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1. 이동성이 뛰어나다 2. 뛰어난 음질과 발란스 3. 기능이 심플하다 4. 배터리 성능이 좋다

단점
1. 음성안내 2. 검은색 디자인은 별로다 3. 살짝 짧은 블루투스 4. 브랜드 선호도 대비 높은 가격

 

한국 오디오 회사를 꼽으면 아이리버, 코원, 브리츠 정도가 우선 생각난다. 만약 ‘인켈’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다면 그의 머리에서 흰머리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인켈은 우리나라 오디오의 역사이며 산증인이다. 1978년 창립 이후, 오디오의 한 길을 판 국내 대표적인 오디오 기업이다. 그러나 오래됐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모토로라도 가장 오래된 휴대폰 업체지만 너무 팔려다녀서 지금은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켈의 블루투스 오디오 EXM-30이 과연 스마트 시대에도 버틸 수 있는지 리뷰를 통해 알아보자.

 

첫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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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켈 홍보부서에서는 EXM-30의 디자인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사실 디자인에 주목하기에는 박스 디자인은 그냥 평범하다. 그래도 본체만 괜찮으면 되니 넘어가자. 박스는 전시해 두는 게 아니니까. 박스 크기는 콤팩트한 편이고, 제품보다 살짝 크다. 내부 충격방지도 잘되어 있다. 액세서리는 USB케이블과 AUX케이블, 설명서 뿐이다. 제품에 대한 설명은 단 2페이지로 끝냈다. 사실 이 제품은 아주 간단한 제품이라서 부실한 설명서라도 불만은 없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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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켈은 두 가지 색상의 제품을 보내줬다. 우선 검은색 제품을 꺼내 보았다. 불행히도 인켈이 주장한 ‘멋진 디자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블랙과 레드의 조화가 그리 감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금속 그릴과 후면부는 입체적으로 굴곡이 나 있는데, 디자인 호감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다행히 하얀색은 훨씬 나았다. 물론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단지 거슬리는 빨간 라인이 없어서 좋다. 무조건 하얀색 제품을 고르기를 조언한다.
디자인적 장점은 명확하다. 제품이 입체적이라서 그립감이 좋아 손에 들고 다니기 좋다.  또,  매끄러운 재질이 아니라서 야외에서 놓칠 염려가 적다. 무게도 377g으로 가볍다. 어디에 가져가건 큰 부담이 없다. 하얀색만 고른다면 디자인 만족도는 월등히 좋아진다. 재질도 때를 잘 타는 재질은 아니다. 볼펜으로 몇 번 긁어봤는데 크게 흠집이 나지 않는다. 대신 그릴은 마찰이 일어나면 칠이 벗겨질 수 있다. 배낭에 넣을 때는 간단한 파우치에 넣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입체적 그릴이라는 점에서 ‘조본 잼박스’ 느낌도 난다. 물론 완전히 같지는 않다. 조본 잼박스 디자인이 훨씬 예쁘다.
이번에 측…측면을 보자. 측면에도 스피커 그릴이 붙어 있지만 측면에 따로 스피커 유닛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면으로 3W 풀레인지 스피커 유닛이 두 개 있을 뿐이다.
하단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패드가 있다.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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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는 상단 부분에 전원 및 페어링, 플레이/스톱, 그리고 볼륨 업/다운 버튼 4개가 자리잡고 있다. 플레이/스톱 버튼을 따로 빼 놓은 게 맘에 든다. 버튼 배치도 입체적으로 디자인했다. 이건 개인의 선호에 따라 감각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가 하나 있다. 음성안내다. 전원을 켜거나 끄고, 페어링을 할 때, 영어로 우렁차게 안내를 해 주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토플을 준비한다면 모르겠지만 좋은 기능은 아닌 것 같다. 볼륨을 높이면  “볼륨이 최대다.”라는 안내가 나오는데 역시 깜짝 놀라게 된다. 시각장애인이나 대화가 필요한 외로운 사람들에게는 좋겠지만 비프음이나 다른 방법을 써도 좋았을 것이다.
후면부에는 USB충전 단자와 AUX단자가 있다. AUX단자를 이용하면 블루투스 연결 없이도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수 차례 테스트했지만 AUX단자와 블루투스  음질차이는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다. 참, 리셋버튼도 있다. 간단한 고장일 때는 리셋버튼으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만족스럽다. 내 인생에도 그런 버튼이 있으면 좋겠다.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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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3.0을 제공하고, 약 10시간 동안 재생이 가능하다. 작은 음량이라면 스펙상 사용시간에 거의 근접한다. 다만 10m의 통신거리가 다른 기기와 비교한다면 좀 짧게 느껴진다. 노트북 페어링은 5m 정도에서도 끊기고, 휴대폰은 10m 정도에서 끊긴다. 다른 블루투스 스피커와 비교해도 20~30%정도 도달거리가 짧다. 다만 큰 불편은 아니니 넘어가자.
방수기능은 없다. 사실 외부에서 비가 오면 음악을 들을 때가 아니다. 피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최대 2개까지 연결이 가능하다. 기타 기능은 없다.

 

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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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W 출력의 풀레인지 유닛 2개와 우퍼를 제공한다. 음질은 정말 좋다. 관용적으로 “블루투스 치고는 좋다.”가 아니다. 음의 밸런스가 뛰어나고, 이 정도 크기에서 뽑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품질의 음악이다. 특히 중고역이 깔끔해서 보컬 음악이나 잔잔한 음악, 클래식 까지도 들을만 하다. 사실 10만원대의 가격은 만만하지 않은 경쟁자가 많아서 EXM-30에 대해 회의적이었으나 음악을 듣고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 부분에서는 불만이 약간 있지만 음질이 어느 정도 커버해 준다. 저역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뭉개지지 않고 단단하게 잡아주고, 중역대는 탄탄하다. 고역도 매끄러운 편이다.
단, 최대 볼륨이 아주 크지 않다. 음의 찌그러짐이 발생하지 않는 수준까지만 최대 볼륨을 제한한 듯 하다. 계속 볼륨을 높이니 다시 외국 여자가 쩌렁쩌렁하게 외친다. “Volume highest”
제발 빼주기를…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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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켈은 예전부터 스피커보다는 앰프튜닝 실력이 좋은 회사였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튜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저역이 가슴을 때리거나 야외에서 쩌렁쩌렁 울릴 듯한 스피커는 아니지만 조용히 음악을 즐기고, 컴퓨터 스피커 대용으로 쓰기에는 차고 넘친다.
다만 인켈 블루투스 스피커 디자인들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 한 제품을 많이 내놓는데, 아주 인상적인 편이 아니다. 그저 휴대하기 좋고, 보기 싫어서 숨겨둘 정도가 아니라는 정도에서 타협해야 할 것 같다.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블루투스로 수준급의 음악을 듣기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가격은 10만 원대.

 

레트로 제품을 사랑합니다. xanadu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