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샥을 구매하시려는 분들만큼이나 수많은 지샥 선택 기준이 있겠죠. ‘그냥 튼튼하면 돼’, ‘화려한 색상이면 좋겠어’, ‘디자인이 너무 터프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쓸데없을지 모르지만 나침반 기능이 있으면 좋겠어’ 등등.
지난번 지샥을 지르고픈 그대에게 3편에서는 원하는 지샥 모델을 검색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었는데요. 다양한 방법으로 원하는 지샥을 찾을 수 있지만, 문제는 원하는 지샥 모델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죠. 하지만 그 많은 지샥 중 도대체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할까요? 지샥에 관심이 생겼는데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얼리어답터의 지샥 지름 가이드와 함께 하시죠!
지샥의 모델들은 각각의 특징별로 ‘컬렉션’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지샥을 잘 모르지만 (일단) 제대로 된 지샥 딱 하나만 갖고 싶다! 라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컬렉션이 있는데요. 바로 ‘마스터 오브 G’입니다. 지샥의 얼굴, ‘맨’ 시리즈죠.
이름도 거창한 마스터 오브 G.
마스터 오브 G란 쉽게 말하면 지샥의 ‘맨’ 시리즈를 말합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과 특별한 기능들이 들어간 시리즈죠.

마스터 오브 G는 1985년 출시된 DW-5500C 모델부터 시작됩니다. 지샥 최초의 진흙 방지 구조(Mud Resistant structure)를 채택한 모델인데요. 버튼 틈새로 고운 진흙이 들어가지 않도록 설계 되어 있습니다. DW-5500C부터 ‘머드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기 시작했지만 아직 지샥에서는 DW-5500C에 정식으로 ‘맨’의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죠.
1983년 첫 번째 지샥 DW-5000C 모델의 베젤 하단에 굵은 글씨로 G-SHOCK이 적혀있었는데요, 1985년에 출시된 DW-5500C의 경우 지샥의 두 번째 모델이라고 G-SHOCK II 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이때는 카시오에서도 지샥 모델이 지금처럼 많아지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나 봅니다. 출시되는 모델마다 뒤에 로마 숫자를 붙였다면 지금은 베젤에 모델명을 다 적지 못할 상황이 되었겠죠?
처음 ‘맨’이 붙은 프로그맨을 시작으로 총 4개의 맨 시리즈가 마스터 오브 G 컬랙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5년 8월 5일 g-shock.jp 기준)
왼쪽부터 프로그맨, 머드맨, 걸프맨 그리고 가장 최근 마스터 오브 G 컬랙션에 추가된 신상, ‘레인지맨’입니다. 마스터 오브 G의 시작인 DW-5500C에서부터 사용된 검은색을 기본으로 하고 붉은색을 포인트로 사용한 디자인이 이어지고 있네요. 물론 모델별로 기본 검은색 이외에 다양한 색상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정판이란 자극적인(!) 이름 아래 쉽게 구할 수 없는 색상들을 포함해서 말이죠.
GWF-1000 프로그맨
지샥 연재 중 몇 번이나 반복된 이름, 프로그맨입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다이버를 위한 시계’가 되겠죠. ISO 인증을 받은 20기압 방수 기능으로 다이버의 움직임이나 유속에 상관없이 잠수 중 버튼을 눌러도 방수 기능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프로그맨은 다른 지샥들과는 다르게 더 뛰어난 방수 성능을 위해 스크류 방식의 뒷면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처음 출시된 프로그맨인 DW-6300과 최신의 프로그맨 GWF-1000을 비교하면 겉모양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크기는 커졌죠) 속은 내실있게 진화했습니다. ISO 인증받은 20기압 방수는 물론 잠수 시간을 1초 단위로 측정하여 그래프로 보여주고 측정 데이터 10개를 저장 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도의 높이를 알려주는 타이드 그래프(Tide graph)와 달의 모양을 보여주는 문 페이즈(Moon phase)도 추가되어 바다 속을 탐험하는 다이버들을 위한 시계다움이 배가되었습니다. 그외 지샥의 고급 기능인 태양광으로 충전 가능한 터프솔라, 전파로 시간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라디오 컨트롤 등 편의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국내에서 특히 인기가 있는 프로그맨. 지샥 최초의 맨 시리즈답게 프로그맨 단일 역사만 봐도 짧지 않은데요. 다른 맨들도 줄 서 있으니 이번 편에서는 패스~ 언젠가 프로그맨만 심도 있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GW-9300 머드맨
모래 폭풍이 부는 사막처럼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 제작된 마스터 오브 G, 머드맨 입니다. 머드라는 말 그대로 진흙에 대한 저항을 위한 특수 설계로 버튼 틈새에 미세한 모래 등의 침입을 방지해 줍니다. 오른쪽의 커다란 세 개의 버튼을 1개의 우레탄 커버로 감싸는 등 틈새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돋보입니다.

GW-9300 머드맨은 마스터 오브 G답게 터프솔라, 라디오 컨트롤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사막이라는 환경에 적합하게 두 가지 센서가 탑재되어 있는데요. 바로 온도계와 나침반, 트윈 센서입니다. 온도계는 영하 1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측정 가능하여 일교차가 큰 사막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죠. 나침반도 똑똑합니다. 목적지 방향을 설정하면 20초에 한 번씩 방향을 측정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GW-9110 걸프맨
프로그맨과 마찬가지로 바다에서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마스터 오브 G, 걸프맨입니다. 걸프맨은 특별한 센서가 들어가 있지는 않습니다. 프로그맨에서 잠수 시간 측정 기능이 빠지게 되면 걸프맨이 되는 거죠.

