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딜 가나 금연 딱지 천지입니다. 흡연 장소 찾아 10~20분쯤 헤매는 건 이제 예삿일이 되었죠. 담배=공공의 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담배 한 번 피우는 데 이 눈치, 저 눈치 보는 것도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킁킁킁, 너 담배 피우고 왔지.” 냄새난다는 말도 은근 신경 쓰이고요. 금연 문화가 자리 잡은 건 바람직하지만요. 내 공간에서 피우는 것조차 눈치 봐야 한다는 것, 흡연 구역에서 당당히 피우고 올 때조차 눈치 봐야 한다는 건 고역이 아닐 수 없죠.

플룸테크(Ploom Tech)를 쓰고부터는 흡연이 한결 마음 편해졌습니다. 적어도 내 방이라든지, 차 안이라든지, 내 공간 안에서는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으니까요. 냄새 난다는 소리도 사라졌고요.
지난 9월 플룸테크를 처음 접했으니, 꽤 오랜 시간 함께한 셈인데요. 호기심에 손댔던 이 제품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짝꿍이 되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괜찮았을까요. 5개월간 알차게 써보며 플룸테크가 가장 빛났던 순간을 정리해 봤습니다.
플룸테크가 뭐냐고요?

플룸테크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전자담배입니다. 니코틴 액상을 흡입하는 방식도 아니고요. 궐련을 찌워서 피우는 방식도 아닙니다. ‘무니코틴’ 액상 카트리지와 ‘타바코 캡슐’을 결합해 사용하는데요. 가열된 무니코틴 액상 증기가 타바코 캡슐 속 담뱃잎 분말을 통과하며 니코틴과 담배의 풍미를 전달합니다. 참고로, 한 차례 논란 있던 액상형 전자담배와는 다른 제품이에요.

30도 저온으로 은은하게 가열해 냄새 농도를 99%(일반 궐련 대비) 줄였다는 건 플룸테크의 특징입니다. 써보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죠.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곡물 찐 냄새도 없습니다. 궐련 스틱을 쓰지 않기에 담뱃잎 찌꺼기도 없고요. 덕분에 내 방, 차 안에서 쓰는 데 부담이 없죠. 자세한 사용기가 궁금하다면 지난 리뷰를 참고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플룸테크가 빛난다,
내 방에서 마음 편하게 사용할 때

“아무리 전자담배라지만, 집에서 꼭 사용해야 해?” 비흡연자라면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흡연자라면 공감할 거예요. 담배 한 대를 피우기 위해선 거쳐야 할 관문이 너무 많다는 것을.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기본이고요. 나가서도 가장 외진 구석을 찾아야 합니다. 사람들 눈에 안 보이는 음지를 찾아야 그나마 눈치 없이 피울 수 있거든요. 추운 겨울에는 그 고통이 배가 되기도 하죠. 이럴 때마다 유혹에 빠지곤 하는데요. 그렇다고 집 안에서 연초를 피울 순 없는 노릇이죠. 집 안을 가득 채운 연초 냄새는 저도 싫습니다. 그 냄새, 역하다는 것도 잘 알고요.
– 플룸테크를 써보니
먼저 혼자 살고 있음을 말해 두겠습니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서,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면 전자담배도 밖에서 사용하길 권합니다.


저는 밥을 먹고 난 다음, 게임을 하는 중간중간, 잠자기 전 침대에서 주로 플룸테크를 사용했습니다. 침대 위에서는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플룸테크를 즐겼습니다. 솔직히 침대 위는 심리적 저항선이었습니다. 아무리 전자담배여도, 잠자는 그곳에서까지 사용하는 건 좀 그랬으니까요. 왠지 나쁜 짓을 하는 기분도 들고.
플룸테크는 냄새가 나지 않다 보니 침대 위까지 허용하게 했습니다. 담배를 피운다기보다는 기호식품을 즐기는 기분이랄까요. 물론 적당한 타격감으로 흡연 경험을 해치지도 않았습니다. 담뱃잎 찌꺼기가 떨어지지 않는 점도 좋았는데요. 소중한 잠자리가 더럽혀지지 않기에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주말마다 게임을 즐기는 콘솔 게임 유저입니다. 게임 중간중간 흡연하는 즐거움도 플룸테크 덕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잠깐의 대기 시간이 생기죠. 보통 이럴 때 흡연 욕구가 강해집니다.

