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開天節)입니다. 하늘이 열린 날이죠. 그렇습니다. 단군할아버지가 백두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온 고조선의 건국일입니다. 어릴 적, ‘개천절은 언제인가?’라는 문제가 시험에 나올까 외워야 하는 날짜였지만, 직장인이 된 지금은 어떤 요일인지가 더 중요하겠죠. 아쉽게도 올해 10월 3일 개천절은 토요일입니다. 아쉽죠? 하루만 빨랐어도…
요즘 하늘을 보면 하늘이 충분히 열릴 만한 쾌청한 가을 하늘입니다. 점심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만 하죠. 날씨도 좋은데 얼리어답터에 ‘가을방학’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오늘도 전망좋은 사무실에서 모니터만 바라보며… 갑자기 정말 놀러 가고 싶어지네요. 잠시만요… 눈물 좀…
우연히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멋진 하늘을 만났을 때를 대비해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꺼내 간단히 멋진 하늘을 담을 수 있는 팁을 알아보겠습니다.
파란하늘, 파란하늘 꿈이 드리운 푸른 언덕에 – 파란 하늘 더 파랗게 찍기
이 하늘이 그 하늘이고, 저 하늘이 이 하늘이고 다 똑같겠지만 매연에 찌든 도시 한복판의 하늘이 지난 여름 피서지에서 봤던 하늘이랑 달라보이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니겠죠. 모처럼 비 온 다음날의 맑은 하늘이든지, 멋진 구름을 만났을 때 SNS에 올리기 좋은 새파란 하늘 사진을 찍는 간단한 팁을 소개합니다.
1. 태양을 등지고 하늘을 찍자!
간단하죠? 태양을 등지고 그림자 방향을 향해서 하늘을 찍으면…
짠! 새파란 하늘 사진 완성!
2. 태양, 나, 찍을 하늘의 방향을 90°로 만들자!
간단한 이야기인데, 글로 적으니 괜히 어려워 보이네요.
간단하게 그림으로 그려봤는데요. 찍을 하늘의 방향을 태양의 방향과 나를 중심으로 90°로 만들면 더 깊은 파란색의 하늘을 찍을 수 있습니다.
태양이 떠있는 방향의 지평선부터 수직으로 하늘을 파노라마로 담아봤습니다. 태양의 높이가 아직 높아지기 전 오전이었는데요 파노라마 사진 중에 가운데 근처의 하늘이 지평선 부근보다 더 짙은 파란색인 게 보이시죠?
넓은 풍경을 찍을 때는 간단히 태양을 등지는 것만 확인하면 되지만 멋진 흰 구름이나 예시 사진 같은 클로즈업의 배경이라면 이왕이면 더 짙은 파란색을 배경으로 하는 게 강한 대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대하 먹으러 간 서해에서 노을을 만났을 때 – 인증샷보다 시선을 사로잡는 노을 찍기
개천절인 10월 3일이면 추석 연휴를 보내고 맞이하는 첫 번째 주말입니다. 고향집까지 장거리 운전이나, ‘올해는…’, ’내년엔…’으로 시작하는 잔소리 등으로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제철 음식으로 달래줘야 할 타이밍이죠.
시월의 푸른 하늘을 보면 생각나는 전어나 대하를 먹으러 서해안으로 많이들 가실 텐데요. 집 앞 회집이나 멀지 않은 수산 시장에서 더 저렴하게 먹을 수도 있지만 힐링을 위해서라면 노을 지는 바닷가로 향하는 사치도 부려볼 만 합니다. 서해하면 또 노을이죠.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처럼 붉게 익어가는 대하라니… 이번엔 노을 사진을 찍는 팁을 알려 드릴까 합니다.
1. 노을. 타이밍. 성공적.
멋진 노을 사진을 찍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날씨, 대기 상태 등 내가 노력해서 선택하지 못하는 조건도 있지만, 멋진 노을을 볼 수 있는 위치와 가장 중요한 노을이 지는 시간에 맞추는 노력은 필요하죠. 그 중에도 최고의 노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이 있는데요, 바로 해지는 시간 전후 약 20분입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해지는 시간’, ‘일출일몰’ 등을 검색하면 오늘 해가 지는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내사랑, 지샥 마스터 오브 G의 레인지맨의 일출일몰 시간 기능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샘플 촬영을 진행했던 9월 16일에는 오전 6시 14분에 해가 뜨고 오후 6시 40분에 해가 졌네요. 9월 16일의 노을 사진을 찍기 위한 골든 타임은 오후 6시 20분부터 오후 7시가 되겠습니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사무실 옥상에서 노을이 지기를 기다려 봅니다. 마침 멋진 구름들이 서쪽 하늘에 가득하네요. 해가 지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요. 아직은 해가 떠있는 파란 하늘입니다.

