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주식 73,486,938주를 사들여 전체 주식의 9.2%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금요일 종가 기준 29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하며 얼마 전 퇴임한 창업자이자 CEO 였던 잭 도시가 소유한 것보다 많고 이전 최대 주주였던 뱅가드 그룹보다도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월요일 트위터는 미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에 한 투자자가 5% 이상 지분을 취득했음을 알렸다. 이 투자자가 일론 머스크였고 최대 주주가 됐다는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27%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고의 부자지만 주식 보유는 테슬라, 스페이스X, 보링 컴퍼니, 뉴럴링크처럼 자신이 직접 설립했거나 관련 있는 기업에만 해왔다. 이세돌 9단과 대결했던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에 아주 오래전 투자한 이력이 있기는 하지만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일론 머스크는 외부 투자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트위터 주식을 사들인 시점이 상당히 미묘하다. 일론 머스크는 3월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필수 요소다. 트위터가 이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투표로 올렸다. 20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고 70.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투표 결과가 나온 후 “트위터가 사실상 공공 광장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언론의 자유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다.”라며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한지 다시 물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주식을 사들인 시점이 3월14일인 것으로 확인됐고 최대 주주가 된 직후 이런 질문을 던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일론 머스크는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단말기를 지원했지만 러시아 뉴스를 차단하라는 요청에서는 자신은 ‘절대적 표현의 자유 우선주의자’라며 총을 쏘지 않는 한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며 거부한 바 있다. 8,0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지만 2018년 테슬라를 비공개 회사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자금을 확보했다는 트윗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소송을 했고 그 결과 테슬라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거액을 벌금이 부과됐다. 그리고 회사 관련 글을 올릴 때는 사내 법무팀의 승인을 받는 것을 합의했고 이것이 지금까지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홍보부서까지 해체한 테슬라의 거의 유일한 소통 창구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이다.
트위터와 복잡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일론 머스크가 이사진 선임과 경영에도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트위터에 내부에서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