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코리아가 오늘 우리나라에 뉴 액티브 투어러(Active Tourer)를 출시했다. 이런 차가 나온 건 BMW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BMW는 운전 재미가 강조된 차를 만들어 왔다. SUV마저도 역동적인 주행감을 살려 만드는 회사다. 하지만 뉴 액티브 투어러는 다르다. 실용성에 더 초점을 맞췄다.
그 흔적은 제원표만 봐도 알 수 있다. 뉴 액티브 투어러는 전륜구동 모델이다. 동시에 BMW 최초의 전륜구동 자동차다. 엔진을 앞쪽에 싣고, 거기에서 나온 동력을 앞바퀴로 전달하며, 그 앞바퀴로 노면을 잡아채며 달린다. 엔진을 앞에 싣고 뒷바퀴를 굴리거나(FR), 혹은 뒷바퀴에 중점을 둔 사륜구동(xDrive) BMW가 아니다.


전륜구동은 실용적인 차를 만드는 데 유리한 구동방식이다. 실내공간을 널찍하게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륜구동은 엔진을 앞뒤로 길게 배치하고, 뒷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구동축이 필요하다. 반면 전륜구동은 엔진을 좌우로 길게 배치한다. 뒷바퀴로 가는 구동축도 필요 없다. 덕분에 후륜구동에 비해 실내 공간을 앞뒤로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다. 차체 중간을 가로지르는 센터터널(뒷좌석 가운데 자리의 불룩 솟은 부분, 후륜이나 사륜구동 차의 경우 이곳으로 구동축 지나간다)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같은 크기라도 실내 공간을 더 넓게 만들 수 있는 이유다.
뉴 액티브 투어러도 전륜구동의 장점을 한아름 안고 있다. 크기에 비해 실내공간이 넉넉하다.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뒷좌석 시트는 여러 방향으로 조절된다. 좌석을 높히고 A필러엔 쪽창까지 달았다. 덕분에 앞좌석 시야가 탁 트였다. BMW의 소개처럼 여가생활이나 레져활동, 장거리 여행 등에 최적화 된 셋팅이다. 이름에 담긴 ’투어러’의 뜻처럼 말이다.
BMW 뉴 액티브 투어러의 첫 인상
– 첫 인상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가격이다.
– 뉴 액티브 투어러는 2가지 모델로 나오며 가격은 기본 모델인 조이(JOY)가 4190만 원이다.
– 조이에 TV기능과 내비게이션, 크루즈 컨트롤, 파인 브러쉬드 알루미늄 인테리어 트림 등이 추가된 럭셔리(LUXURY)는 4590만 원이다.
– 앞모습은 영락없는 BMW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 모든 모델에 상-하향등, 주간주행등 모두 LED로 만든 LED 헤드라이트가 들어간다.
– 이 정도 가격대에 LED 헤드라이트가 들어간 자동차는 쉽게 만나기 어렵다.
– 콩팥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키드니 그릴(Kidney Grill)이 달려 있다. 당연하다. BMW니까.
– 덩치에 비해 콩팥이 조금 작아 보이긴 한다.
– 시작한 김에 BMW임을 알려주는 흔적들을 더 찾아보자.
– 쿼터 글래스를 부메랑처럼 휘감은 알루미늄 몰딩도 BMW의 상징이다. 이름은 ‘호프 마이스터 킨크’.
– 호프 마이스터 킥이라고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BMW 본사에서 근무 중인 디자이너 강원규에 따르면 호프 마이스터 킨크라 불린다고. 독일식 발음이라고 한다.
– 테일라이트에도 BMW의 디자인 포인트가 들어갔다.
– BMW 코리아 관계자는 이 테일라이트를 ‘L’자형 디자인(모든 BMW 모델에 ‘L’자형 테일라이트가 들어간다)이라고 소개했다.
– ‘L’자라고 하기엔 조금 많이 소심한 게 아닌가 싶지만, ‘L’자라고 하니 ‘L’자라고 믿어 보자.
– 앞모습에 반해 옆모습과 뒷모습이 조금 아쉽다. BMW 특유의 역동적인 분위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 BMW는 차체 비율 만으로도 역동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내는 브랜드지만, 뉴 액티브 투어러는 그게 불가능했나 보다.
– 크기는 길이 4,342mm, 폭 1,800mm, 높이 1,555mm에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 거리)는 2,670mm다.
– 기아차 올 뉴 카렌스보다 조금 작고,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B 클래스보다는 18mm 짧고 25mm낮은 대신 10mm 넓다.
– 앞유리는 완만하게 누웠고, 보닛 경사는 꽤 가파르다. 지붕은 높은데 보닛 끝이 많이 낮다.
