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중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누시나요? 잠시 오늘 점심 때를 떠올려보겠습니다. 각자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까지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죠. 어제도 그랬었고, 내일도 그럴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식사 시간만큼만이라도 업무에서 자유롭고 싶은 게 아닐까요? 어차피 식사 중 대화를 나누게 되면 주로 업무 얘기일 테니까 말이죠.
그럼 가족과의 식사는 어떨까요? 저는 가족과 함께 살지 않아 대부분의 끼니를 회사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간만의 가족과의 식사에서는 대화가 많은 편인데요. 항상 함께 식사를 한다면 그리 많은 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을 거라 생각됩니다. 대게 각자 스마트폰을 보거나, 함께 TV를 보기 마련이겠죠. 만약 식사 중 스마트폰 사용과 TV 시청이 불가능하다면 대화가 많아 질까요?
호주의 돌미오(Dolmio)라는 한 식품회사가 지난 3월에 한 캠페인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한 적이 있는데요. 일단 영상부터 보고 가겠습니다.
밥 먹으라고 불러모아도, 식탁 차리는 걸 도와달라고 해도, 식사 중에도 모두 스마트폰과 TV만 보고 있습니다. 돌미오는 페퍼 해커(Pepper Hacker)라는 제품으로 이를 해결하죠. 국내 가정집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후추 그라인더입니다. 외국 가정에는 식탁에 하나씩 있나 보죠.
이 후추 그라인더를 돌리면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당연히 후추도 갈려서 나오고요. 스마트폰이나 TV가 먹통이 됩니다. 이름 그대로 인터넷을 해킹하는가 봅니다. 가족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30분 동안 말이죠.
물론 이를 위해서는 미리 스마트폰에 전용 어플을 설치해야 한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이를 몰라야 할 텐데요. 직장 동료보다는 가족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보입니다.
영상에는 스마트폰과 TV가 먹통이 된 것에서 그치지 않고 대화가 가득한 즐거운 식사 시간을 되찾을 수 있다고 나오는데요. 오히려 짜증이 가득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엄마가 아무도 몰래 어플을 설치해 놓은 것을 나중에라도 알면 분노도 더해지겠죠.
돌비오의 페퍼 해커는 아직 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제품입니다. 실제로 출시될지는 모르겠군요. 공개된 지 5개월 가량 지나서 그런지 돌미오 홈페이지에도 확인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굳이 필요 없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영상 속에서 페퍼 해커는 엄마들이 작동시킵니다. 애써 차려 놓은 식탁 코 앞에서 맛있다는 한 마디도 없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떤 엄마라도 기분이 좋을 리 없겠죠. 이번 주말에 오랜만에 부모님 집에 가서 함께 밥을 먹어야겠습니다. 스마트폰은 잠시 꺼두는 게 좋겠죠.
참고 링크 : 돌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