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최초의 지샥 DW-5000C가 출시된 이후로 32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금의 다양한 스타일과 기능으로 무장한 지샥이 있기까지 의미 있는 지샥들을 모아 봤습니다.

 

1983년 DW-5000C : 최초의 지샥

1983-DW-5000C

지샥 이야기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지샥의 역사적인 첫 번째 모델, DW-5600C 입니다. 이후로 다양한 파생 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지샥의 ‘원조 할머니집’ 같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9년 AW-500 : 첫 아날로그 방식

1989-AW-500

첫 번째 아날로그 방식의 지샥, AW-500 입니다. 바늘이 달린 손목시계에는 용두(크라운)라는 시간을 맞추기 위한 커다란 다이얼이 있기 마련인데요. AW-500을 비롯한 지샥의 바늘 달린 시계들은 보기에는 아날로그스럽지만 디지털로 제어되기 때문에 용두가 없습니다. 디지털 시계의 시간을 맞추듯 버튼을 이용해서 시간을 맞추는 방식이죠. 버튼을 누를 때마다 움직이는 바늘이 왠지 재미있습니다.

 

1992년 DW-6100 : 첫 센서(온도) 탑재

1992-DW-6100GJ

지샥 최초로 센서가 들어간 DW-6100GJ입니다. 아직까지는 온도 센서 하나뿐이죠. 단순히 현재 온도만 표시되는 게 아니라 일정 간격 동안 모니터링한 온도를 그래프로 표현해서 보여줍니다. 남자의 마음을 간지럽히는 다양한 기능들이 드디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1992년 DW-6300 : 첫 맨 시리즈 모델(프로그맨)

1993-DW-6300

지샥 ‘맨’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 프로그맨(FROGMAN)의 등장입니다. 이후 지샥 라인업에 여러 가지 ‘맨’ 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멘’ 시리즈는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본연의 기능 외에 특별한 상황에 초점을 맞춘 특수(?) 기능들이 추가된 모델들입니다. 프로그맨의 경우 다이버에게 특화된 제품인데요. ISO 인증을 받아 움직임이나 유속에 상관없이 20기압의 방수를 보장합니다. 첫 프로그맨인 DW-6300 에는 잠수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일명 ‘개구리’로 통하는 프로그맨은 국내 지샥 마니아 사이에서 가장 잘나가는 ‘맨’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개구리’라고 특히 유명하죠. 시계 뒤판에 산소통을 매고 잠수하고 있는 개구리가 각인되어있습니다. 다른 ‘맨’ 시리즈들도 각각 상징되는 캐릭터가 각인되어 있죠.

 

1994년 DW-6600 : 첫 EL 백라이트 탑재

1994-DW-6600

지샥의 첫 번째 EL(Electro Luminescence) 백라이트 탑재 모델입니다. 뭔가 거창한 이름이지만 사실 별건 아니고요. 어두운 곳에서 시간을 확인하려면 불을 켜거나 야광 바늘을 확인해야 하죠. EL 백라이트는 숫자판 전체를 밝혀줘 시인성이 훌륭합니다. 숫자판 모서리에 작은 전구가 달린 시계도 있었는데 어두운 곳에서 전구에 불을 켜면 겉면 유리 안쪽에서 난반사가 생겨 시간을 확인하기에 약간 불편합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지샥 모델들이 전부 EL 백라이트가 탑재된 건 아닙니다. 구매하실 때 이왕이면 EL 백라이트가 탑재된 모델을 고르세요!

 

1998년 DW-9300 : 첫 터프솔라 적용

1998-dw9300

그 이름도 터프한 터프솔라(Tough Solar)입니다. 이름을 보고 예상하셨듯이 태양광 충전이 가능한 기능입니다. 뭐든 영구적인 걸 좋아하는 저는 지샥 기능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기능입니다. 물론 터프솔라가 적용되지 않은 지샥 모델도 배터리가 몇 년씩 가지만 햇빛만 있으면 그 몇년에 한번 교체하는 배터리 마저도 필요 없어지죠. 정말이지 몇 년에 한 번 밖에 이득을 볼 수 없는 터프솔라 기능이 왜 이렇게 매력적인 걸까요.

최초로 터프솔라가 적용된 DW-9300은 ‘맨’ 시리즈 중 하나인 레이즈맨(RAYSMAN)입니다. 뒷판에는 ‘맨’ 시리즈답게 거꾸로 매달린 박쥐가 멋지게 각인되어 있죠. 터프솔라 외에 레이즈맨의 특이 기능은 진흙 차단과 30개의 전화번호 메모리 기능입니다. 진흙에 대한 저항력은 방수되는 모델이라면 전부 가능할 듯싶은데요. 따로 분류한 이유가 뭔지 궁금해지네요.

