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부터 남해, 서해까지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는 정말 수많은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그 중 해운대는 여느 바닷가와 다른 곳이라고 할 수 있죠.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이기도 하고 여름철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 피서객을 가늠하는 척도로 이용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만큼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매년 10월마다 영화 마니아의 시선과 발길을 사로잡는 부산국제영화제도 해운대 일대에서 열리죠. 참고로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립니다. 이런 해운대에 새롭게 구경갈만한 곳이 생겨 소개해드립니다. 혹시 부산국제영화제 구경간다면 행사와 행사 사이에, 영화와 영화 사이에 어중간하게 시간이 빈다면 충분히 가 볼만 하죠. 부산에 거주하는 음악 마니아라면 이미 다 알고 있을 것 같은 그곳, 바로 강남사운드연구소입니다.
해운대에서 만난 강남
강남사운드연구소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은 청음샵입니다. 지난 5월에 소개해드린 적이 있죠. 그런데 연구소장님께서 청음샵 이름 지을 때 2호점 내실 생각이 없으셨나 봅니다. 이렇게 해운대점을 내신 걸 보면 말이죠. 부산 해운대에서 강남이란 지명을 볼 수 있는 게 재밌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습니다. 물론 G Sound Lab이라는 이름이 있으니 전혀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강남사운드연구소 해운대점의 위치는 이름 그대로 딱 해운대입니다. 여기가 해운대가 아니면 어디가 해운대냐고 할만한 곳에 있죠. 저희가 강남사운드연구소 해운대점을 방문했을 때는 바캉스 시즌이 지난 때라 한적한 바닷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 강남에 있는 강남사운드연구소를 찾았을 때와는 사뭇 다른 여유로움이었죠.
여전히 대인배스러운 청음샵
콘셉트는 강남사운드연구소 그대로입니다. 대인배스러운 청음샵이랄까? 진열되어 있는 헤드폰과 이어폰을 자유롭게 자리로 가져와서 들어볼 수 있는 콘셉트. 그게 어디 가겠어요? 강남사운드연구소 해운대점에서도 그대로입니다.
‘주저 마시고 들어오셔서 들어보세요’라는 문구가 쇼윈도에 적혀있었는데요. 강남사운드연구소가 처음 생겼을 때는 ‘막귀 탈출 프로젝트’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주저 말고 일단 들어오라고 합니다. 사실 들어와서 들어보면 그냥 나갈 수 없는 곳이긴 하죠. ‘자유롭게 청음/구매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라는 문구도 있습니다. 그렇죠. 처음에는 청음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구매를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실제로도 저희가 방문하고 둘러보던 중 한 손님이 들어오셨는데요. 처음에는 아주 작은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소리를 들어보는 것 같았는데 어느새 크기가 점점 커지더라고요. 결국 밖에서 아기를 안고 기다리는 와이프를 불러와서 사도 되냐고 허락을 받는 유부남이라면 당연한 장면을 연출해 주셨습니다.
최초, 유일보다 최고의 청음샵
강남사운드연구소 해운대점이 부산 최초의 청음샵은 아닙니다. 유일한 청음샵도 아니고요. 하지만 앞서 얘기한대로 이곳만큼 대인배스러운 청음샵은 없습니다. 가히 최고의 청음샵이라고 할 수 있죠.
저희를 반갑게 맞아준 차유빈 선임연구원의 말에 의하면 부산에도 다른 청음샵이 있기는 한데 제대로 된 청음 환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합니다. 굳이 들어볼 필요가 없는 제품 위주로만 청음할 수 있고, 비교적 고가의 제품은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가격표를 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음악 듣는 게 너무나 좋아서 강남사운드연구소 해운대점에서 일을 시작했다는 차유빈 선임연구원에게서는 짤막한 인터뷰 동안 이곳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여유로운 공간에서 몇 시간이고 편하게 앉아서 청음할 수 있는 환경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하는데요. 앞을 지나다니는 분들에게는 이런 환경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정작 매장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고 쇼위도 앞에서만 기웃거리다 만다고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냥 듣고 가시더라도 편하게 들어오셨으면 하는 게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바람이니 혹시 해운대 앞을 지나가신 다면 한번쯤, 아니 여러 번이라도 방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최고의 환경과 음악을 사랑하는 직원과 함께 음악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인데 망설일 이유가 없겠죠.
해운대점의 비밀의 방에는?
서울 강남의 강남사운드연구소처럼 이곳에도 비밀의 방이 있습니다. 사실 비밀까지는 아니죠. 제품의 가치에 대해 알고 있는 분에게는 얼마든지 열려있는 곳입니다.
서울 매장에는 아스텔앤컨의 거치형 사운드 시스템인 AK500N이 있었는데요. 강남사운드연구소 해운대점에는 스탁스(STAX)의 이어 스피커(헤드폰) SR-009와 드라이버 유닛(헤드폰 앰프) SRM-007tA가 보기 좋게 놓여져 있습니다. 끝판왕 등장이죠. 청음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기까지 한 제품입니다. 강남사운드연구소 해운대점에 가면 들어볼 수 있습니다. 역시 강남사운드연구소답네요.
무슨이어폰이 백만원이 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