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사 최초의 롤러블폰을 살짝 공개했다.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1’ 온라인 기조연설에서 LG전자는 시작과 말미에 디스플레이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형태의 사용성을 암시하는 롤러블 스마트 기기를 노출시켰다.

루머대로 바형태의 스마트폰 화면이 가로로 와이드한 형태로 늘어나면서 3:2 비율 디스플레이로 완성되는 모습이 연출됐다. LG전자 롤러블폰 정보는 기조연설 영상에서 스치듯 공개된 이미지가 전부다. 세부 하드웨어 사양과 디자인에 대해 LG전자는 말을 아끼고 있다.

‘롤러블’이라는 상표와 롤링 디스플레이, 오늘 공개된 영상에서 LG전자는 화면의 한쪽 끝이 (잡아당기면) 늘어나 태블릿 크기가 되는 새로운 형태를 고민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책처럼 양쪽 화면이 펼쳐지는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와는 다른 두 개의 패널이 늘어나 하나가 되는 방식이다. 평소엔 스마트폰으로 사용하다 디스플레이 한쪽이 늘어나 커지는 3개 이상의 앱이 실행되는 멀티태스킹에 맞는 태블릿 모드로 변신한다. 이를테면 6.8인치에서 7.4인치까지 늘어나고 해상도 역시 1080×2428에서 1600×2428까지 펼침 정도에 비례한다.

영상에서 전면 카메라는 확인되지 않았는데 LG윙처럼 팝업 형태이거나 디스플레이 아래에 위치하는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UDC) 형태일 수 있다.

롤링 디스플레이의 강점은 명확하다. 화면 주름 현상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거다. 2019년 공개된 1세대 갤럭시 폴드는 울퉁불퉁 약간 불거져 보일 정도로 화면은 평평하지 못했다. 첫 공개 후 5개월여의 보완 작업 끝에 2019년 9월 판매가 시작됐다.

작년 9월 공개된 2세대 갤럭시Z 폴드2는 1세대 문제점을 보완해 개선된 품질을 제공했다. 7.3인치에서 7.6인치로 커진 화면은 플라스틱 OLED(POLED)에 플라스틱 소재의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을 붙여 마감한 전작과 달리 구부리는 유리 재질인 ‘울트라 씬 글래스(UTG)’를 적용했다. 또 힌지 설계와 스위퍼 기술을 개선해 내구성도 높였다. 이 같은 노력에도 화면 중앙의 주름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 주름은 드러난다.

LG전자는 주름 내지 잔상, 경계 없는 원래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보이는 화면 확장에 고민했을 것이고 완성 단계에 가까워졌을 거라 예상된다. LG전자는 롤러블 TV에서 기술적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물론 휴대기기 특성상 손에서 때때로 떨어질 수 있기에 기계적 복잡성은 비교가 안 된다. 내구성과 더불어 두께와 무게도 우려된다. 무겁고 둔해서는 팔리지 않는다.

그러나 LG전자는 이제 영상 하나를 공개했을 뿐이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향후에 이런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뿐이다. LG전자는 올해 기존 스마트폰 고정관념을 깨는 훨씬 더 정제된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 업계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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