 

2000년 GW-100 : 첫 라디오 컨트롤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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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컨트롤 방식?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라디오 전파를 이용해서 시간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기능이죠. ‘전파 시계’라고도 합니다. 지샥의 라디오 컨트롤을 지원하는 모델에는 멀티 밴드6(Multi Band 6)이라고 적혀있기도 한데요. 일본에 두 곳,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등 총 여섯 곳에서 발신된 전파를 수신해서 시간을 맞춰줍니다.

지샥의 첫 번째 라디오 컨트롤 방식이 도입된 GW-100 은 맨 시리즈 중 하나인 앤트맨(ANTMAN)입니다. 지샥에서는 라디오 전파 수신 안테나를 집어 넣은게 자랑스러웠는지 ‘맨’ 시리즈의 이름을 지어주었네요.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인 앤트맨과 이름이 같죠. 마블의 앤트맨은 개미(Ant)만큼 작아서 지어진 이름이지만 지샥의 앤트맨은 안테나(Antenna)의 앤트입니다. 뒷면에는 안테나를 들고 있는 개미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다른 맨 시리즈에 비해 작명 센스가 좀 아쉽네요.

 

2012년 GB-6900 : 첫 블루투스 내장

2012-GB-6900

지샥의 스마트워치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심박수를 체크해 주지는 않지만 스마트폰에 전용 어플을 설치하면 메일, 전화, 메시지(페이스북, 트위터, 웨이보)등이 도착하면 지샥에 알람을 울려줍니다. 스마트폰에서 재생되는 음악도 조절할 수 있죠. 블루투스 4.0 지원으로 저전력 설계가 되어 있고,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들어가긴 한다지만 시계 기능만 사용할 때와 비교하면 배터리 소비가 많겠죠. 터프솔라를 선호하는 저에게 가장 매력 없는 기능이기도 합니다.

 

2014년 GPW-1000 : 첫 GPS 방식

2014-GPW1000-1A_xlarge

지샥에 GPS를 왜 달았을까요? 지샥 최초로 GPS 수신 기능이 탑재된 GPW-1000은 GPS 트래킹이 가능한 아웃도어용 시계는 아닙니다. GPW-1000은 지샥 최상위 모델 중 하나인 ‘그라비티 마스터’ 모델입니다. GPW-1000은 앞서 소개해 드렸던 라디오 컨트롤과 GPS의 하이브리드로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자동으로 설정해 줍니다. 세계 6곳의 전파 수신 범위 밖으로 나간다면 라디오 컨트롤 기능은 무용지물이 되는데요. 그런 곳에서는 GPS를 이용해 빈틈없이 자동으로 현지 시각으로 맞춰지는 기능이죠. 인공위성을 이용해서 시간을 맞춰주다니, 고급지네요.

 

2편 추천 지샥 : GWX-5600C

GWX5600C-4_xlarge

지샥 타임라인 속의 지난 모델들만 소개하기 아쉬워서 추천 모델 하나 투척합니다. GWX-5600C라는 모델인데요. 최초의 지샥, DW-5000C의 파생 모델 중 하나입니다. 지샥을 수집하려면 최초 모델인 DW-5000C를 포기할 수 없는데요. 이왕이면 같은 모양 중에 진화된 모델로 추천하고 싶네요. 색상을 제외하면 DW-5000C와 외관의 차이가 거의 없죠? 어느 부분이 진화했을까요?

제품을 자~알 들여다보면 힌트가 보이는데요. 먼저 제가 가장 선호하는 기능인 ‘터프 솔라’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상단에 적혀있는 ‘MULTI BAND 6’ 글씨가 보이시나요? 맞습니다. ‘라디오 컨트롤’ 기능도 들어가 있죠. 지금 시각이 맞는지 고민하지 마세요. 정확하니까요.

문자판을 자세히 보면 뭔가 좀 다른 게 더 있는데요. 바로 파도의 높이(Tide Graph)와 문페이즈(Moon Phase)를 표시해 주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GWX-5600C는 지샥 중에서도 ‘지-라이드(G-LIDE)’ 라인업에 속해 있는 모델이죠. 익스트림 스포츠 중에서 파도를 즐기는 서퍼들을 위한 모델입니다. 서퍼들에게 파도의 높이는 정말 필요한 정보겠죠?

GWX-5600C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연재 첫 번째 편을 공개했을 때 페이스북에서 댓글로 군대 가서 사용할 시계를 추천해 달라는 분이 있었는데요. 그분을 위한 추천 제품으로 선택했습니다. 모양도 무난하고, 중간에 배터리 교체할 일도 없고, 정확한 시간을 알아서 맞춰주니 걱정할 필요도 없고요. 그리고 불침번 근무를 설 때 어떤 달이 떠오를까 기대해볼 수도 있을 테니까요. 저는 화려한 색깔이 마음에 들어 빨간색의 GWX-5600C-4JF 모델을 선택했는데요. 군대에서 사용하실 목적이시라면 무난한 흰색의 GWX-5600C-7JF 모델을 추천합니다.

 

지샥을 지르고픈 그대에게 연재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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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 좋거나 쓰기에 좋은 걸 사고 싶지만 그냥 싼 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