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진화하면서 자동차 키도 놀랍도록 똑똑해지고 있다. 버튼을 ‘삐빅’ 누르면 ‘철컥’ 차 문이 열리는 그런 차밖에 몰랐다면 지금부터 신세계가 펼쳐진다. 올해 BMW 차량은 스마트폰 휴대만으로 가까이 서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BMW가 공개한 ‘디지털키+(플러스)’ 덕분이다.

BMW는 2018년 아이폰, 애플워치로 차 문이 열리는 ‘애플카 키’를 처음 도입했다. 또 애플과 협력해 지난해 7월에는 최신 iOS, 워치OS 업데이트를 통해 2020년 7월 이후 생산된 모든 BMW 차량을 아이폰, 애플워치로 열 수 있는 ‘디지털 키’를 적용했다.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 계정에서 디지털 키를 생성하고 디지털 지갑 ‘애플월렛’에 저장하는 방식의 디지털 키는 여러 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높은 편의성이 장점이다. 그런데 디지털 키는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이라 매우 짧은 거리에서만 유의미했고 복제 위험에 노출되는 취약한 보안성 또한 단점으로 지적됐다.
UWB 기반 디지털키, 갤럭시 S21 울트라도
BMW 디지털키 플러스는 초광대역(UWB, Ultra Wideband) 기술 기반이다. 신호가 방해받거나 중간에 가로채는 해킹이 불가능하며 신호를 내보내는 기기의 방향과 정확한 위치 파악이 가능한 특징을 갖는다.
풀어 설명하면 이런 거다. 에어드롭으로 파일을 공유할 때, 공유할 아이폰을 든 사람에게 아이폰을 향하면 그 사람을 목록에서 가장 먼저 보여주는 식이다. 주변의 모든 에어드롭 기기를 보여주고 찾아야 하는 기존 에어드롭의 불편을 없앤 거다. 증강현실(AR)에도 UWB칩은 효과적일 수 있다. 전등이 작동 중인 상황을 직접 보지 않고도 제대로 작동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스마트홈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11, 아이폰12, 애플워치 시리즈6에 UWB칩 ‘U1’을 탑재한다.


삼성전자도 BMW 디지털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내놨다. 15일 새벽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S21 울트라로 BMW 차량 문을 여는 시연을 했다. 갤럭시 S21 플러스, 갤럭시 S21 울트라도 UWB칩을 탑재한다.
디지털 키 플러스는 올해 말 출시되는 전기 SUV ‘BMW iX’에 가장 먼저 적용된다. 이후 나오는 BMW 차량에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애플과 BMW는 ‘자동차 연결 컨소시엄(CCC: Car Connectivity Consortium)’과 협업해 전 세게 완성차 업체와 공유하는 UWB 방식의 디지털 키 3.0 개방형 표준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