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는 스위스의 음향 브랜드로, 인테리어 스피커를 찾는 사람들에게 많이 언급되며 깔끔한 디자인과 청명한 음색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음향 초보인 저에게는 제품들이 대체로 도전 엄두가 나지 않는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소형 포터블 스피커 정도라면 애착을 가져볼 만한 것 같은데요. 제네바 투어링 S+ (GENEVA Touring S+)가 딱 저 같은 초보 음감러에게 군침을 삼키게 하네요.


우선 제네바 투어링 S+는 한껏 멋을 부린 외형부터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가죽으로 둘둘 몸을 감았고 왠지 아이폰의 구멍을 연상시키는 정갈한 배열의 타공, 그리고 차가운 고강성 알루미늄과 빛에 번쩍이는 버튼들. 디자인적으로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 티가 납니다. 전면의 레트로한 LED에 버튼이 많고 전원 겸 볼륨 휠 스위치를 담은 것도 딱 아날로그 감성이죠. 볼륨은 0부터 100단계로 세밀하게 나뉘어져 있고요. 라디오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조작하는 손맛이 꽤 괜찮습니다.


크기는 17 x 10 x 4cm로 휴대하기에는 좀 애매한 사이즈고 무게도 800g으로 상당히 묵직합니다. 팔랑팔랑 들고 다닐 수는 없고, 마음 먹고 가방에 넣어야겠죠. 요즘 호캉스가 유행이라던데 짐을 챙기는 김에 들고 가 멋진 호텔방 안에서 음악도 틀고 사진도 찍으면서 놀기에 딱 좋을 것 같네요.


제네바 투어링 S+의 음질은 우선 전체적으로 화사한 편입니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특징은 촉촉하고 실감나게 흘러나오는 보컬을 중심으로 중음역의 생생함부터 고음역의 깔끔하고 높은 분리도입니다. 저음은 박력 있으면서 크게 퍼지지 않고 단단하고요. 하이파이스럽다는 말과 왠지 잘 어울린다고 할까요. 볼륨을 높여도 인상이 찌푸려지지 않고 ‘오호라’ 하는 감탄이 나옵니다.
1.5”의 돔 트위터 + 패시브 우퍼 구성이며 클래스 D 앰프를 탑재해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고 박력있고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블루투스 버전은 4.1입니다. 아무래도 내부 유닛 크기 자체의 한계 때문에 소리가 펼쳐지는 공간이 넓지는 않았지만, 신기할 정도로 악기 소리들 간의 분리도가 뛰어나고 청명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음악 듣는 게 조금 지루해졌다 싶을 때 안테나를 쭉 뽑아서 라디오 모드로 넘어가봅니다. 잡음도 없고 깨끗합니다. 어렸을 때는 햇빛 푸근해지는 오후에 집에 틀어져 있는 라디오 들으며 빈둥대다가 숙제 안 하냐고 어머니께 괜히 혼나기도 했었는데 그때가 막 생각나네요. 프리셋은 6개까지 저장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20시간 정도 지속됩니다. 무난합니다. 충전 단자가 마이크로 USB인 건 살짝 아쉽습니다.

제네바 투어링 S+를 쭉 사용해보니 이건 가성비를 들이밀 제품은 아니고, 무게감 있는 레트로 디자인에 하이파이스러운 음질과 라디오의 감성, 그리고 브랜드의 위상을 더한 매력에 OK를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고를 만한 스피커라 느꼈습니다. 참, 선물용으로는 아주 괜찮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