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짤, 밈으로 익숙한 이미지 압축 포맷 ‘GIF’를 발명한 스티븐 윌하이트가 코로나19에 감염돼 7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1987년 이미지 용량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고 2년 뒤 89a 버전부터 이미지 여러 장을 이어 붙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현재의 모습이 완성됐다.
1980년대부터 컴퓨터 관련 일을 해왓던 윌하이트는 2000년대 초반 은퇴한 후 아내와 여행, 캠핑을 즐기고 지하실에서 모형 기차를 만들며 시간을 보냈다. 전화선을 이용해야 했던 열악한 인터넷 환경에서 고품질, 고해상도 컬러 이미지를 작은 용량으로 주고받기 위해 만들어진 GIF는 인터넷 대중화와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엄청난 속도로 확산됐다.
움짤의 인기는 2020년 페이스북이 4억 달러(약 4,800억원)에 인수한 GIF 공유 서비스 기피(Giphy)를 보면 알 수 있다. 2013년 설립된 기피는 아이메시지, 틱톡,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IF를 어떻게 발음할 것인가를 두고 벌어진 치열하고 진지했던 논란도 흥미롭다. 한국에서는 ‘지아이에프’라고 부르는 것이 익숙하지만 해외에서는 기프(ghif), 지프(jiff)를 두 가지 발음을 두고 30년 넘도록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설문 조사 결과는 60~70%가 ‘기프’로 발음한다고 하고 있다. 2012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두 가지 발음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지만 2013년 웨비 어워드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상한 윌하이트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두 가지 발음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그들은 틀렸다. 지프(jiff)로 발음되는 부드러운 G다.”라며 원작자가 직접 등판해 논란을 끝내려 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윌하이트가 틀렸다는 지적이 폭발했다.
2014년 텀블러 설립자 데이비드 카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GIF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냐고 물었고 대답은 ‘기프가 맞는 것 같다. 기프가 내 최종 선택이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GIF 발음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3년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윌하이트가 가장 좋아하는 밈에 대해 물었고 그는 ‘춤추는 아기 밈’이라고 답했다. 움짤을 전 세계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윌하이트에게 존경을 담아 감사를 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