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많은 스마트워치가 등장했지만 제조사들은 대부분 손목에 찰 수 있는 가장 끔찍하고 쓸모없는 액세서리 만들기 경쟁을 하는 것 같았다.
기능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디자인도 엉망이었다. 그러자 보다 못한 구글이 삼성, LG, 모토로라와 손잡고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스마트워치를 내놓았다. 이번에는 좀 나아졌을까? 지난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IO (개발자 대회)에서 발표한 세 가지 스마트워치를 하나씩 살펴 보자.
삼성 기어 라이브 (Samsung Gear Live)
지난해 갤럭시 기어 이후로 벌써 4번째 스마트워치다. 갤럭시 기어, 갤럭시 기어2 네오, 기어핏, 그리고 이번 제품은 기어 라이브. 삼성전자에는 스마트워치 개발팀보다 스마트워치 작명팀이 더 많을 것 같다. 기능은 어떨까?
기어 라이브는 1.63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320×320픽셀)와 1.2GHz 프로세서, 4GB 메모리, 512MB 램, 300mAh 배터리, 심박센서를 탑재했다. 그런데, 더 이상 설명할 것이 없다.
프로세서만 살짝 차이가 있을 뿐, 갤럭시 기어2 네오와 거의 흡사한 스펙이다. 시계 모양이 좀 더 다양해지고, 구글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할 때 ‘오케이 구글!’이라고 우렁차게 외칠 수 있다는 점이 달라진 점이다. 물론 기어 라이브 사용자들이 길거리에서 실제 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 참, 한가지 더 있다. 배터리는 기존 모델보다 조금 나아져 2~3일 정도 유지된다. 고마우셔라.
출고가는 224,000원. 그러나 갤럭시기어2 네오의 가격이 10만원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기어 라이브를 살 이유는 많지 않아 보인다. 두 번째 제품에 희망을 걸어보자.
엘지 지워치 (LG G Watch)
요즘 분발하고 있는 엘지의 스마트워치다. 엘지의 첫 번째 안드로이드웨어 스마트워치인 지워치. 사이즈와 디자인은 소니 스마트워치2 와 거의 흡사하고 기능은 기어 라이브와 비슷하다. 항상 화면이 켜져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IP67 방수/방진 인증 제품이라는 것도 같다. 기어 라이브와 차이라면 디스플레이가 0.02인치 크고(1.65인치), 배터리가 400mAh로 용량이 조금 크다. 출고가는 4만원 더 비싼 269,000원. 구매포인트를 찾기 힘들다. 이걸 팔 수 있는 사람은 노벨 마케팅상을 줘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이다. 세 번째 제품에 희망을 걸어보자.
모토로라 모토360 (Motorola moto 360)
모토로라는 조금 다르다. 폴더냐고? 다행히 그렇지는 않다. 모토360은 사각 디스플레이 대신에 원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동그랗다니! 전세계 구형 마니아들의 흥분이 들려 온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성능은 공개되진 않았다. 아쉽게 이게 마지막 제품이다.
현시점에서 이들의 스마트워치를 구입할 이유를 가진 사람은 몇 부류가 있다. 삼성, LG가 후원하는 블로그이거나, 제품 디자인 실패 사례를 연구하는 대학원생, 안드로이드 웨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개발자 정도…
좀 더 희망적으로 보자면, 손목시계가 없고, 25만원 정도의 여윳돈을 가지고 있으며, 7월 중으로 우주가 소멸된다고 믿고 있는 종말론자 정도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