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전에는 도입이 더뎠던 재택근무(원격근무), 화상회의, 유연근무제 등의 ‘스마트워크’가 확산되며 일터의 변신이 가속화하고 있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웃지 못할 말이 회자될 만큼 코로나19 감염증이 좀처럼 수그려들지 않자 근무 체계의 혁신이 거짓말처럼 시작됐다.

‘대면’ 업무보다 ‘비대면’ 화상회의가 자연스러워졌고, 회식은 자취를 감췄다. 매일 왕복 2시간씩 걸리던 출퇴근은 재택근무를 통해 안방에서 서재로 이동하는 평온한 일상이 됐다. 이른바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등장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전성기를 맞이한 스마트워크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 시간 장소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 형태를 말한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2020년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매출 100대 기업 중 88% 이상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라고 응답했다. 현장직을 제외한, 사무직 근로자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경험한 셈이다. 나라 밖도 예외는 아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인사이트가 2020년 3월 글로벌 경영진 4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세계 68%의 기업이 80% 이상의 직원들을 재택근무를 진행 중이며, 특히 원격근무 솔루션을 광범위하게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긍정적인 반응도 많다. 불필요한 사무실 이동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됐고, 기업 역시 이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를 얻었다.

스마트워크는 전에는 개인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도구의 기능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이제는 커뮤니케이션과 인식이 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일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말이다. 그 최전선에 있는 게 바로 리모트워크 즉, 원격근무다. 재택근무를 포함해 사무실 밖에서 일하는 형태를 모두 포함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의 새로운 표준은 무엇일까. “이 시대에 통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서로가 다른 공간에 있기 때문에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언택트)가 불가피하다. 같은 시간대에 있다고 해도 조금씩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 비동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원격근무를 제대로 하려면 단순하게 다른 장소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협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장소 불문하고 효율적인 생산성과 연결을 유지하고 협업을 지원하는 컴퓨팅 기능과 도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회상회의 미팅ID가 노출되는 ‘줌바밍(Zoombombing)’에 곤욕을 치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예에서 보안 또한 뉴노멀 스마트워크에서 빼놓을 수 없다. 줌바밍이란 초대를 받지 않은 사람이 우연히 노출된 ID를 타고 미팅에 등장해서 욕설을 하거나 부적절한 사진을 올리는 등 업무 진행을 방해하는 상황을 뜻한다.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 만나는 중요한 미팅 자리라면 기밀 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개개인의 컴퓨터로 일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이제 컴퓨터 없으면 사실상 일을 전혀 못하는 시대가 됐다. 지금의 생소한 일하기 방식이 가까운 미래에는 아주 일상적인 풍경, 뉴노멀이 될 것이다. 사실 시간문제다. 코로나19는 계절 인플루엔자처럼 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적대적인 미래로부터 예상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변화가 일상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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