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헬스장에서 부쩍 자주 보이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마사지건입니다.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는 마사지건. SNS로 입소문 좀 타더니 헬스장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는데요. 퍼스널 트레이너가 갓 운동을 끝마친 PT회원의 팔다리 근육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모습도 이제는 흔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은 그 광경을 힐끗힐끗 보는데, 보면 볼수록 탐이 나더군요. 때마침 저는 과한 쇠질로 뭉친 측면삼각근을 이완하고자 헬스장 맨벽에 어깨를 벅벅 문대고 있던 차였죠. ‘아! 저거 한 번 갖다 대면 얼마나 시원하고 짜릿할까…’ 잡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물욕을 참지 못한 저는 결국, 마사지건을 손아귀에 넣고 말았습니다.


가벼우면서 견고한 마사지건

머슬테크 마사지건을 데려온 이유는 순전히 무게와 마감 때문입니다. 솔직히 요즘 마사지건, 거기서 거기입니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제품이 출시된 탓에, 고르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2,400~3,600RPM/2,400mAh 배터리/충전식 무선제품/단계별 강도 조절/저소음 BLDC 모터/헤드 교체용 방식. 대부분 스펙도 비슷한 바람에 뭘 고르면 좋을지 감이 안 오거든요.

머슬테크 역시 비슷비슷한 스펙의 마사지건 중 하나였습니다. 분당 진동 수는 3,200RPM이고요. 그러니까 1분 동안 3200번 때려준다는 거예요. 2,400mAh 배터리를 품었으며, BLDC 모터로 소음도 적습니다. 60~65dB 수준이죠. 아주 일상적인 소음입니다. 4단계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고요. 교체용 헤드 또한 포함됐습니다.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 918g의 무게입니다. 1kg를 훌쩍 넘는 녀석과 다르게 이 녀석의 몸집은 꽤 가뿐합니다. 혼자 사용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무게가 최대한 적으면 3,000RPM 이상의 힘 좋은 녀석으로 고르는 게 필수이죠. 머슬테크는 그 기준에 가장 부합했습니다.


플라스틱 소재로 싼티 나게 마감한 일부 해외제품과 달리 견고한 알루미늄 소재를 덧댄 것도 매력 포인트였고요. 무엇보다 국내 유통사를 통해 시장에 나온 KC 인증 제품이라는 점도 묘하게 끌렸습니다.


4단계 강도, 6종의 헤드

생김새 단조로우나 분위기는 화사합니다. 머슬테크의 첫인상인데요. 우선 강렬한 색감이 시선을 사로 잡는데, 모던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다소 부담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존재만으로 ‘나는 헬스용이다’를 외치는 듯함 느낌이랄까요. 파지했을 때의 느낌은 묵직한 편입니다. 알루미늄 마감 덕분인지 빈티 나는 가벼움 따위는 없습니다.


후면은 열 방출을 위해 구멍이 뚫린 형태이죠. 정가운데 버튼은 작동 버튼입니다. 누르는 횟수에 따라 강도가 증가합니다. 4번 누르면 최대 강도로 올릴 수 있습니다. 5번 누르면 작동을 멈춥니다. 전원을 제외하고, 버튼은 이게 전부인데요. 원터치 방식으로 간결하죠. 전원은 하단에 있습니다. 충전은 전용 AC 어탭터를 하단에 꽂아서 하는 방식입니다.


패키지에 포함된 헤드는 총 6종입니다. 대・소형 원형 헤드가 하나씩 있고요. U자형 헤드, 플랫형 헤드, 버섯형 헤드, 총알형 헤드로 구성됐습니다.

마사지 용도는 헤드에 따라 다릅니다. 대형 원형 헤드는 대흉근이나 광배근같이 큰 근육을 풀어주는 데 쓰고요. 이두, 삼두, 종아리 등은 소형 원형 헤드로 마사지합니다. U자형 헤드는 어깨, 목, 척추에 적합합니다. 마치 집게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는 느낌을 선사하죠. 플랫형 헤드는 전신에 두루두루 쓰는 용도이며, 버섯형은 복근 라인을 두드리는 데 활용합니다. 총알형은 손바닥이나 발바닥 마사지에 탁월합니다.


피로하고 뭉친 근육을 야들야들하게

마사지건의 주용도는 근육통 해소입니다. 이런 류의 제품은 근막(피하지방 아래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 조직의 막)을 두드려 뭉치고 결린 근육을 야들야들하게 풀어준다고 알려졌죠.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험에 빗대어 말하자면 우리가 겪는 근육통은 주로 두 가지입니다. 참고로 오랜 동안 어깨 결림을 겪은 거북목 환자로서, 3년간 헬스를 즐긴 헬린이로서의 경험을 녹여낸 의견입니다.

대표적 근육통 중 하나는 근피로입니다. 운동 후 쑤시듯 아픈 통증을 느낄 때가 있죠. 운동을 하면 젖산이라는 피로 물질이 쌓인다는데요. 그리고 이게 근육통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합니다. 대개 1~2 시간 이내에 해소되는 게 특징입니다.

두 번째 근육통은 긴장된 자세를 유지하거나 근육을 장시간 움직이지 않아 생기는 건데요. 의자에 앉아 오래 일하다 보면 어깨 근육이 뭉치거나 목 근육이 뭉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하죠. 바로 그런 통증입니다. 제가 마사지건을 들인 이유는 이 두 상황에서의 근육통을 빠르게 없애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루 한 번 마사지 타임

머슬테크 마사지건은 특히 운동 후 피로해진 근육을 푸는 데 아주 요긴했습니다. 주로 사용한 헤드는 대・소형 원형 헤드입니다. 가슴, 등, 허벅지로 대표되는 3대 대근육을 대형 원형 헤드로 마사지했죠. 이두, 삼두, 어깨처럼 작은 근육은 소형 원형 헤드로 가볍게 두들겼습니다.


