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경제 시대의 포문을 연 스타트업 ‘주오라’는 말했다.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고. 그들의 말마따나 언제부턴가 구독과 스트리밍으로 못 하는 게 없는 세상이 됐다. 에뮬레이터로 돌리던 레트로 게임마저 스트리밍의 품속으로 들어왔으니 말 다했지. SNK는 상상이나 해봤을까. 스마트폰에서 <메탈 슬러그>나 <아랑전설2>를 골라잡아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2020년의 모습을.


그 놀라운 걸 앤트스트림 아케이드(Antstream Arcade)가 해냈다. 이 서비스를 구독하면 1,000개가 넘는 레트로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무제한 즐길 수 있다. 속은 <사무라이 쇼다운>, <메탈 슬러그>, <더블드래곤>, <아랑전설> 등 한 번쯤 해봤던 게임들로 그득하다. 레트로 게임계의 넷플릭스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


모름지기 스트리밍의 힘은 멀티 디바이스에서 나오는 법. 앤트스트림 아케이드도 기기 제한이 없다. Mac, 윈도 PC,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Xbox One을 불문하고 스트리밍 한다. 머지않아 PS4도 지원 예정이다. 이 말은 즉 키보드, 게임 패드, 터치 패드로 조작할 수 있도록 기기에 따라 인터페이스가 바뀐다는 것. 언제 어디서나 기기를 가리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다니 영리한 접근이 아닐 수 없다.


재치 있는 접근이 또 하나 있다. 앤트스트림은 그저 오래된 게임을 갖고 노는 것에 그치지 않도록 여기저기 손을 좀 댔다. 게임마다 도전 과제가 있고, 해결하면 점수나 메달을 얻는다. 게임을 끝내면 보석과 경험치가 쌓이기도 한다. 보석은 새로운 도전 과제의 잠금을 푸는 데 쓴다. 경험치는 내 계정의 레벨을 올리는 데 활용된다. 점수로 친구와 경쟁하는 (쓰잘머리 없는) 기능도 있다. 앤트스트림 아케이드 자체가 마치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게임 하듯 레트로 게임을 즐기는 이 서비스는 아쉽게도 국내에선 만나볼 수 없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유럽 일부, 미국 일부에서 서비스 중이며, 지원국은 점차 확대될 예정이라고. 구독료는 월 9.99파운드(약 1만5천원)이며, 일주일은 무료로 즐겨볼 수 있다. 서비스 지역에 거주 중이고 구미가 당긴다면 한 번쯤 체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다음엔 또 어떤 스트리밍이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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