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아이리버 블랭크의 블루투스 이어셋 하나를 사용해보고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깔끔하게 생겼고 귀에서 잘 빠지지 않아서 편했지만 음질은 조금 아쉬웠던 제품이었는데요. 사실 이번 아이리버 블랭크 블루투스 이어폰은 2종류가 나왔습니다. 하나는 활동성에, 하나는 음질에 초점을 맞춘 듯 한데요. 쌍둥이 블루투스 이어폰, 그 중에서 음질에 초점을 맞추고 만원이 더 비싸서 형이라 할 수 있는 제품인 블랭크 사운드 퓨어(Blank Pure BEP-Nine)를 써봤습니다.
장점
– 유선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 케이블이 유연하다.
– 작고 가볍다.
– 휴대와 보관이 간편하다.
단점
– 착용감이 애매하다.
– 음질이 밋밋하다.
– 배터리 시간이 짧다.
순수함을 나타내려고 하는 듯한 디자인
이름이 왜 퓨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깔끔하면서도 든든하고 풍성해 보이는 패키지 구조입니다. 사운드 앵글과 형태가 거의 같고 네이밍 음각과 제품 이미지만 다른 정도죠.
이어폰 본체와 파우치, 이어팁, 귀에 좀 더 안정적으로 걸 수 있는 이어훅 등이 들어있는데요. 이어팁은 3가지 사이즈가 있고, 이어훅도 여분의 한 쌍까지 풍성하게 들어있습니다. 이어훅은 가느다랗고 긴 플라스틱이라 금방 부러질지도 모르는데 배려가 아주 세심하네요. 이어폰 케이블에 끼워 옷에 고정시키는 집게도 있습니다.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2가지입니다. 화이트가 깔끔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블랙이 조금 더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칼국수처럼 생긴 케이블
처음 보면 조금 어색하게 생겼는데요. 양쪽 유닛이 서로 케이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케이블은 칼국수처럼 납작해서 잘 꼬이지 않죠. 주머니나 가방에 아무렇게나 구겨넣어도 다시 펴기가 쉬웠습니다.
멋짐을 포기하고 편안함을 얻는 집게
케이블의 길이는 약 55cm인데요. 목에 걸었을 때 적당한 길이로 늘어져 있습니다. 걸어 다니며 들을 때 선이 몸에 부딪히면서 터치노이즈가 들리기도 하는데, 동봉된 집게를 쓰면 터치노이즈를 꽤 잡아줍니다. 모르는 사이에 이어폰을 쓱 흘릴 일도 없어지죠. 뭔가 보기 좋진 않지만요. 그리고 집게를 자주 끼웠다 빼면 케이블에 자국이 남아서 마음에도 상처가 남습니다.
이렇게 작은 크기에 배터리도 들어있다니?
제조사에 따르면 음악 감상을 하면 4시간 반, 통화 시간은 5시간동안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출퇴근, 운동, 휴식, 그리고 조작할 때를 생각하면 사용 시간이 아무래도 조금 줄어들 텐데요. 크기가 작아서 가볍지만 배터리가 길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하루 종일 듣고 다니는 분들이 아니라면 그럭저럭 들을 만합니다. 저는 출퇴근 시간을 포함해 일하다 휴식을 하며 조금씩 듣다 보니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배터리를 충전하게 됐습니다.
구멍에 깊숙이 꽂아야 하는 이유
충전을 할 수 있는 단자에는 덮개가 있어서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보호합니다. 그런데 구멍이 보통 스마트폰의 단자보다 약간 더 깊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케이블의 플러그 부분이 미세하게 더 길게 만들어져 있는데요, 그래서 일반적인 마이크로 USB 케이블을 꽂으면 충분히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충전은 잘 되긴 합니다.
딱딱한 이어훅이 예민한 귓바퀴를 감싸는데…
블랭크 퓨어 이어폰의 무게는 17g으로 아주 가볍습니다. 목에 걸고 다니다가 흘러내려 잃어버려도 모를 정도입니다. 그래서 귀에 꽂았을 때도 부담이 없지만 문제는 착용감이 애매합니다. 유닛이 귀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아서 붕 뜨는 느낌이죠. 이어훅을 꽂아서 귓바퀴에 걸면 한결 나아지는데, 유연성이 없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 귀가 약간 작은 사람은 오히려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쌍둥이 동생인 블랭크 사운드 앵글 보다는 착용하기가 약간 더 번거로웠습니다. 귀 모양에 따라서 이어훅을 끼지 않는 게 더 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름처럼 너무 순수해져 버린 음질
블랭크 퓨어는 블루투스 4.0에, 고음질 코덱인 Apt-X도 지원하는데요. 막상 들어보면 조금 무색한 편입니다. 블랭크 사운드 앵글을 듣다가 이 제품을 들으니 전체적으로 약간 더 맑은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저음의 양도 많진 않지만 잘 들리고요. 하지만 6만9천원이라는 가격대의 다른 보통 이어폰에 비하면 애매해집니다. 볼륨을 높였을 때 고음의 청명함은 약간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메탈 장르 보다는 조용한 노래에 조금 더 맞습니다. 무선의 자유와 편리한 사용성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작은 눈 감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유닛에 다용도 버튼 하나와 볼륨/트랙 이동 버튼이 몰려 있습니다. 오른손으로만 전원을 켜고 끄거나 전화를 받고, 음악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편리하죠. 음성 안내도 비록 목소리는 뭉툭하지만 유용하고요.
그냥 가벼운 블루투스 이어폰
무게도 가볍고 갖고 다니기도 가볍지만 음질도 가벼워서 아쉽습니다. 가격은 6만9천원으로 결코 가볍다고는 볼 수 없죠. 그래도 조작이 편리하면서 유연한 케이블로 휴대와 보관이 편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는다면 위시리스트에 넣어둘만한 제품입니다.
사세요
– 가볍고 모양이 유연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는 분
– 한 손으로 조작하기 편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는 분
– 아이리버 블랭크의 두 가지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 골라야 하는데 그나마 음질이 더 중요한 분
사지 마세요
– 귀가 작으신 분 (착용감이 애매합니다.)
– 아무리 편해도 음질을 포기하지 못하는 분
– 배터리 충전을 귀찮아하는 분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포콘스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무난한 디자인 |
가볍고 쾌적한 정도 |
귀가 느끼는 착용감 |
순수를 지향한 음질 |
배터리 지속 시간 |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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