연초를 피울 땐 밖으로 나가야 했고요.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할 땐 화장실로 이동해 피우곤 했습니다. 궐련형의 경우 방안에 곡물 찐 냄새가 배거든요. 반면 플룸테크는 그 자리에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향 처리된 캡슐의 향기만 아주 은은하게, 은근하게 퍼질 뿐이었으니까요.
플룸테크가 빛난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시원하게 빨아들일 때

뻥뻥 뚫린 도로라면 어디 잠시 차를 세워 놓고 담배 한 대 피우겠죠. 그런데 꽉 막힌 도로라면? 거기에다 차 안에 1시간 넘게 갇힌 상태라면? 1~2시간 간격으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에겐 곤욕스러운 상황입니다. 담배 한 대 생각이 절로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또 연초를 피울 수는 없는 노릇이죠. 매캐한 담배 냄새가 차 안을 가득 채우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시트나 차 안 곳곳에 배는 냄새는 또 어떡하고요.
– 플룸테크를 써보니

교통체증이 심하고, 차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 때 주로 플룸테크를 꺼냈습니다. 불쾌한 냄새를 풍기지 않으면서 적당한 타격감과 연무량으로 흡연 경험을 선사하는 녀석. 꽉 막힌 도로에서 담배 한 대 피울 때의 그 개운함을 선사했는데요. 연초나 궐련형 전자담배와 비교했을 때, 입안이 상쾌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플룸테크가 다른 전자담배와 비교해 조금 더 쾌적한 경험을 준 이유가 있어요. 1회 사용할 때마다 충전할 필요가 없고요. 대기 시간도 없다는 거예요. 1회 완충 시, 리필 1팩(타바코 캡슐 5개, 1개당 50회 흡입) 정도 무난히 씁니다. 가열 대기 시간도 없기에 흡연 욕구가 일어날 때 바로 집어 들고 빨아들이면 그만입니다. 정차하다가 순간적으로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도로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전자담배라고 할 수 있죠.

차 안에 아무 냄새가 배지 않는 것도 좋았습니다. 흡연자 차량에서 풍기는 특유의 담배 냄새가 사라지죠. 먼지처럼 쌓이는 담뱃재도 없습니다. 그 덕에 누구든 기본 좋게 태울 수 있죠. 친구들이 차에 타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아! 담배 냄새”였습니다. 혐오스러운 듯한 눈빛과 표정은 덤이고요. 플룸테크를 사용한 뒤로는 찾아볼 수 없는 반응이었습니다. 가장 체감하는 변화였어요.
플룸테크가 빛난다,
두근거리는 미팅 전 긴장을 낮출 때

미팅이나 데이트.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사람은 긴장하게 마련입니다. 이럴 때면 늘 담배를 찾게 되죠. 담배로 긴장감 낮추는 거, 좋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 편에선 불안이 차오르죠. ‘입과 몸에서 냄새날 텐데. 상대방이 불쾌할 텐데.’ 흡연 후 가글 액상을 사용하고, 손을 깨끗이 씻어도 담배 피웠다는 사실을 지울 순 없어요. 비흡연자는 아주 미세한 담배 냄새도 캐치하곤 하니까요. 미팅이나 데이트 앞두고 담배 냄새를 풀풀 풍긴다면, 그보다 더한 비매너가 없겠죠.
– 플룸테크를 써보니

회사에서는 연초를 태우고요. 집이나 차, 필요한 순간에는 플룸테크를 사용했습니다. 미팅이 잡힌 날에는 당연하듯 플룸테크를 챙겼습니다. 연초 피울 때처럼 긴장감을 낮추면서 티를 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사용 후 물로 입을 한 번 입을 헹궈주면 더욱 좋았습니다. 플룸테크를 쓰고부터는 아주 깔끔한 인상으로 미팅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는데요.
“담배 피우세요? 몰랐어요.” 가끔 이런 말도 종종 듣곤 합니다. 제가 어리고 순해 보여서인지, 플룸테크 덕분인지, 뭐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이때 대기 시간이 없다는 점도 빛을 발했는데요. 가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제품과 다르게 미팅이나 데이트 전 빠르게 몇 모금 흡입할 수 있어 더욱 쾌적한 경험을 주었습니다.

피울 곳조차 마련해 놓지 않고, 금연 딱지부터 붙이는 세상은 흡연자에게 가혹하기만 합니다. 요즘엔 아파트 출입구 주변은 꿈도 못 꿉니다. 날 선 눈초리를 피하려면 구석에 구석으로 숨어들어 가야만 하죠. 빛도 안 들어오는 외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다 보면요. 왠지 나쁜 짓 하는 고등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이렇게 온 세상이 ‘금연’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적어도 내 공간에서만큼은 자유롭게 ‘흡연’하고 싶은 흡연자들. 그러면서도 내 소중한 공간을 담배 냄새로 채우고 싶지 않은 사람들. 5개월간 사용해 보니 플룸테크는 이런 사람들에게 제격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흡연하기 참 퍽퍽한 세상인데요. 우리 이제 피우고 싶을 때는 좀 피우자고요(물론 공공장소에서 피우자는 건 아니고요).
총점 |
9.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