 게임기이시기도 하죠. 아이폰 5로 하는 니드포스피드가 5년 전 컴퓨터로 즐기는 느낌이라면, 아이폰 6s는 플레이스테이션4로 즐긴다는 느낌일까요? 아주 부드럽고 섬세한 그래픽 디테일의 시각적 효과까지 엄청난 게임기로서의 성능을 보여주십니다. 아직도 아이폰 5를 사용하시는 호랑이 과장님은 이걸로 인터넷을 잠깐 해보시더니 아니 이렇게 빠를 수가 있냐며 제가 본 역대 가장 큰 동공으로 감탄사를 내뱉으셨습니다.
하지만 감히 불평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iOS는 갈수록 무겁고 불안정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잠금 화면을 열고 들어가면 가끔 터치가 되지 않더니 5초 후에 그동안의 터치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도 했죠. 여태껏 이런 느낌은 없었는데, 조금 불안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처음이라 부끄러우셔서 그런 거겠죠?
보이지 않아도 정말 느낄 수 있나요?

보이진 않지만 또 하나 이번에 달라져 환영을 받은 건 2GB로 늘어난 램입니다. 게임을 하다 잠시 메신저로 채팅을 몇 번 하고 다시 게임으로 돌아갔을 때 일시정지가 아니라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는 경험을 느끼셨던 분 계셨을 텐데, 이제 이런 위험이 줄었습니다. 다다익램이라는 진리의 말도 있죠.
제 주위에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근데 아이폰은 동시에 같이 할 수 있는 건 없잖아요? 화면을 나눠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램이 늘어났다고 해서 그게 잘 느껴지진 않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실제로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럴 땐 믿음으로 느끼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갤럭시에 이미 예전부터 3GB 램이 들어간 건 상관없습니다. 애플이 드디어 1GB의 램을 더 넣어주셨다는 게 중요합니다.
셀카족을 위한 특혜까지 하사하신 아이폰 6s
후면 카메라가 몇 년 동안 800만 화소였는데 이제 1200만 화소가 되셨습니다. 렌즈의 발전 대신 화소수만 늘어난 건 사실 큰 의미는 없죠. 사진 용량만 더 차지하기도 하고요. 플러스 모델에 들어간 손떨림 방지 기능도 6s는 갖추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전면 카메라 화소가 5백만 화소로 높아지신 건 감동적입니다. 자기애와 자존감을 더 높이라는 배려겠죠? 셀카를 자주 찍게 하기 위해 찍는 순간 화면을 하얗게 밝혀 화사하게 만들어주시는 세심한 기능도 감동적입니다. 이제 하루에 한 장 이상은 꼭 셀카를 찍어야겠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유심 어택

아이폰은 그저 유심만 꽂으면 자동으로 쓸 수 있는 편리한 매력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 아이폰 6s는 ‘서비스 안 됨’이 사라지지 않는 바람에 고생을 좀 했습니다. 아무리 SKT의 유심을 끼워 재부팅을 하고 복원을 하고 DFU 초기화를 해도 유심은 인식하시는데 서비스를 해주지 않으셨습니다. 믿음이 부족한 탓이었을까요.
기변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 추측이 있었습니다. 스마트청구서를 사용 중일 때 그럴 수도 있다, 해외 언락폰을 처음 개통하기 위해서는 대리점에 가야한다, SKT에 밉보이면 그럴 수 있다(?)… 그러다 다른 사람의 KT 유심을 끼워 재부팅했는데 그제서야 서비스를 허락하셨습니다. 그 뒤에 다시 SKT의 유심을 끼우니 드디어 SKT로도 개통이 되고 정상적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었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아이폰 6s에 대한 믿음이 전체적으로 부족했던 제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당분간은 최고 존엄 스마트폰
아이폰 6s를 영접하긴 했지만 한 번 쭉 보고 나니까 왠지 모를 아쉬움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역사를 뒤바꿀 만한 혁신을 또 보여준다면 좋았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어서 그럴까요. 그저 매년마다 돌아오는 커다란 이벤트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충분히 좋은 스마트폰임은 맞습니다. 좀 많이 비싸긴 해도 성능과 디자인, 나중에 중고로 되팔 때를 종합적으로 본다면 매력이 충분하죠. 혹시나 만져봤는데 딱히 그런 생각이 들지 않으신다면 지금 사용하는 걸 계속 쓰셔도 무방합니다.
사세요
– 애플 애호가, 애플 광신도, 애플빠, 앱등이
– 남성적인 매력을 로즈골드 컬러로 한껏 뽐내고 싶으신 분
– 멋진 새 스마트폰을 샀다고 자랑하고 싶으신 분
– 게임과 인터넷을 조금 더 빠르고 쾌적하게 즐기고 싶으신 분
– 2년 이상 쓴 스마트폰을 바꿀 계획이신 분
사지 마세요
– 아이폰 5, 5s, 6 등을 별 탈 없이 잘 쓰고 계신 일반인
– 잔여 할부금이 50만원 이상 남으신 분
– 카툭튀와 절연띠 디자인을 혐오하시는 분
– 하루 종일 만져도 끄떡 없는 배터리를 원하시는 분
– 이미 삼성 페이의 편리함에 감탄하신 분
디자인의 신선함 |
로즈골드의 매력 |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유용함 |
건강한 신체 |
건강한 소프트웨어 |
7.4 |
‘혁신은 없었다’ vs ‘아이폰이 곧 혁신일지어다’의 연장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