– 이에 반해 뒷부분은 꽤 뭉툭하다. 그래서 비율적으로 예뻐 보이지 않는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차체 구조라 이해는 가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 보닛은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널찍하다. 한 상 차리기에 충분할 것 같다.
– 사이드 미러는 평범하다. 사이드 리피터는 달려 있다.
– 지붕엔 루프랙이 기본으로 달려 있다.
– 모든 모델에 컴포트 액세스(스마트 키) 기능이 기본을 들어간다.
– 실내로 들어가 보자.
– 버튼 배열이나 분위기는 기존 BMW들과 비슷하다. 그런데 전에 없던 허전함이 느껴진다.
– 이유는 실내 배치에 있었다.
– 전륜구동이기 때문에 센터터널을 높게 세울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터널 높이가 낮아졌다. 따라서 기어노브 주변부의 위치도 낮아졌다. 덕분에 공간은 넉넉해졌지만, 다른 BMW들처럼 몸을 감싸주거나 보호받는 느낌은 없어졌다.
– 덤으로 이런 수납공간이 생기긴 했다. 콘솔박스보다 유용하다.
–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뉴 액티브 투어러의 콘셉트와 잘 맞아 떨어지는 구조다.
– 대신 전방 시야가 좋다. A필러 부근에 뚫린 쪽창 덕분이다. 완만하게 누운 앞유리와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사각이 적어서 좋다.
– 스티어링 휠 쥐는 느낌은 좋다. 하지만 가죽 감촉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 그래서 제 점수는요. 70점!
– 센터페시아는 매끈한 검정색 패널로 덮여 있다.
– 주차 브레이크는 전자식.
– 기어노브는 기존 BMW 것들과 다르게 생겼다. 모양도, 조작 방법도, 위치도 BMW의 느낌은 아니다. 미니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 계기판은 필요한 것만 간결하게 표시해준다.
– 가속페달은 오르간 타입.
– HUD는 없다. 럭셔리 모델에도 없다.
– 시트는 보기보다 잘 잡아준다. 마냥 편할 것 같이 생겼는데, BMW 드라이빙 센터 테스트 트랙을 주행하는 동안에 수준급 지지력을 보여줬다.
– 앞좌석 시트는 모두 전동식이다.
– 뉴 액티브 투어러의 백미인 뒷좌석.
– 뒷좌석 시트는 앞뒤로 13cm 슬라이딩이 된다.
– 등받이 기울기는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 뒷좌석 바닥을 파내어 넉넉한 레그룸을 확보했다.
– 키 180cm 정도 되는 성인이 앉은 그림.
– 사진으로 보기보다 다리 공간은 더 쾌적하다. 시트 아래쪽 공간이 넓어 발을 앞으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468리터.
– 바닥을 들추면 추가 수납공간이 있다.
– 뒷좌석 등받이는 4:2:4 비율로 접힌다.
– 트렁크 좌우 벽면에 있는 이 버튼을 누르거나 당기면 뒷좌석이 털썩 폴딩된다.
– 다시 세우는 기능은 없다.
– 뒷좌석 등받이를 모두 접은 모습. 이때 적재용량은 1,510리터다.
– 보닛 아래에 자리잡은 엔진. 엔진이 좌우로 길게 배치된 BMW라니, 참 어색하다.
– 엔진은 2리터 4기통 디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는 33.7kg.m다.
– 공인 연비는 복합 17km/l.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는 각각 15.6km/l와 19.1km/l다.
– BMW 코리아는 뉴 액티브 투어러를 “넉넉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주중에는 출퇴근, 주말에는 레져나 캠핑, 나들이 등 여가 생활을 누리는 데 최적화 됐다”고 설명했다.
– 동시에 “BMW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을 빼먹진 않았다.
– 테스트 트랙에서 잠시 타보니, 스티어링 휠 반응이 빠르고 롤링이나 피칭도 적당한 편으로 예상보다 잘 달리긴 했다.
– 잘 달리긴 했는데, 그들이 말하는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아무리 느껴보려고 해도 잘 와닿지 않았다.
– 그래도 비슷한 콘셉트의 자동차들 중에서는 가장 잘 달리는 편이다.
– 다시 한 번 가격을 짚어 보고 마무리 하자.
– 뉴 액티브 투어러는 2가지 모델로 나오며 가격은 기본 모델인 조이(JOY)가 4190만 원이다.
– 조이에 TV기능과 내비게이션, 크루즈 컨트롤, 파인 브러쉬드 알루미늄 인테리어 트림 등이 추가된 럭셔리(LUXURY)는 459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