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태생적으로 배터리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기술이 발전하고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 배터리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그런데도 여전히 배터리는 전기차 값의 30%나 된다. 배터리 제조 단가 절감은 충전소 확장과 더불어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는 실질적인 방법이다.

자동차 업계는 배터리 전문 제조사에 의존한다. 값도 비슷할 거라는 생각은 그래서 당연하다. 실상은 달랐다. 배터리 설계, 기술 제공 정도에 따라 업체별 차이가 엄청나다. 공급가는 영업 기밀로 비공개가 관례다.

<케이런 에너지 리서치 어드바이저>가 작성한 자동차 제조사별 배터리 공급가 평균을 추정한 보고서를 보면 테슬라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나소닉, LG, CATL 3사에서 공급받는 테슬라는 킬로와트시(kWh) 당 142달러로 업계 평균 186달러보다 24% 저렴하게 공급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GM이 평균 169달러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9월 ‘배터리데이’ 이벤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로드러너 프로젝트’라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발표했다. 둘레 46mm, 길이 80mm의 새로운 배터리 ‘테슬라 4680’은 기존 모델 시리즈에 탑재되는 ‘18650’, ‘2170’보다 에너지 5배, 출력 6배 향상돼 결과적으로 16% 더 멀리 주행하도록 돕는다.

탭 없는 전극으로 제조 단가는 낮췄고 공정 또한 단순화했다. 1kWh당 생산 단가를 14%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3년 내 생산 단가를 56% 절감해 현재의 절반인 2만5천달러(약 2900만원)짜리 전기차를 내놓을 거라고 했다.

테슬라는 사실상 전기차 시장의 리더다. 준비도 빨랐다. 더 오랜 시간 배터리 혁신에 열정을 쏟았고 업계 유일의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 팩 설계에도 꾸준히 관여하고 있다. 파나소닉과 만든 기가팩토리에서 직접 생산하고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 비용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케이런 에너지 리서치 어드바이저>는 향후 10년 테슬라는 배터리 경쟁력에서 업계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 봤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GM을 꼽았다. 전기차에 올인하기로 한 GM은 2025년까지 220억 달러를 전기차 개발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GM과 LG가 공동 운영하는 오하이오주 배터리 공장이 내년 가동을 시작한다. GM 자체 개발의 울티엄 배터리 팩 생산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 회사의 10년 후 배터리 경쟁력은 테슬라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