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 브라더스는 이달 초 ‘원더우먼 1984’를 시작으로 내년 17편의 영화를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HBO맥스와 동시 개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1년 한시적인 조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에 무기한 개봉 연기를 지속할 수 없기에 내린 결단이다. 워너의 이 같은 결정의 후폭풍이 거세다. (※관련기사 : 워너의 파격 실험, 첫 동시 개봉작은 원더우먼 1984)

| 극장과 HBO 맥스 동시 개봉작 ‘원더우먼 1984’

코로나19 대유행에 사람들이 발길이 뚝 끊긴 와중에도 ‘테넷’ 극장 상영을 강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워너의 결정에 “감독들과 충분한 상의 없이 내린 독단”이라면서 “대형 스크린과 음향 시스템에 맞춰 제작된 영화의 OTT 개봉은 잘못된 결정이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길 좀 더 기다렸어야 했다.”라고 비판했다.

2021년 개봉작 17편에 포함된 SF 대작 ‘듄’ 연출자 드니 빌뇌브는 워너 브라더스 모회사 AT&T를 겨냥했다. “영화나 관객에 대한 사랑이 전혀 없다.”라며 오로지 월스트리트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고 각을 세웠다. OTT가 영화 생태계에 기여하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듄 같은 블록버스터는 극장에서 관람해야 한다며 AT&T가 듄 시리즈에 사망선고를 내린 거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니 픽처스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 토니 빈시퀘에라 소니 픽처스 회장은 지난 9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되기 전 극장 개봉은 없다고 선언했다. 빈시퀘에라 회장은 “워너 결정에 반발하는 감독, 제작자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극장 개봉 운영 방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장 체인과의 더 좋은 파트너십을 맺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너, 디즈니와 달리 소니는 자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기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에 제작 영화를 판매할 수 있는 유연한 대처가 가능한 장점이기도 하다.

워너는 감독과 제작자 비난을 의식해 다시 한번 한시적인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2023년 극장 개봉 일정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혼란의 워너
얼리어답터 뉴스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