이 녀석의 쓸모는 무리하게 쇠질을 했을 때 빛을 발했는데요. 운동 시 근육을 과하게 사용하면 뻐근하고 찌릿한 통증이 발생하곤 합니다. 젖산이 누적되면서 근육통이 생긴 것이죠. 보통 하루 이틀 정도 지속되다 사라지는데, 통증이 있는 동안은 거동이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1단계(1,800RPM)나 2단계(2,300RPM) 강도로 소근육을 부드럽게 매만져주었습니다. 3단계(2,700RPM)나 4단계(3,200RPM)는 제법 강력한 강도로 두드리기 때문에 대근육을 마사지하는 데 주로 활용했습니다.

머슬테크 마사지건은 10~12㎜ 정도의 진폭으로 근육 깊숙한 곳까지 때려주었는데요. 의학적 효과까지는 모르겠으나, 사용 직후에는 확실히 통증이 경감했고, 몸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진 느낌도 받았습니다. 마사지 특유의 왠지 모를 쾌감이 느껴지는 건 덤. 마약 같은 중독성 덕에 운동 후 마사지건 사용을 필수 코스로 집어넣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운동 후 사용 시 주의할 게 하나 있는데요. 피로해진 근육을 마사지하는 데만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사지건은 염좌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는 기구가 아닙니다. 제 경우 허리 염좌에 마사지건을 사용했다가, 외과 의사로부터 쓴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이러면 디스크가 터지거나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명심 또 명심.


딱딱한 승모근을 말랑하게

말이 좋아 에디터지, 제 업무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입니다. 경직된 자세로 타자만 치는 탓에 어깨 결림은 삶의 일부와도 같았죠. 목과 어깨 사이, 상부 승모근은 돌덩이를 얹은 듯 딱딱했습니다. 마사지봉은 달고 살았고요. 뻐근할 때마다 꾹꾹 누르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늘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죠.


머슬테크 마사지건은 뻐근함을 한 방에 날려주었습니다. 소형 원형 헤드와, U자형 헤드로 목과 상부 승모근을 두드려주면 사람에게 마사지받은 듯 개운함이 남달랐죠. 딱딱한 근육을 풀어줄 때는 소형 원형 헤드를 3~4단계의 강도로 사용했는데요. 이러면 어깨의 움직임과 딱딱했던 승모근이 한결 보드라워졌습니다.

발마사지 하는 데도 제법 쏠쏠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총알형 헤드로 발바닥을 마사지해 주었는데요. 손으로 꾹꾹 누르는 것 이상의 시원함이 느껴졌습니다. 발바닥 마사지 하나만으로 그날 쌓인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죠.

운동 후 근육 마사지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왠지 모를 쾌감도 전해줬는데요. 이건, 동료 에디터가 승모근에 갖다 대자마자 꺼낸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 쩐…다!”


가성비에서 오는 만족감

머슬테크 마사지건은 전반적으로 큰 아쉬움 없이 사용한 제품입니다. LED 디스플레이나 터치 디스플레이, 혼자 사용하기 편한 제품 디자인, 3,500RPM 이상의 고강도 마사지까지 갖춘 프리미엄 제품은 아니었지만요.


14만9천원이라는 적당한 가격에 단단한 마감, 준수한 성능과 배터리를 보유한 마사지건으로 가성비가 훌륭했습니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5시간인데요. 하루 10~20분 내외로 쓰는 걸 고려하면 충전 스트레스 같은 건 없는 편이었죠. 충전하는 데는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가 걸렸고요. 배터리 상태는 하단에 조그마한 LED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0분 이상 사용 시 작동이 멈추는 똑똑한 기능도 마음에 들었는데요. 제품의 고장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오남용에 따른 혹시 모를 사고도 막아주습니다.

5~6만원 대 저렴한 제품도 많다고요? 성능, 알루미늄 마감, 가벼운 무게, KC 인증과 AS 여부까지 꼼꼼하게 고려해 보면 부담되는 가격은 분명 아닙니다. 오히려 수십만 원 대 고가형 제품과 큰 차이 없는 성능에 만족감이 더 커지죠.

한편 이 상황 저 상황에 투박하게 쓰는 도구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LED나 터치 디스플레이 없는 게 장점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 녀석은 쉽게 망가질 일이 없으니까요.


굳이 아쉬운 점을 꼽아야 한다면 다소 화려한 색감과 불편한 ‘작동 중지’ 정도입니다. 강렬한 레드 톤이 시선을 사로잡는 바람에 집밖에서 꺼내들기 부담스러울 수가 있죠. 누군가는 힙하다는 말을 하는 반면, 누군가는 헬스용품 같다는 말을 꺼내거든요.

또, 작동을 멈추려면 작동 버튼을 여러 번 눌러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길게 꾹 눌러 멈추는 기능까지 더해졌다면 더욱 완벽한 마사지건이었을 텐데 말이죠.


‘부모님 댁에 하나 놓아 드려야겠다.’

머슬테크 마사지건은 이 한마디로 총평할 수 있을 듯합니다. 부모님이 떠올랐다는 건 그만큼 모자람이 없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단단한 내구성에 간편한 원터치 기능까지 갖췄으니 부모님은 물론이고요. 남녀노소 쓰기에 이만한 녀석이 또 없겠습니다. 한마디로 ‘마사지 하나는 완전 찐’인 제품입니다.

총점
중독 주의
도전하는 사람들과 도전적인 아이템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