최신 마스터 오브 G답게 걸프맨에도 터프솔라, 라디오 컨트롤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바다에서 사용이 목적이니 타이드 그래프와 문 페이즈 기능도 지원합니다. 뒷면 커버나 밴드를 고정하는 나사 등에 부식에 강한 티타늄 소재를 사용해서 철저한 방청 대책을 실시했다고 하는데요. 마스터 오브 G 이긴 하지만 왠지 프로그맨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들러리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GW-9400 레인지맨
최신의 마스터 오브 G 모델, 레인지맨입니다. 지샥이 말하는 궁극의 서바이벌을 위한 올마이티 터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 거창합니다. 가장 혹독한 환경의 하나인 고온다습한 정글과 밀림에서의 사용한다는 상황을 상정하고 개발했다고 합니다.
마스터 오브 G 최초로 트리플 센서가 도입되었는데요. 나침반, 기압/온도, 고도 센서가 그것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 정도 장비는 필요하다고 판단하나 보네요. 사실 카시오에는 프로트랙(Pro Trek)이라는 별개의 산악용 시계 브랜드가 있습니다. 기존 프로트랙에 들어가 있던 트리플 센서를 지샥의 마스터 오브 G 버전으로 재해석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레인지맨의 버튼들은 부드럽고 정확한 버튼 조작을 위해 스테인리스 실린더 파이프 구조로 제작되어 측면에서의 충격을 완화하고 버튼을 누를 때도 안정감을 더해준다고 합니다.

마스터 오브 G 중 처음으로 세 가지 센서가 들어간 모델이라 그런지 왼쪽에 잘 보이게 트리플 센서를 적어 놨습니다. 오른쪽 용두의 커다란 센서 버튼을 누를 때마다 나침반, 기압, 온도, 고도를 순서대로 표시해주죠. 물론 터프솔라와 라디오 컨트롤 기능은 기본입니다. 알람 설정이나 스톱워치 등 어떤 기능을 사용하더라도 센서 버튼을 누르면 마지막으로 확인한 센서가 활성화됩니다. 우레탄 밴드 안쪽에는 탄소 섬유를 집어넣어 인장강도를 높였다고 하네요.
4편 추천 지샥 – GW-9400 레인지맨
마스터 오브 G에 대해 살펴본 4편의 추천 모델은 최신 마스터 오브 G 모델인 레인지맨입니다.
마스터 오브 G 중 신상이라 그런지 지샥에서도 만화 ‘아키라’의 작가인 ‘오오토모 카츠히로’의 일러스트를 이용한 스페셜 사이트까지 개설했네요.
참고링크 : 지샥 레인지맨
실제로 제가 몇 년 동안 사용 중인 모델이라 더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겠네요. 처음 제가 레인지맨을 구매했을 때는 지샥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을 때였습니다. 마스터 오브 G 컬렉션을 알게 되니 당연히 ‘OO맨’ 중 하나를 갖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기 시작했죠. 그즈음 가장 신상인 레인지맨이 눈에 들어왔고 지샥 중에 센서도 가장 많다는 말에 고민 없이 덜컥 구매했습니다.
실제 사용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지샥 레인지맨의 기능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고도센서
몇 달 전, 지인들과 함께 등산이란 걸 해본 적이 있습니다. 지인이 속해있는 산악회에서 치악산을 간다길래 멋모르고 쫓아갔었죠.
아는 형님 : 아~ 힘들어!
나 : ㅎㅎ 형님 아직 OO미터 더 올라가야 해요
아는 형님 : 읭? 그거 밖에 못 올라왔어?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나 : 훗! 제 지샥 뤠인쥐매~ㄴ이 다 알려줘요~
레인지맨의 고도 센서는 현재 위치의 높이를 알려주기도 하고, 설정한 곳부터 몇 미터 위, 몇 미터 아래로 움직였다고 알려주기도 합니다. 등산로 시작위치에서 작동시키면 목표 고도를 알고 있으니 몇미터를 더 올라가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거죠.

레인지맨으로 고도를 확인하며 치악산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와 보니 제 저질 무릎은 도저히 등산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죠. 장비를 새로 맞추는 한가지 취미가 늘지 않아 다행입니다.
기압센서
제 경우 뉴스를 보면 앞부분보다 뉴스의 하이라이트(?) 일기예보만 챙겨보곤 했는데요. 항상 나오는 단어들이 있죠. 고기압의 영향으로 날씨가 맑겠습니다. 저기압의 영향권에 들어 흐린 날씨가… 블라블라~
지샥 레인지맨의 기압 센서는 측정하고 있던 기압에서 갑자기 큰 폭으로 기압이 낮아질 경우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고기압에서 갑자기 저기압이 되면 날씨가 흐려지고 비가 내릴 수 있죠. 레인지맨과 함께라면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일출, 일몰 시간
레인지맨은 트리플 센서도 매력적이지만 현재 위치를 설정하면 위치한 곳의 일출 시간과 일몰 시간을 보여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해가 뜨면 뜨는 거고, 지면 지는 거지 그 시간을 뭐 하러 알아야 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취미로 사진 찍는 걸 즐기다 보니 어디 놀러 갈 때 웬만하면 사진기를 챙겨서 다니는 편인데요.

한 번은 강화도에 놀러 갔다가 여기저기 산책을 다니면서 ‘노을을 찍으면 정말 예쁘게 나올만한 장소’를 발견했죠. 해가 질 때까지 그곳에만 머물러 있을 수도 없고… 레인지맨으로 해지는 시간을 확인하고 다른 곳에서 놀다가 해지는 시간에 맞춰서 골든아워(일몰 전후 20분)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죠. 집사람에게도 지샥을 구매한 게 ‘시계도 보지 않으면서 쓸데없는 지름’이 아니란 걸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
지샥을 지르고픈 그대에게 연재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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