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매일 만지는 물건들 중에 몸과 관계가 깊으면서도 딱히 별 신경 쓰지 않는 게 있다면 바로 칫솔입니다. 솔질만 할 수 있다면 손에 쥐어지는 아무 칫솔이나 들고 이를 닦죠. 그런데 치카팁스(Chikatips)라는 이 전동칫솔을 만나고나서 저의 양치질 마인드는 달라졌습니다.
치카팁스의 첫 인상 역시 깔끔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치과에서나 볼 법한 미래적이고 과학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일반적인 전동칫솔과는 다르게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죠. 색상은 실버, 로즈골드, 블랙의 세 가지가 있어 마치 애플 아이폰의 컬러 구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갈한 느낌의 패키지는 마치 볼펜 같은 문구류가 들어있을 법한 특이한 모습이네요. 구성품으로는 치카팁스 본체와 커버, 브러시 2개, AAA 건전지 2개, 칫솔 홀더, 그리고 간단한 설명서가 있습니다. 전원은 AAA 배터리 하나만 넣으면 되니 따로 전용 충전기가 필요 없는 점은 편리합니다.

본체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완성도 높게 마감되어 손에 쥐었을 때 속이 꽉 찬 단단한 느낌을 전해주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그립감으로 만질 때마다 보들보들하니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아노다이징 공정을 통해 내구성도 높였고요. 19cm의 적당한 길이에 44g에 불과한 무게도 매우 가볍고 컴팩트합니다. 칫솔이라면 미끄러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실리콘 같은 재질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게 보통이겠지만 치카팁스는 그런 거 없어도 충분합니다. 손을 크게 움직일 필요 없는 전동칫솔이니까요.

브러시는 2772개의 이중 미세모로 이뤄져 있어 치아 사이 사이에 잘 침투하며 여기에 2분에 2만2천번 떨리는 진동을 통해 상쾌함 그 이상의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진동폭 자체는 스마트폰의 그것이나 저렴한 전동칫솔의 모터처럼 크지 않고, 아주 작으면서도 힘차게 밀도 높게 움직입니다. 진동 소음도 상당히 작고 눈으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작동 중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미세하게 진동합니다. 그리고 진동은 2분간 진행되고 30초마다 살짝 멈추면서 시간도 알려줍니다. 치아를 네 구역으로 나눠서 30초씩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또한 단순히 거치용 홀인 듯했던, 중간에 뻥 뚫린 이 부분. 칫솔 본체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브러시까지 온전하게 전달하면서 진동 감쇄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된 V-Space 구조인데 덕분에 진동이 치아 구석까지 시원하게 청소해줍니다. 브러시 헤드의 크기도 작고 길다란 형태라 어금니 구석까지 잘 닿습니다. 이건 마치… 수동 양치질에 치실 조합 그 이상의 상쾌함이랄까요. 너무 시원해서 이 상쾌함을 계속 느끼고 싶어 2분의 양치가 끝나고 다시 켜서 1분정도 더 했던적이 많습니다.


힘을 덜 들여도 치아 사이까지 잘 헤짚으며 세척하고, 힘을 덜 들이니 브러시가 변형될 우려도 적습니다. 업체에서는 두 달에 한 번 브러시를 교체하라고 권장하고 있죠. 한편 IPX7 방수도 지원하니 샤워하면서 양치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딱 한 가지 가장 아쉬운 점을 꼽자면 뚜껑입니다. 딱 맞물려 단단하게 닫히지 않고 그냥 브러시 위에 쓱 씌워지기만 하는 형태라서 금방 벗겨질 우려가 높죠.

그럼에도 요약하자면 치카팁스는 만듦새 좋고 진동 시원하고 휴대하기도 좋은 전동칫솔입니다. 치과의사가 추천하는 전동칫솔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럴 만한 것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치카팁스를 사용해보고 난 뒤부터 다른 칫솔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 녀석만 휴대하며 집이나 사무실 그리고 바깥 활동을 할 때도 애용하고 있습니다. 저에겐 매번 입맞추고 싶어지는 전동칫솔로 등극했죠. 아직 손을 흔들어 양치질을 하거나 전동칫솔을 처음 입문하고자 한다면, 전에 없던 상쾌함을 전해주는 세련된 전동칫솔 치카팁스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