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광학 기업 캐논 자회사인 ‘캐논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가 웃는 얼굴에만 반응하는 안면인식 카메라를 중국 사무실 전역에 설치했다. ‘미소 인식’ 기술이 적용된 인증 시스템으로 웃어야 문이 열리고 회의실 예약도 가능하다. 아픈 날도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도 억지웃음을 지어야만 하는 이상한 시스템이다.
캐논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직장 업무 관리 도구 중 하나로 ‘미소 인식’ 기술을 발표했다. 반응은 신통지 않았다. 도리어 억지웃음을 강요하는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같은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국가라면 사내 직원들의 반발과 사회면 톱뉴스로 다뤄질 사안이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중국에서 우선 실험을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개인 정보와 무분별한 안면 인식 정보 수집 등 중국 정부의 사생활 침해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중국 내 기업 일부는 직원 감시용 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른 국가의 일부 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사무실 PC에 작업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CCTV는 점심 식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한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회사 앱은 사무실 밖 직원의 움직임 추적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캐논 미소인식 기술 또한 사생활을 침해하는 상당히 위험한 기술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출입문 통과를 넘어선 직원 개개인의 표정을 통해 작업 만족도, 스트레스 지수 등을 파악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첨단 기술의 오용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