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노래 좀 듣다… 아니 보다 가세요. 노래를 틀면 가사도 나오는 리릭 스피커 캔버스(Lyric Speaker Canvas)에요.

한 칸씩 그대에게 더 가까이
우~ 이번 주 금요일
우~ 금요일에 시간 어때요~
아이유님의 새콤 상큼 간드러지는 청량 목소리를 가사와 함께 들으니 감동도 이런 감동이 없습니다.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보로 만들었소…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입니다. 곡의 템포와 분위기에 맞는 차분한 느낌의 폰트와 무빙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오호라 해맑은 미소가 절로 입에 번지는군요.

저의 학창 시절 한 켠을 파란색 피로 물들였던 엑스 줘팬의 엔드리스 레… 이 노래는 스킵하겠습니다.

아노댓다먼스 민머니포디사트~
댓츠낫더 쉐입옵마헕…
스팅의 Shape Of My Heart입니다. 곡 특유의 멀끔한 사운드, 깊이감과 잔향감이 조화롭게 느껴집니다. 구절 구절이 착착 움직이는 것도 시크하고 멋지네요. 이것이 바로 공감각적 아트입니다, 아트.

아이 웍터크로스 언엠티 랜드~
가끔 지치고 힘들 때 킨의 Somewhere Only We Know를 듣습니다. 차분한 기분으로 앞날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고 제 안의 희망을 쓰다듬는 여유를 주는 곡이에요.

캔 애니바리 파인미~ 씀바리투럽~
들을 때마다 행복해지는 퀸의 Somebody To Love. 영화 속 공연 장면도 떠오르며 즐거워지네요.


레리삐 레리삐~
비틀즈 Let It Be입니다. 그래요, 제 안의 모든 걱정을 흥얼 흥얼거리며 입 밖으로 모두 던져 버리는 겁니다. 어떻게든 되겠죠. 잘 되겠죠. 수십 년이 지나도 저를 위로해주는 음악의 이 위대한 힘…

리릭 스피커 캔버스.
인터넷을 뒤지다가 잉크가 흩날리며 가사가 표현되는 마술 같은 장면을 발견하고 홀린 듯 쳐다만 보고 있었을 때도, 생로랑과 컬래버레이션을 한 캔버스 스피커를 보고 예쁘다고 수십 번 되뇌었을 때도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그들이 만든 스피커를 현실에서 제 눈으로 보게 될 줄은 말이죠.

리릭 스피커 캔버스.
큼지막합니다. 캔버스라는 이름에서처럼 캔버스처럼 디자인된 모던한 외형이 눈에 확 꽂힙니다. 제가 이래 봬도 미대 출신이거든요? 미대 입시 준비하느라 4B 연필 하나 들고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커다란 캔버스에 팔을 휘적이던 그 때가 갑자기 생각나ㄴ… 쓸데 없는 얘기고요, 여튼 큼직하고 깔끔하고 심플 그 자체네요. 저와 같은 미대생 출신의 눈에도 매우 만족스러운 디자인입니다.


리릭 스피커 캔버스.
외관을 좀 살펴볼까요. 48 x 40 x 12cm의 크기에 앞면의 정사각형은 전자잉크 디스플레이가 들어가 있는 패널입니다. 여기로 가사와 곡 정보가 나오죠. 표면이 무광이라 고급스럽습니다. 그리고 뒤에 덧대어진 모습으로 만들어진 부분은 소리가 나는 스피커입니다. 이 둘이 떼어질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로 붙어있는 구조입니다. 정면에서 보다 보면 뭔가 손으로 착착 정렬해서 톡톡 두들겨주고 싶은 마음도 들어요. 이 녀석. 애 태우긴…


리릭 스피커 캔버스. 오른쪽 측면에는 전원 버튼, 볼륨 조절 버튼, 그리고 와이파이 리셋 버튼, 아래쪽에는 다른 스피커로의 사운드 출력을 위한 AUX 단자가 굳이 달려있네요. 밑면에는 소리 진동을 잡아주면서 스피커가 미끄러지지 않게 도와주는 패킹이 있습니다. 아주 쫀쫀하고 든든하죠. 무게는 8.2kg으로 아주 무겁습니다. 손잡이 같은 것도 없으니 옮길 때 주의하세요.

리릭 스피커 캔버스.
블루투스가 아니라 와이파이로 연결해야 하는 무선 스피커입니다. 실내에 있는 공유기에 구글 홈 같은 앱을 통해 스피커를 등록한 후 에어플레이나 구글 캐스트, 스포티파이 커넥트 등의 방법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음원의 손실을 최소화해서 무선으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녀석이죠. 같은 와이파이에 연결된 기기라면 그게 아이폰이든, 갤럭시든, 윈도우 PC든, 맥이든 상관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리릭 스피커 캔버스.
40Hz – 20,000Hz 주파수에 풀 레인지 스피커와 3인치 우퍼의 조합으로 총 32W의 출력을 보여줍니다. 체급에 맞게 실내를 아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풍만하고 거대한 볼륨이 일품입니다. 펀치감 좋은 저음을 비롯해 해상력도 상당하고요.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습니다. 소리가 360도 스피커처럼 폭넓고 화사하게 확 퍼진다는 느낌보다는, 발현되는 소리의 폭이 다소 좁게 느껴지는데요. 그러니까 스피커를 마주보는 일직선 상의 위치에서 벗어났을 때 사운드가 소폭 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제품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들었을 때 가장 상쾌하고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죠.

리릭 스피커 캔버스.
애플 뮤직, 아마존 뮤직, 구글 플레이 뮤직,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타이달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음악을 감상하면 가사가 출력됩니다. 단, 모든 곡이 전부 나오는 건 아니고 제조사로부터 제공되는 곡에 한해서요. 현재 가사가 등록되어 있는 곡은 240만 곡 정도. 아니 왜 이런 대 명곡에 아직도 가사가 없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든다면 직접 여기를 통해 가사 등록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원기옥을 모으듯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가는 스피커…

가사가 없다면 이 사진처럼 가사 대신 간단한 그래픽이 나옵니다. 음악의 파형을 따라 마치 꽃이 피어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죠.

별 기대없이 음악을 재생했는데 예쁜 가사 타이포그래픽이 딱 나왔을 때의 그 쾌감. 음악 감상의 재미를 단숨에 10배로 업그레이드해줍니다. 어떡하죠. 너무 멋져요.

존재 자체로 너무나도 멋진 리릭 스피커 캔버스.
그런데 왜 자꾸 이름을 반복하냐구요? 이름도 멋지잖아요.

영상으로도 이 순간을 간직해야지…

가격은 좀… 비쌉니다. 좀 많이.

그렇지만 남다른 디자인적 아우라와 웅장한 사운드 출력, 그리고 눈 앞에서 춤추는 폰트의 행위예술, 그 모든 게 어우러지는 감동의 가치. 이걸 돈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환산할 수 있을까요? 선택은, 여러분께 맡깁니다.
총점 |
9.0 |
아트다 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