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를 사신 여러분, 후회 안 하시나요? 어느 해외 매체에 따르면 애플워치 사용자의 97%가 만족했다고 합니다. 제가 2주 동안 써본 결과로 생각해봤을 때는 잘 모르겠지만요.
애플워치를 쓰면서 애매했던 건 충전이었습니다. 자석으로 착 붙일 때는 편하지만 시계를 바닥에 놓기가 영 어색했죠. 고귀하신 스테인리스 옥체에 흠집이라도 날까 부드러운 천 위로 조심스레 떠받들며 다루기도 힘들었고요. 이 틈을 노려 애플워치를 걸어 놓는 스탠드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중 인상적인 한 가지, ‘엘라고 W 스탠드(elago W Stand)’가 있었습니다.
장점
– 케이블이 보이지 않도록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 처음 세팅하기가 쉽다.
– 충전 중에도 워치를 조작하기 쉽다.
– 자동차 컵홀더에 넣을 수 있다.
단점
– 실리콘에 먼지가 잘 묻는다.
– 다른 색상 모델도 실리콘은 모두 검은색이다.
– 밀레니즈 루프 스트랩은 옆으로 돌려서 충전해야 한다.
– 가격이 비싸다.
스탠드가 뭐 이렇게 생겼지
기존에 출시됐던 애플워치 스탠드들은 시계를 멋지게 거치한다는 것만으로 관심을 받았죠. 멋진 곡선과 유려한 디자인을 뽐내고 있는 와중에 원통형의 이 녀석은 조금 독특하게 보입니다. 색상은 실버, 다크그레이, 블랙, 샴페인 골드의 4가지인데 실리콘만 모두 검은색이고 원통 색만 다릅니다. 리뷰에 쓰인 제품은 실버 색상입니다.
알루미늄으로 된 원통 몸체에 실리콘 덮개를 위아래로 끼우도록 되어 있습니다. 솔리드 알루미늄은 아주 단단하고 차가우며 약간 묵직합니다. 제조사에 따르면 실리콘에는 특수한 코팅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촉감이 맨질맨질한데요. 바닥에 닿는 실리콘도 같은 재질인데 플라스틱이나 유리처럼 잘 미끄러지진 않지만 실리콘 특유의 마찰력은 약간 감소한 것이 느껴집니다.
전체적인 모습은 마치 대나무 줄기를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굵고 곧은 생김새에서 강직한 지조와 절개가 느껴지는 듯한데 망상이겠죠?
거추장스러운 건 모두 속으로 감춰버리세요
실리콘에 충전 케이블을 모양대로 꽂아 넣고, 끝 부분을 적당히 남기며 돌돌 말아 정리합니다. 기본으로 들어있는 부직포 소재의 케이블 타이로 깔끔하게 말아서 정리가 가능합니다. 실리콘과 알루미늄 원통에는 각각 홈이 파여 있어서 뚜껑을 정확하게 맞춰 닫을 수 있죠.
이렇게 깔끔한 모습의 충전 스탠드가 완성됐습니다. 뒤로 나오는 USB 선만 잘 정리하면 책상 위가 아주 깨끗해지죠.
‘탁’하고 놓으니 ‘착’하고 붙었다
충전을 할 때는 애플워치를 스탠드 위로 쓱 놓기만 하면 됩니다. 자석식 충전이 이렇게 편했던 것이었나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 정확히 맞출 필요도 없고 뚜껑에 애플워치를 갖다 대면 부드럽게 미끄러지면서 자석 케이블에 붙는 느낌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스탠드가 없을 때는 자석을 붙이고도 금방 떨어질 것 같은 불안함에 책상 위에 조심스레 놨었는데 케이블이 스탠드에 고정되니 자력이 꽤 강하게 느껴집니다.
스탠드의 무게감이 꽤 있는 편이라 일부러 자빠뜨리지 않는 이상 애플워치를 붙이다가 쓰러지는 일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도도 30도로 기울어져 있어서 충전을 하면서도 애플워치를 만지고 쓰다듬으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죠.
밀레니즈 루프도 충전 가능할까?
줄을 분리할 수 없는 밀레니즈 루프 스트랩이 달린 애플워치도 충전이 가능한지 궁금해졌습니다. 제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즈 루프 스트랩도 충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옆으로 돌려야 하죠. 당장은 워치 페이스를 옆으로 볼 수밖에 없지만 가을에 워치 OS 2로 업데이트가 되면 옆으로 뉘여도 인터페이스가 바르게 보일 테니 충전 중에도 편하게 시계를 만질 수 있을 겁니다. 아쉽게도 저희는 밀레니즈 루프 스트랩이 없어서 실험을 해 볼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M/L 사이즈 스포츠 밴드의 양 끝을 풀지 않고 옆으로 붙였을 때 충전이 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크기만 맞으면 어느 구멍이라도 들어갑니다
얼리어답터에서는 자동차의 컵홀더를 멋지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W 스탠드는 이렇게 컵홀더에 쏙 들어가는 원통형 몸체 덕분에 자동차에서도 깔끔하게 충전할 수 있습니다. 과속방지턱을 넘어도 잘 서있죠. 그래도 컵홀더 크기가 커서 불안할 때는 손수건 같은 천을 구겨 넣어주면 한결 낫습니다.
자석 충전의 특기도 살리고 선 정리도 잘 하는 스탠드
엘라고 W 스탠드는 애플워치의 충전과 충전 환경을 아주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녀석입니다. 다만 한번 스탠드를 만들어 놓으면 케이블을 빼기엔 너무 귀찮아집니다. 그렇다고 통째로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애매한데요. 실리콘에 먼지도 잘 묻으며 무겁기까지 하니까요. 거치대를 갖고 다닌다는 것부터 이상하긴 하죠. 이 스탠드를 산다면 아마 머지않아 1m 충전 케이블을 하나 더 사서 휴대용으로 갖고 다니게 될 겁니다.
그렇다고 집, 자동차, 회사에 하나씩 놓자니 42,500원이라는 가격이 좀 걸리네요. 스탠드 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지만 ‘애플 액세서리가 다 그렇지 뭐’라고 해탈하신 분들께는 큰 문제는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애플워치의 충전을 회사 책상에서나 운전할 때 주로 한다면 이 아이템은 빛이 날 겁니다. 그리고 긴 케이블이 이리저리 춤추는 걸 싫어하시는 분들께도 적절합니다.
사세요
– 기다란 충전 케이블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으신 분
– 주로 책상과 자동차에서 충전을 하시는 분
– 충전하면서 조작하기 편리한 스탠드를 찾으시는 분
– 메탈 디자인을 좋아하시는 분
사지 마세요
– 가격 대비 성능을 가장 우선시하시는 분
– 집과 학교, 회사에 항상 갖고 다니면서 사용하려고 하시는 분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엘라고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디자인의 엣지 |
책상 정리 능력 |
충전의 편리함 |
자동차와의 궁합 |
가격 |
7.2 |
소중한 애플워치님의 깔끔하고 안락한 보금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