해가 서쪽 하늘을 서서히 붉은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태양의 높이가 구름보다 낮아진 덕에 구름의 태양 쪽 모서리는 은색으로 밝게 반사되어 보이고 반대쪽은 어두워져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는 구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구름의 아래쪽이 붉은 노을 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면서 서쪽 지평선의 붉은색부터 머리 위 하늘의 푸른색까지의 멋진 그라데이션이 마치 포토샵의 그라데이션 필터를 먹인 이미지 같습니다.
바닷가였다면 해수면 근처에 걸려있는 붉은 태양을 볼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사무실 옥상에서는 건물들의 실루엣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네요. 노을이 지는 풍경을 직접 보면 태양이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인데요. 노을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게 지루할 겨를이 없습니다.

바닷가에서 혹시 노을을 바라보다가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는걸 보고는 ‘아~ 끝났네~’ 하면서 자리를 뜨신 적은 없으신가요? 앞으로는 해가 지고 난 다음의 여운을 아쉬워하며 조금 더 그 자리에 머물러 보세요. 푸른빛이던 머리 위의 하늘이 보랏빛으로 변해 더 풍부한 색감의 하늘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2. 원 모어 띵
하늘 사진을 찍을 때 한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바로 약간 노출을 언더(어둡게)로 촬영하는 거죠. 아이폰 기본 카메라 앱의 경우 화면을 길게 터치한 다음 태양 모양 아이콘을 아래로 살짝 내려주면 됩니다. 노을 사진이 아니라 낮에 푸른 하늘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노출을 평소보다 살짝 어둡게 해주면 같은 하늘이라도 더 깊이 있는 색감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꽃 – 불꽃놀이 사진 찍기
10월 3일 개천절은 여의도에서 ‘2015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이라고 멋진 불꽃놀이 사진을 못찍을 것도 없죠. 도전해 봅시다!
꼭 불꽃놀이 사진이 아니더라도 야경 사진을 찍으려면 삼각대와 릴리즈를 이용하면 좀 더 편하게 흔들림이 적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릴리즈 액세사리도 많이 판매하고 있지만 간단히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연결하고 볼륨 버튼을 릴리즈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각대만해도 작은 여행용 사이즈의 제품들이 있긴 하지만 일부러 챙겨 다니려면 짐이 되죠. 간편하게 스마트폰만 주머니에서 꺼내 찍고 싶은데 너무 부담되고 귀찮은 게 사실입니다. 우린 간단히 찍어서 얼른 SNS에 자랑만 하면 되니까요.
1. 스마트폰으로만 불꽃놀이를 찍어보자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전 일단 명당 자리를 잡아야겠죠. 제 경험으로는 여의도에서의 불꽃놀이는 마포대교도 괜찮은 포인트였습니다. 강 건너 동부이촌동 쪽도 괜찮고요. 여의도에서는 그냥 구경만 하는 걸로. 자리를 잡은 후에는 스마트폰 카메라 앱에서 HDR과 플래시를 먼저 꺼 둡니다.
불꽃놀이가 시작되면 먼저 카매라 앱 화면을 통해 불꽃이 올라오는 위치, 퍼지는 높이 등을 미리 확인해서 방향을 잡아봅니다.
원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면 불꽃이 솟아 오르기 전에 미리 먼 지평선이나 건물 등에 초점을 맞춰 고정을 해둡니다. 이미 움직이고 있는 불꽃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지잉~지잉~ 하고 초점을 맞추는 사이에 화려한 순간이 지나가 버리기 십상이니까요. 미리 가로등이나 난간, 같이 간 친구 어깨 등에 스마트폰이 덜 움직이도록 기대어 있다가 화면 안에 불꽃들이 가득할 때를 기다려 셔터를 누르는 거죠.
삼각대나 기댈 곳이 없다면 셔터를 길게 눌러 연사로 촬영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우린 SNS에 자랑할 잘나온 사진 한 장만 건지면 되니까요 😉
사진보다 마음으로
파란 하늘과 노을, 불꽃놀이 등 몇 가지 촬영팁을 알려드렸는데요. 비싸고 시커멓고 커다란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몇 가지 팁만 기억하면 충분히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알려드리는 팁으로 파란 하늘 붉은 노을, 불꽃놀이 사진은 후딱 찍어서 SNS에 자랑하시고 눈이 편해지는 파란 하늘, 마음이 편해지는 노을, 화려한 불꽃놀이는 눈으로, 마음으로 좀더 담아두는 여유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잘 찍혔네요~
아이폰이기에가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