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는 작년 12월,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에 대한 기사(참고 링크 : 수소차와 전기차, 어떤 것이 미래의 차일까?)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두 종류의 차를 다섯 가지 항목으로 나눠 비교해봤고, 둘 다 인프라와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수소연료전치차를 선택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미국 테슬라 모터스의 CEO 일론 머스크가 얼리어답터의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을 강하게 어필했다고 합니다. 그는 지난 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오토모티브 뉴스 월드 콩그레스’에서 “나는 수소연료전지(차)가 논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수소연료전지(차)는 극도로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왜 이렇듯 수소연료전지차를 격하게 싫어하는 걸까요?
그의 의견을 정리해보면, 수소연료전치자를 싫어하는 이유가 ‘효율’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수소를 만들고, 저장하고, 저장한 수소를 자동차에 사용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라며 “결국 수소는 에너지 저장 메커니즘일 뿐이지, 직접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연료인 휘발유나 경유를 활활 태워 동력을 얻고,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직접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반해,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를 직접적인 연료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에게 수소연료전지차의 매커니즘은 끔찍했나 봅니다.
일론 머스크의 의견은 꽤 설득력 있습니다. 수소는 만드는 것도 어렵고, 안전하게 보관하기는 더 어려운 데다, 이걸 자동차에 쓰려면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에 반해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직접 사용합니다. 따라서 훨씬 단순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죠.
충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테슬라 모터스는 이미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을 시험 운영하면서 불편사항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단 90초 만에 모델 S(Model S, 테슬라 모터스의 전기차)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고 합니다. 3~5분 정도 걸리는 주유시간보다도 적게 걸리는 셈이죠. 이렇듯 가장 혁신적인 전기차 회사 CEO쯤 되니까 저런 발언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네요.
지난해 말, 토요타는 미라이(Mirai, 토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멀게만 느껴졌던 수소연료전지차의 시대가 훌쩍 가까워졌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차와의 비교에서도 존재의 이유를 입증해야 하게 됐죠. 둘 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가정 하에,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의 약점으로 꼽히는 충전 부분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미라이가 주목받았던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결국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무인자동차를 견제하듯, 테슬라 모터스도 수소연료전지차를 견제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 같습니다. 미래에는 어떤 방식이 자동차 동력계를 담당하게 될까요? 전기차일지 수소연료전지차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어쨌든 전기모터가 주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링크 : 에브리일론머스크 비디오
