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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들, 잉카(INCA)

소싯적 “태양소년 에스테반”이라는 TV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자란 공장장은, 잉카문명은 분명 외계인과 관련되어 있음이 틀림없다고 나름대로 잠정 결론을 내려버렸을 만큼 잉카의 모든 것은 신비롭기만 했다. 지금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와 페루가 문화협정을 체결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기 위해 잉카 문명전 “태양의 아들, 잉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3월28일까지) 페루 안데스 고대문명의 시작인 차빈문화부터 잉카시대까지 고대 페루인들의 우주관이 담긴 총 351여 점의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회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다름 아닌, 잉카의 석조(stonework) 기술이었다. 아래 사진들은 페루 쿠스코에 있는 유명한 잉카 유적지인 “마추픽추”(Machu Picchu)인데, 거대한 바위를 다각형으로 정교하게 깎아 마치 퍼즐처럼 쌓아 올린 석벽의 사진들을 보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설명에 의하면 어떠한 석벽은 바위와 바위 사이의 틈에 종이 한 장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맞닿아 있다고 하니 잉카인들의 석조건축기술은 그야말로 경이롭기까지 하다. 오늘은 바로 잉카의 정교하고도 미스테리한 석조기술을 모티브로 팩토리를 펼쳐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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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ALCULATOR (INCA + CALCULATOR)

다각형으로 “세공”된 바윗돌들이 정교하게 쌓여 있는 잉카의 석벽의 한 부분을 바탕에 깔고 그대로 베껴 그렸다. 바윗돌을 꼭 맞게 끼워넣기 위해 끝없이 갈고 닦았을 그들의 노고를 생각해볼라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완전히 밀착시키기 위해 작업 후반부에는 바윗돌을 모래로 문질러서 표면을 연마했다고도 한다) INCALCULATOR 는 기존의 전자계산기의 바둑판처럼 자로 잰 듯 오와 열이 딱 맞는 버튼의 배열을 과감하게 벗어던졌다. 제멋대로 쌓은 것 같지만, 치밀한 계산과 계획하에 쌓아 올려져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잉카의 석벽을 계산기의 버튼에 적용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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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SC (Dye-Sensitized Solar Cell)

일반적인 탁상용 전자계산기들은 태양전지, 즉 솔라셀(solar cell)이 부착되어 있다. 그래서 별도의 전원이나 배터리가 없이도 실내조명 만으로 반영구적(잘만 쓰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솔라셀이 전자계산기의 어디엔가, 특히 가장 눈에 잘 띄는 디스플레이부 언저리에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보니 공장장에겐 눈엣가시가 아닐 수 없었다. (나만 그런가?) 그래서 INCALCULATOR는 탁상용 전자계산기 최초로 DSSC 즉,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를 사용했다.(정말 최초인지는 확인된 바 없음^^;) 투명한 디스플레이부 내측에 검은색으로 도포 (*참고: DSSC는 다양한 색상구현이 가능함)되어 기존 제품처럼 솔라셀을 위한 “별도의 창”을 내어줄 필요가 없어졌다. 즉, 아래 이미지에서 디스플레이부의 검은색 부분 전체가 태양전지라고 보면 된다. (*참고: DSSC는 기존 태양전지보다 발전 효율이 낮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무진장 노력하고 있다. 조만간 DSSC로 태양전지시장이 개편될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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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는 않을 듯…

INCALCULATOR의 불규칙한 버튼의 크기 및 배열의 컨셉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버튼이 일정한 스트로크가 나오게 하기 위한 “팬터그래프 방식”처럼 까다로운 키 버튼의 적용 같은 문제나 금형의 벌 수가 많아지는 문제 등이 있다. 게다가 디스플레이부의 일관된 컬러톤 유지와 깔끔한 스타일을 위해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의 적용까지… 솔직히 실제 개발에 들어간다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용성과 편의성 위주의 전자계산기에 이처럼 불편을 감수해야 할 컨셉을 적용해도 되는 건지부터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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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바짝차려!

어찌 되었건 INCALCULATOR는 버튼의 배열이 규칙적이지 못하다.(불편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계산을 할 때는 항상 정신을 바짝 차려야 실수로 다른 버튼이 눌리지 않는다. 얼리 재무팀 최과장은 전표 칠 때 계산기를 쳐다보지도 않고 본능적으로 초광속 타이핑을 하는데, INCALCULATOR는 그런 분들에겐 사실 맞지 않다. 마트나 가전양판점의 전자계산기 코너의 판매대를 수십 분간 탐색해 보아도 눈에 띄는 물건을 득템하는데 실패했던 경험이 있거나, 그리 편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컨셉의 전자계산기(코믹/팬시류 말고)를 원하면서 계산하는 업무가 주 업무가 아닌 사람이라면 INCALCULATOR는 어떠신지… EarlyFactory     20100310_incalculator_06

얼리어답터 뉴스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