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빛을 좋아하는 본능이 있는 걸까요? 저만 그럴까요? 어렸을 때부터 불이 들어오는 거라면 왠지 갖고 싶었습니다. 괜히 문방구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쓸데없는 플래시 하나 사 들고 집에 오곤 했죠.
샤오미가 이런 저의 마음을 알았는지 조그마한 플래시를 파네요. 샤오미 LED 라이트(Xiaomi LED Light)입니다. 이런 소소한 싸구려 장난감도 만든다니 신기함을 넘어 경외스럽네요. 이 회사 참 대단합니다. 가격도 싼데요. 19.9위안(약 3천7백원)인데 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저희가 구매한 가격은 배송비를 합쳐 7천원대입니다.
장점
– 만듦새가 좋다.
– 생각보다 꽤 밝다.
– 각도 조절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 작고 가볍다.
– 가격이 싸다.
단점
– 발열이 심하다.
– 때가 잘 탄다.
– 스위치가 없어서 불편할 때도 있다.
불량식품 패키지?
불량식품 포장처럼 아주 간단하게 비닐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뒷면에 설명과 사양이 중국어로 알차게 적혀 있습니다. 정품과 가품을 구분하는 기준이 포장지 뒷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글자가 회색이고 바코드가 스티커로 붙여져 있는 것이 정품으로 알려져 있죠. 제품 색상은 화이트, 블루, 레드, 그린, 오렌지의 5가지가 있습니다.
아까 날 보고 싸구려라고 했었지?
난 그 말이 좋아. 사실이니까.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날 싸구려라고 놀리는 건 참을 수 없다!
가격에 비해서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샤오미의 장점이겠죠. 엄밀하게 싸구려지만 허투루 만들었다는 느낌 없이 단단한 만듦새가 인상적입니다. 곡선도 잘 빠졌죠. 애플스럽기도 하고 월-E에 나오는 이브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불빛이 나오는 하얀 부분의 반대편에는 LED의 열을 방출시키는 방열판이 있습니다. 모든 램프가 그렇듯이 발열이 꽤 있는데, 손으로 좀 만져도 데일 일은 없지만 되도록이면 안 만지는 게 좋겠죠?
요가를 배운 듯 유연한 몸
중간의 8cm 정도 되는 관절 부분은 유연해서 잘 구부러집니다. 이리저리 어디로든 원하는 대로 빛을 비출 수 있어서 편리하죠. 단자에 꽂았는데 너무 밝다면? 쓱 돌려서 조절해주면 됩니다.
샤오미 배터리와의 콤비네이션
샤오미 LED 라이트에는 스위치가 없습니다. 대신 샤오미 파워뱅크 보조배터리에 꽂으면 스위치로 켜고 끌 수 있습니다. 미니 플래시가 되는 거죠. 손으로 들거나 어딘가에 놓기도 안정적이고요. 샤오미 물건답게 서로 좋은 궁합을 뽐냅니다. 5000mAh 용량의 배터리를 기준으로 8시간 정도 계속 켜 놓을 수 있었습니다. 오래 가죠?
스위치가 없는 다른 단자에는 어떨까요? 다른 배터리나 컴퓨터의 단자에 꽂았을 때 안 켜진다면 다시 빼서 꽂으면 됩니다. 한 번씩 꽂을 때마다 ON/OFF라고 생각하면 되죠.
만원으로 방을 가득 채우라 하신다면…
저는 방에서 형광등보다는 스탠드를 켜놓습니다. 낮은 조도의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죠. 샤오미 LED 라이트를 켜두니 스탠드보다는 덜 밝지만 적절했습니다. 빛의 색은 약간 노랗습니다. 책을 읽기도 딱 적당하고, 자기 전에 침대 머리맡에서 무드등으로 쓰기도 유용했습니다. 3평 정도 되는 방을 이 작은 플래시가 구석구석 채우는데 놀라울 정도였죠. 만원의 소소한 행복입니다.
안에서 얼마나 밝아질까요?

이 정도로 밝습니다. 책상 스탠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책상 위, 독서실 개인 자리 등 작은 공간에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 소품 사진을 찍을 때 훨씬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밖에서 얼마나 밝아질까요?

저는 자전거를 시원한 밤에 타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자전거용 플래시는 왜 배터리가 항상 금방 닳을까요. 그래서 스마트폰 거치대에 샤오미 배터리를 놓고 라이트를 달았더니 꽤 그럴싸했습니다. 바닥 쪽으로 45도 정도 숙여주니 적절하네요. 영상으로 짤막하게 담아봤습니다.
어두운 길에 들어설 때 불을 켜보니 생각보다 밝았습니다. 자전거용 플래시가 없다면 이렇게 써도 괜찮겠네요. 하지만 스마트폰 거치대가 없으시다면 매달기가 난감하니까 그냥 저렴한 자전거용 플래시를 사시는 게 좋겠네요. 혹은 샤오미 LED 라이트를 자전거 플래시로 쓸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아신다면 알려주세요.
결론 – 쓸데없지만 그냥 하나 사둬도 좋은 미니 플래시
샤오미 LED 라이트는 조그마한 개인 공간에서 아늑한 조명이 필요할 때 좋습니다. 샤오미 보조 배터리가 있다면 당장 지르셔도 괜찮습니다. 디자인도 깔끔하니 그냥 꽂아둬도 좋고, 가격도 싸고, 그렇게 갖고 있다 보면 생각보다 쓸 일이 자주 생길지도 모릅니다. 샤오미가 지금처럼 좋은 비지떡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세요
– 스마트폰 플래시보다 더 밝은 빛이 필요하신 분
– 침대 머리맡에 놓을 간단한 무드등이 필요하신 분
– 보조배터리를 샀지만 막상 자주 안 쓰셨던 분
– 독서실에서 공부할 때 활용하시려는 분
– 밝기가 아쉬우신 분 (2개를 사시고 16000mAh 샤오미 보조 배터리도 같이 사세요)
사지 마세요
– 침침한 스탠드 조명보다 형광등처럼 환한 불빛이 좋으신 분
– 다기능 무드등을 찾으시는 분
– 보조 배터리로 스마트폰 충전하기 바쁘신 분
디자인과 만듦새 |
오염에 버티는 능력 |
불빛의 밝기 |
몸의 유연함 |
샤오미 보조배터리와의 궁합 |
가격의 타당함 |
7.6 |
서랍 속에서 잠만 자도 좋아. 가끔 나와서 내 방을 밝혀주면 그걸로 충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